기사 메일전송
그대 이름은 어머니, 그리고 미미 <하>
  • 뉴스관리자
  • 등록 2008-05-31 11:31:03

기사수정
 
추석 명절에 찾아온 자손들이 모두 떠나가자 어머니는 식음을 전폐하셨다고 합니다. 그로부터 3일 후 혼수상태에 빠지셨고 병원에서 영면하셨습니다. 아마 당신의 힘들고 길었던 삶의 여정을 그 쯤에서 종식하고 싶으셨던 것이라고 추정됩니다. 언니의 얘기에 의하면 그것은 자살이나 똑같은 것이었습니다. 언니는 "더 이상 외롭게 방치되는 것이 싫으셨을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라면 충분히 그러실 수 있는 분이지, 자신의 존엄성이 점점 무너져 내리는 것을 견딜 수 없으셨겠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슬픔이 너무 컸습니다.

어머니는 단명하고 자손이 귀한 집안의 장손에게 시집와 많은 자식을 낳으셔 조상들을 기쁘게 하셨고 여러 면에서도 가정에 헌신하셨습니다만, 아버지께서 타계하신 후 너무 오래 홀로 사시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와 재혼을 원하는 분들이 있었는데 나는 어린 나이였지만 찬성했으나 의외로 오빠들이 강력히 반대하였습니다. 집안의 체면 유지를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오빠들이 어머니와 살지 않으면서도 어머니 노년의 외로움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은 오로지 어머니의 재혼으로 인한 잡음을 걱정하는 순전한 이기심에서 반대한 것입니다.

어머니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모두에게 공평했으며, 자식들의 의사도 자유의지에 맡겼고, 여성스러면서도 남자처럼 대범했으며 어려운 노인들을 보면 많이 가슴 아파 하셨습니다. 평소에 거주하시던, 산의 인근 도시 노인정의 회장으로 불우한 노인들을 위해 돌아가시는 그 때까지 점심과 소소한 비품을 제공하고, 노인들이 편안히 즐길 수 있는 오락물까지 설치하는 등 재정적인 보조를 하는 것으로 보람을 가지셨습니다.


말년 10여년을 뇌경색으로 말을 할 수 없게 되고 반쪽 지체가 자유롭지 않아 지팡이를 짚고 다니시자 아주 자존심이 상하신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말씀은 알아 들으시는데 자기 의사를 전달하지 못하니 답답해 괴로워하는 모습이셨으며 걷기까지 불편해지시니 그 상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나마 효자라고 생각했던 셋째 오빠가 정년퇴직하자 산정의 어머니 옆에 거주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가족들은 모두 어머니에 대한 염려를 덜하게 되었습니다만 돌아가실 때의 어머니 모습을 묘사한 언니의 얘기를 들으니 가슴이 미어져 내렸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어머니를 수발하러 간 언니는 어머니 옆에 있던 올케나 일하는 사람이 어머니를 깨끗이 돌보지 않았는지 똥이 어머니 손톱 밑에 말라 붙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물에 불려 전부 긁어냈다고 합니다.

그보다 더한 것은 홀로 쓰시는 방과 욕실에 어머니 혼자 방치해 두었다는 것입니다. 그 크고 넓은 방에 음식이나 달랑 넣어 주고 아무도 자주 들어가 보지 않았다는 말에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으며 눈물이 마구 쏟아졌습니다. 그 길고 긴 하루하루 아무도 찾지 않는 덩그런 방에서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몸으로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그런 힘든 몸으로 똥이 제대로 닦였겠는지요. 빨리 떠나고 싶으셨을 것입니다. 오죽하면 식음을 전폐하여 생명을 단축하려 하셨겠습니까. 그것이 어머니가 선택할 수 있었던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입니다.

이곳 토론토에 제가 아는 82세 되시는 할머니가 계십니다. 우연히 누군가의 소개로 알게 된 분인데, 그 분 또한 기가 막힌 상황에 사십니다. 관절염까지 앓아 걷기조차 불편한 그 노인을 딸이 집안 청소에 밥짓기 빨래까지 시키고 있습니다. 딸과 사위는 가게를 운영하는데, 집에 오면 딸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어머니만 부려먹는 것입니다.


게다가 아무리 노인이라도 용돈이 필요한데 단돈 십원을 주지 않고 혹사하고 오히려 사위가 딸 모르게 얼마 돈을 주다가 들키면 딸과 싸움을 한다고 합니다.

제가 그런 얘기를 듣고 할머니께 보약을 지어 드리고 가끔 용돈을 드리고 옷을 사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그 딸이 할머니께 하는 말이 “어머니가 그 여자에게 나 몰래 무얼 해 주었으니까 그러겠지 아니면 잘 알지도 못하는 그 여자가 왜 그런 호의를 베풀겠어? 무얼 만들어 주었지?”라고 하더라는 것입니다. 물론 할머니께서 고맙다고 깻잎장아찌를 제게 만들어 갖다 주셨지만 80 넘으신 할머니께서 손수 하신 것이라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지나가다 모르는 노약자나 아이들이 어려움에 처한 경우를 보게 되더라도 발을 멈추고 도와야 한다는 마음이 생기는 것이 사람의 도리입니다. 하물며 나를 낳고 길러 주신 부모에게 효도는 못할망정 늙으신 부모를 부려먹어야 되겠습니까?

자식을 호사시켜 키운 부모든 없어서 가난하게 키울 수밖에 없었던 부모든 모든 부모는 자식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과 헌신으로 키웠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헐벗은 부모든, 무지한 부모든 모든 부모는 마땅히 존경 받아야 합니다. 더욱이 연로해 가는 부모는 꼭 보살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 사후에 꽃이 오백 개, 천 개가 들어온들 그것이 이 세상에 안 계신 부모에게 무슨 행복이겠습니까? 커다란 눈의 아름다웠던 그대 이름은 미미, 나의 어머니는 손톱에 똥이 말라붙고 외로움에 지쳐 돌아가셨습니다. 성대한 장례식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우스운 코미디일 뿐입니다. 우리 부모 장례식은 이리 성대했소 라는 자식들의 체면과 자기만족을 위한 것일 뿐입니다. 그보다는 살아 생전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자주 동무해 드리고, 정성스런 죽 한 그릇을 올리는 게 천 개의 꽃다발보다 훌륭할 것입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김유미 연무읍장 "존중[尊重]과 경청[敬聽]의 자세로 주민 섬긴다 , "연무읍 논산의 관문답게 가꿀것 , ..". 지난  4월  윤기암  전 읍장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연무읍장에 전격 발탁된  김유미  [56]사무관이  논산시 읍.면지역 중  인구수로나  면적이  가장 큰  연무읍  63개  마을 탐방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무읍 태생의  고향면장을 ...
  2. 서원 논산시의회 전의장" 같은당 소속 국회의원 향해 지역구 현안 외면 당내 계파정치 행동대장? 직격 [ 이런때도 있었는데.......
  3. 논산시 취암동 금호고속 건너편 "전주콩나물국밥집 " 5,000원 으로 맛진 한끼 ! 김태음 전 지사도 엄지척 ! 논산시  취암동  금호고속  건너편애  위치한  "전주콩나물국밥집 " 제법 넓직한  식당내부는  청결한 가운데서도  이른아침부터  늦은 시간 까지  늘상 붐빈다, 십수년재  같은 장소에서  성업중인  이 식당의  단골메뉴는  " 단연  콩나물국밥 "  인기쨩이다,황태국밥 ,콩국수&...
  4. 충남선관위, 선거법 위반 혐의 논산시 공무원 검찰 고발,축우회회원들에 '오인환시장 만듭시다' 문자 전송 충남선관위, 선거법 위반 혐의 논산시 공무원 검찰 고발축우회회원들에 '오인환시장 만듭시다' 문자 전송충남선거관리위원회 전경충남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오인환 논산시장 후보를 지지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논산시청 소속 공무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23일 아시아...
  5. 논산시 의정동우회 10대의회에 강경 사법청사 신축 ,황산벌전적지 위령비 건립 추진해달라 ,,이건창 의… 제10대 논산시의회가  개원한지 한달여만에  역대 논산시의회  의원들의  친목모임인  논산시의정동우회[ 회장  서평석 [1-2대의원 ] 회원들을  의회로 초치  간담회를 갖고  시정전반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역대  의회 중  선대 의원들에  대한  발빠른  예우...
  6. 논산시 포도수출작목반 김동준 대표 내년 상뭘 농협 조합장 선거 네번째 도전 할까? 상월농협 김동준 [63] 전 이사가 내년 3월에 실시되는 전국 지역농협조합장선거에서 상월 농협 조합장 선거에 재도전 입장을 분명히 했다,지난번 선거에서 자웅을 겨뤘던 일곱명의 후보 중 현 임덕순 조합장을 상대로 선전, 의미 있는 득표로 주목을 받아온 김동준 전 이사는 지난 주 굿모닝논산 김용훈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선거에서 ..
  7. 논산 출신 유흥식 추기경, 韓총리 만나 "교황도 한반도 평화에 깊은 관심" 유흥식 추기경, 韓총리 만나 "교황도 한반도 평화에 깊은 관심"韓총리 "한반도 평화와 우리 사회 갈등 치유 계속 지원해달라"(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한성숙 국무총리는 1일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을 공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고 총리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한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