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5평방에 9명 '정원 2배'…과밀수용 한계 놓인 청주여자교도소
  • 편집국
  • 등록 2026-06-21 16:42:33

기사수정

5평방에 9명 '정원 2배'…과밀수용 한계 놓인 청주여자교도소


수용률 120%…"교도관이 수용자에 폭행당하는 일도 부지기수"


교도관 업무부담 심화…정성호 장관 "단순 수용 넘어 교화로"


법무부, 청주여자교도소서 제3차 교정시설 현장 진단법무부, 청주여자교도소서 제3차 교정시설 현장 진단 (서울=연합뉴스) 법무부는 지난 17일 충북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제3차 교정시설 현장 진단을 진행했다. 사진은 이날 교정시설 현장 진단에서 수용복을 착용한 법조기자단이 수용자의 하루 일과를 직접 체험하는 모습. 2026.6.21 [법무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청주=연합뉴스) 최윤선 기자 = "곧 점호 시작하겠습니다. 다들 똑바로 앉습니다."


한낮 최고기온이 33도를 기록한 지난 17일 충북 청주여자교도소. 난생처음 보는 풍경에 취재진이 머뭇거리자 한 교도관이 복도 끝에서 소리를 질렀다.


조촐한 세간살이와 싱크대, 화장실이 있는 5평(16.62㎡) 남짓한 방은 성인 여성 12명이 들어서자 금세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두 다리를 쭉 펼 수 없을 만큼 비좁은 탓에 몇몇은 벽에 등을 붙인 채 두 무릎을 가슴 앞에 모으고 앉아야 했다. 방안은 열기로 가득했다. 벽걸이 선풍기 2개가 쉼 없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더위는 쉬 가시지 않았다.


이날 수용자 체험을 위해 찾은 청주여자교도소는 1989년 문을 연 국내 최대 규모의 여성 전담 교도소로 2003년 현재 터에 자리를 잡았다.


고유정·이은해 등 국민적 공분을 산 강력사범을 비롯해 중범죄자들이 대거 수용돼 있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전설의 청주'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국 54개 교정시설 중 그나마 시설이 나은 축에 속하지만 고질적인 과밀 수용 문제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다.


청주여자교도소 정원은 610여명이지만 지난 17일 기준 현원은 742명으로 수용 비율이 120%에 달했다.


이날 취재진이 체험한 혼거실은 정원이 5명이지만 평균적으로 9명이 생활한다고 한다. 1명이 지낼 공간에 2명이 들어가는 셈이다.


방은 앉기만 해도 비좁았지만 누우면 어깨와 어깨가 닿고 다른 이의 발밑에 머리가 놓였다. 화장실 앞까지 누워야 8명이 겨우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교도소 내 67개 전체 독방 중 절반가량은 2명이 한 방을 나눠 쓰는 실정이다.


청주여자교도소의 실제 독방 모습청주여자교도소의 실제 독방 모습 [법무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렇듯 좁은 공간에 사람이 몰리면서 수용자들도 덩달아 예민해져 이들을 관리하는 교도관들의 업무 부담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교도소 측에 따르면 야간에는 교도관 18명이 전체 인원을 관리한다. 교도관 1명당 40명이 넘는 수용자를 감독하고 각종 사고를 예방하는 부담을 지는 것이다.


손모(30) 교도관은 "교도관과 수용자 사이 고성은 일상"이라며 "흥분한 수용자가 진정되지 않아 교도관이 발로 차이는 일도 부지기수"라고 토로했다.


실제 지난달에는 한 수용자가 벽지를 심하게 훼손해 교도관이 수용자 상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폭행당한 일이 발생했다. 지난 3월에는 흥분한 수용자가 휠체어를 들고 교도관을 협박하고 허리를 발로 차 타박상 등 상처를 입혔다.


한 교도관은 "1개 층을 관리하는 교도관은 1명뿐"이라며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몰라 안전봉 같은 건 지닐 수도 없다. 무력하게 보호장구를 착용하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라고 말했다.


폭행과 소란 등 각종 사건·사고에 자주 노출되면서 교도관의 직무스트레스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무부의 2024년 '교정공무원 정신건강 실태분석' 결과 조사 참여자의 약 20%가 '정신건강 위험군'으로 파악됐다. 일반 성인보다 자살 계획 경험률은 약 2.7배, 자살 시도 경험률은 약 1.6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법무부는 교도관이 겪는 직무 스트레스의 가장 큰 요인으로 '과밀 수용으로 인한 과중한 업무량 및 인력 부족'을 꼽았다.


정성호 법무부장관, 기자단과 국내 최대 여성 전담 청주여자교도소 현장진단정성호 법무부장관, 기자단과 국내 최대 여성 전담 청주여자교도소 현장진단 [법무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교정당국은 수용자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이 교화·교정 기능을 약화해 재범 가능성을 키우고 그만큼 사회적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법무부는 이를 고려해 교정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날 청주여자교도소를 찾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교정의 목적은 단순 수용이 아니라 재범을 예방하고 국민 안전을 지키는 데 있다"며 "여성 수용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치료 재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마약 중독 재활과 사회복귀 지원을 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또 "2026년을 교정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현장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치료 재활 재사회화 중심의 교정정책 혁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ys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김유미 연무읍장 "존중[尊重]과 경청[敬聽]의 자세로 주민 섬긴다 , "연무읍 논산의 관문답게 가꿀것 , ..". 지난  4월  윤기암  전 읍장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연무읍장에 전격 발탁된  김유미  [56]사무관이  논산시 읍.면지역 중  인구수로나  면적이  가장 큰  연무읍  63개  마을 탐방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무읍 태생의  고향면장을 ...
  2. 서원 논산시의회 전의장" 같은당 소속 국회의원 향해 지역구 현안 외면 당내 계파정치 행동대장? 직격 [ 이런때도 있었는데.......
  3. 논산시 취암동 금호고속 건너편 "전주콩나물국밥집 " 5,000원 으로 맛진 한끼 ! 김태음 전 지사도 엄지척 ! 논산시  취암동  금호고속  건너편애  위치한  "전주콩나물국밥집 " 제법 넓직한  식당내부는  청결한 가운데서도  이른아침부터  늦은 시간 까지  늘상 붐빈다, 십수년재  같은 장소에서  성업중인  이 식당의  단골메뉴는  " 단연  콩나물국밥 "  인기쨩이다,황태국밥 ,콩국수&...
  4. 충남선관위, 선거법 위반 혐의 논산시 공무원 검찰 고발,축우회회원들에 '오인환시장 만듭시다' 문자 전송 충남선관위, 선거법 위반 혐의 논산시 공무원 검찰 고발축우회회원들에 '오인환시장 만듭시다' 문자 전송충남선거관리위원회 전경충남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오인환 논산시장 후보를 지지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논산시청 소속 공무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23일 아시아...
  5. 논산시 의정동우회 10대의회에 강경 사법청사 신축 ,황산벌전적지 위령비 건립 추진해달라 ,,이건창 의… 제10대 논산시의회가  개원한지 한달여만에  역대 논산시의회  의원들의  친목모임인  논산시의정동우회[ 회장  서평석 [1-2대의원 ] 회원들을  의회로 초치  간담회를 갖고  시정전반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역대  의회 중  선대 의원들에  대한  발빠른  예우...
  6. 논산시 포도수출작목반 김동준 대표 내년 상뭘 농협 조합장 선거 네번째 도전 할까? 상월농협 김동준 [63] 전 이사가 내년 3월에 실시되는 전국 지역농협조합장선거에서 상월 농협 조합장 선거에 재도전 입장을 분명히 했다,지난번 선거에서 자웅을 겨뤘던 일곱명의 후보 중 현 임덕순 조합장을 상대로 선전, 의미 있는 득표로 주목을 받아온 김동준 전 이사는 지난 주 굿모닝논산 김용훈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선거에서 ..
  7. 논산 출신 유흥식 추기경, 韓총리 만나 "교황도 한반도 평화에 깊은 관심" 유흥식 추기경, 韓총리 만나 "교황도 한반도 평화에 깊은 관심"韓총리 "한반도 평화와 우리 사회 갈등 치유 계속 지원해달라"(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한성숙 국무총리는 1일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을 공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고 총리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한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