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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있는 건축 비싸다는 건 선입견…시민 섬기는 건물 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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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9-28 15: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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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있는 건축 비싸다는 건 선입견…시민 섬기는 건물 짓자"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막포럼 2일차…헤더윅 등 '좋은 선조가 되는 법' 강연


'시민·사회 고려한 건축'의 중요성 소개…지속하는 건축·매력있는 건축 강조


토마스 헤더윅 서울비엔날레 총감독토마스 헤더윅 서울비엔날레 총감독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영혼이 들어간 인간적인 건물을 짓는 게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선입견과 편견입니다. 1723년이나 723년이나 인류는 영혼 있는 건축물을 만들 수 있었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부유해졌는데 영혼 있는 건물을 왜 못 만들겠습니까?"


'제5회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 2025'(이하 서울비엔날레) 총감독인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은 28일 시청에서 이틀째 열린 비엔날레 개막 포럼 기조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영국 출신의 헤더윅은 건축, 도시계획, 인테리어,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창조적 작업을 해온 세계적 건축가다.


이날 그는 '좋은 선조가 되는 법'을 화두로 던졌다.


빠르게 짓고 빠르게 허무는 '성냥갑 아파트'가 아니라 후대에도 증축·개조·용도 변경을 통해 계속 쓰이는 건물을 짓자는 취지다.


헤더윅은 "한국 주택의 평균 수명은 28년"이라며 "영혼 있는 건물, 더 장식적인 건물을 지으려면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생각하겠지만 28년 살고 건물을 철거하는 게 훨씬 더 비용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방식은 엄청난 탄소배출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헤더윅이 "후손들이 이 건물은 절대 철거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하는 건물을 어떻게 만들지가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는 건물은 너무 비싸 더 지을 수 없다고 하는데, 과거 소득 수준을 생각하면 옛날에 그런 건물을 짓는 것은 더 비쌌다'라는 건축가 마이클 베네딕트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그 건물을 이용하지 않고 다만 지나가기만 하는 시민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건물, 스토리텔링이 있고 영혼 있는 건물의 예시로 네덜란드 이민자들의 짐을 보관하던 대형 창고를 재활용한 박물관 'MAD' 등을 소개했다.


건축을 요청한 고객만이 아니라 시민, 사회를 고려한 건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헤더윅은 "우리는 고객이 둘"이라며 "돈 주는 고객이 하나, 일반 시민과 사회가 두 번째 고객"이라고 했다.


헤더윅은 "돈 주는 고객에 대한 의무도 있겠지만 최소한 50%의 관심을 두 번째 고객에 써야 한다"면서 "그곳을 지나가는 14살짜리 아이에게도 너그러운, 디테일이 살아있는 건물을 만들자. 시민을 섬기는 건물을 짓자"고 제안했다.


그는 "4개월짜리 아이도 장식적인 건물을 좋아하고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우리의 건물 외관도 시각적인 복잡성이 있고 디테일이 살아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비엔날레 포럼서울비엔날레 포럼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뒤이어 '도시의 리모델링 혹은 재개발'을 주제로 사랑받고 오래 지속되는 건축물을 만드는 실질적인 방법에 관한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김정임 서로아키텍츠 대표 건축사는 건물을 철거하고 완전히 새로 짓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두고 "민간 개발업자에게만 판단을 맡겨선 안 되고 공공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철거가 더 쉽고 경제적이라고 생각하니 기존 건물을 유지하면서 증축할 경우 용적률 완화 인센티브를 줄 수 있고, 콘크리트 폐기물 처리비를 높이면 철거를 더 조심스러워하지 않을까 한다"고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레이 비 얍 싱가포르 도시개발청 도시건축디자인 그룹 디렉터는 스카이라인을 다양화한 싱가포르 도시 건축 사례를 소개했다.


외국 유명 건축가와 국내 기업인, 학계 관계자, 전문가 7명이 릴레이로 '좋은 선조가 보는 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닐 허버드 헤더윅스튜디오 파트너 겸 그룹 리더, 마옌쑹 MAD 아키텍츠 대표 건축사, 이상엽 현대자동차그룹 부사장, 니콜 정 CR랜드 복합용도건축본부장, 로널드 라엘 UC버클리 교수, 김미희 소수 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사, 박티 루나왓·수야시 사완트 아노말리아 공동 창립자가 참여했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대중의 관심은 무관심한가? 건물에 대한 시민 인식 연구'를 주제로 애비게일 스콧 폴 휴머나이즈 캠페인 글로벌 총괄 책임자의 발표가 진행됐다.


여론조사 업체를 통해 서울에 사는 시민 1천명을 대상으로 자신들이 거주하는 동네에 대한 반응을 물은 결과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90%는 건물의 외관이 자신들의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했다.


또, 한국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7%가 지루하고 무미건조하다는 답을 내놓았다. '그냥 철거하는 게 낫다'고 본 이들도 61%나 됐다.


서울 건축물이 갖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응답은 절반 가까운 48%였다.


이 같은 답변 내용에 대해 발표자는 "사람들은 건물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무심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시민과 교감할 수 있는 건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막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막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제5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개막일인 26일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 대형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2025.9.26 scape@yna.co.kr


이 외 포럼에서는 국내외 건축가들이 모여 서울의 건축 문화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토론이 진행됐다.


서울비엔날레는 세계 여러 도시가 함께 도시 문제의 해법을 고민하고, 사람을 위한 건축문화에 대해 교류하는 국내 최초의 도시건축 분야 글로벌 행사다.


올해는 '매력 도시, 사람을 위한 건축'을 주제로 11월 18일까지 열린송현 녹지광장과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무대로 펼쳐진다.


건축물을 미학적 관점에서 보는 것을 넘어서, 건축물 외관을 통해 도시를 즐겁고 매력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탐구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열린송현 녹지광장에는 가로 90m, 높이 16m의 친환경 대형 조형물 '휴머나이즈 월'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이 조형물은 38개국 110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해 만든 1천428장의 스틸 패널로 구성된 작품이다. 스틸 패널에는 각각의 건축가들이 생각하는 매력적인 건축물의 모습이 담겨 있다.


디자이너, 장인 등 24개 팀이 24개의 벽 모양의 조형물을 구현한 '일상의 벽'도 있다.


시민들이 매력적으로 느끼고 즐거워할 수 있는 건축물을 상상해 건축물의 일부를 떼어 온 듯한 벽을 구현해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는 21개 도시(15개국) 건축프로젝트 25개 작품을 소개한다.


js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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