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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춘하려는 인간의 욕망…인간은 왜 늙고, 결국 죽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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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3-12 15: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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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춘하려는 인간의 욕망…인간은 왜 늙고, 결국 죽는 걸까


미국 진화생물학자 "노화와 죽음은 진화의 산물"


신간 '세상은 어떻게 작동하는가'·'스테로이드 인류'


드라마 '도깨비' 드라마 '도깨비' [tvN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진시황의 '불로초' 이야기를 비롯해 불멸을 찾아 나선 인류의 사연은 길고도 복잡하다. 그러나 그 모든 이야기를 단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불멸을 향한 인류의 집착은 모두 실패로 귀결됐다는 것이다. 인류 역사상 죽음을 피한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프랑스 소설가 시몬느 보부아르가 쓴 소설('인간은 모두 죽는다') 제목처럼 말이다.


그러나 지구상 모든 생물이 다 죽는 건 아니다. 우리의 머나먼 선조 격인 박테리아, 대부분의 핵을 가진 미생물들, 크기가 작은 원생생물과 곰팡이, 효모균 같은 균류는 영원히 젊음을 유지한다. 이들은 산소부족이나 화재 등 외부적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죽지 않는다.


미국 진화생물학자 린 마굴리스 전 매사추세츠대 생물학과 교수는 '어째서 우리는 죽도록 설계되었는가'라는 글에서 "노화와 죽음이라는 과정은 진화의 산물"일 뿐이라고 말한다.


합성박테리아합성박테리아 [Tom Deerinck and Mark Ellisman of the National Center for Imaging and Microscopy Research at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at San Diego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저자에 따르면 박테리아, 균류, 원생생물은 성적(性的) 파트너 없이 자체적으로 생식하고 성장할 수 있다. 즉, 번식에 상대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진화의 어느 순간, 상대가 필요해졌다.


마굴리스 교수는 죽음은 우리가 '유성생식'(두 생식세포가 결합해 새로운 개체를 만드는 생식법)과 '감수분열'(생식세포 분열)이라는 특성을 획득하게 되면서 치르는 대가라고 설명한다.


인간의 선조 격인 생물들은 적극적으로 상대를 찾아내는 능력을 갖춘 생식 세포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상대와 결합해 젊음을 되찾았다. 인간도 그런 길을 걸었다. 남녀가 만나 아이를 낳았고, 아이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으며 세월이 흐름에 따라 아이의 부모는 늙어 죽었다.


유전자 조작을 한 배아 유전자 조작을 한 배아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제공 = 연합뉴스] 


마굴리스 교수는 "프로그램된 죽음은 특정 개체와 세포에서 일어나게 되는 데, 배아(胚芽)라는 새로운 생명은 이렇듯 예상 가능한 유형의 죽음에서 벗어나는 수단"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인간은 원생생물이나 박테리아와 달리 짝을 찾아 아이를 낳는 방식으로 영생을 획득했다는 얘기다.


마굴리스 교수의 글은 최근 출간된 '세상은 어떻게 작동하는가'(포레스트북스)라는 책에 실렸다. 리처드 도킨스, 존 브록만 등 현대의 주요 과학자 30명이 쓴 생명, 우주, 과학 등에 대한 글을 발췌해 묶은 책이다.


 [포레스트북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영생을 향한 노력은 현대 의학 분야에서도 이뤄졌다. 아토피와 항염 치료 등 치료제로도 주목받고, 운동선수들의 능력을 단기간에 올려주는 마법의 약품으로도 불리는 '스테로이드'를 통해서다.


백승만 경상대 약학대학 교수가 쓴 '스테로이드 인류'(히포크라테스)는 '현대판 불로초'라 할 수 있는 스테로이드의 역사를 조명한 책이다.


스테로이드는 '회춘'하려는 인간의 욕망에서 출발했다. 19세기 말 브라운 세카르라는 노인은 젊은 사람의 혈액, 정액, 고환 추출물을 섞어 주입하면 다시 젊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주장에 따라 제작된 브라운 세카르의 영약 혹은 '세쿠아린'이라 불린 영약은 큰 인기를 누리며 1만명 이상에게 투여됐다. 그러나 원하는 효과를 얻었는지는 역사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세카르의 방식은 동물의 고환을 다른 동물에 이식하는 등의 실험으로 이어지다가 고환 안에 있는 호르몬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한단계 도약했다. 독일 나치 정권의 생화학자인 아돌프 부테난트는 1931년 안드로스테론이라는 남성으로부터 마침내 호르몬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그로부터 4년 뒤에는 한발 더 나아가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구조를 밝히는 데까지 나아갔다. 테스토스테론은 고환에서 95%가 생성되며, 젊음을 유지해 준다고 여겨졌다.


 [히포크라테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실제 테스토스테론은 단백질을 만들고, 근육이 자라나도록 견인한다. 이 효과를 '단백동화 효과'(anabolic effect)라 한다. 사라진 근육을 되돌리는 효과는 테스토스테론이 여전히 궁극의 묘약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약은 운동선수들에게 비밀리에 보급됐고, 투약한 선수들은 눈에 띄는 실력 향상을 보였다.


책은 테스토스테론을 비롯해 여성 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을 이용한 피임약 개발,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의 발견, 항염제로 주로 쓰이는 코르티손 등 다양한 호르몬 이야기를 소개한다.


▲ 세상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김동광 옮김. 394쪽.


▲ 스테로이드 인류 = 316쪽.


buff2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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