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네티즌의 손가락을 자르는 선거법
  • 뉴스관리자
  • 등록 2007-10-15 10:10:29

기사수정
네티즌의 손가락을 자르는 선거법

자유칼럼은 출범 때부터 균형 잡힌 시각과 절제된 표현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지금까지 지켜온 자유칼럼의 성격과는 달리 오늘 좀 과격한 표현 하나를 쓰려합니다. 그것은 현행 공직자선거법 제93조가 ‘전대미문의 악법’이라는 것입니다.

이 법은 헌법 제21조에 명시된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동시에, 헌법24조의 참정권마저 침해하고 있습니다.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이런 악법은 즉시 개정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국민들에게 언론의 자유를 되돌려 주고, 국민들이 자유스럽게 정치적 견해를 피력할 길을 터줘야 합니다. 차제에 국민들은 조금만 방심하면 정치권은 그들의 이익을 위해 이런 해괴한 악법도 뚝딱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경각심을 높여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행법은 ▲선거운동기간(11.27~12.18)전에는 특정 정당이나 입후보예정자에 대하여 지지. 반대하거나 지지. 반대를 권유하는 글을 인터넷상에 올릴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 다른 사람이 게시한 이런 글을 퍼 나르는 경우에도 게시자와 함께 처벌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인터넷 포탈이나 인터넷 언론매체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댓글을 이 법에 비춰본다면 8할 이상이 위법입니다. 예컨대 인터넷에 “나는 이명박 후보를 지지한다.”거나 혹은“나는 이해찬 후보가 싫다.”라고 단 한 줄만 써도 범법자가 됩니다.

오늘 현재 각 대통령 후보들의 홈 페이지에 게시된 지지자 혹은 반대자들의 의견 역시 8할 이상이 실정법 위반입니다. 각 정당의 홈페이지나 수많은 정치인들이 개별적으로 개설한 홈페이지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도 네티즌들이 활발하게 의견을 쓰는 것은 이 법을 몰라서라기보다는 오히려 범법자가 너무 많아서 정부도 어찌하지 못할 것이라는 배짱 때문입니다.

묻지 않아도 왜 이런 악법이 생겨났는지를 짐작할 것입니다. 2002년 대선에서 예상 밖의 큰 힘을 발휘한 것이 바로 인터넷이었습니다. 기성세대는 인터넷의 위력 앞에 맥을 추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인터넷에 대한 기성세대의 관심이 크게 증가했고 그 결과 이제는 네티즌의 상당부분이 40대 50대 이상의 어른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국민을 제3의 물결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서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한 셈입니다. 5년 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변화입니다.

그러나 유독 정치권만은 대응이 퇴행적이었습니다. 그 결과 공직자선거법 93조라는 악법을 탄생시킨 것입니다. 어느 세력이 중심이 되어 그런 법을 만들었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마 그들은 인터넷만 묶어두면 진보세력을 꺾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사법당국이 이 법을 앞세워 네티즌들을 단속한다면 필경 인터넷상에서 의견개진이 엄청나게 위축될 것이니까 그들의 계산은 정확히 맞아 떨어진 셈입니다.

이 법은 그동안 자유로운 정치여론을 형성함으로써 한국정치에 진보의 새바람을 불러온 인터넷 공간에서의 언론자유를 말살하는 독소에 다름 아닙니다. 이 법은 네티즌의 손가락을 자르는 악법입니다. 만약 이 법의 정신이 정말 옳은 것이라면 후보에 대한 의견표현을 인터넷에서만 금지할 것이 아니라 종이신문에서도 금지해야하고 포장마차에서 주고받는 시민들의 말도 단속대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정부는 젊은 세대들의 자유스러운 의견개진을 인터넷 상에서 허용함으로써 젊은이들의 정치의식을 훈련시켜야 하며 그들의 자발적 정치참여를 장려 할 책무가 있습니다. 그들이 자유롭게 정치적 의견을 발표하도록 터주되, 다만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의도적으로 과장된 정보를 게시한 경우에는 그 책임을 엄격히 묻도록 법을 고쳐야 합니다.

해결의 실마리는 헌법재판소가 쥐고 있습니다. 이미 시민단체들이 이 악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헌법재판소가 서둘러 이 문제에 대한 평결을 내린다면 네티즌들의 활발한 정치참여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이 살아있음을 헌재(憲裁)가 국민 앞에 속히 보여 주기를 기대합니다. 선거가 끝난 다음에 이 문제를 평결하면 그야말로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되어 헌재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니까요. 글 앞머리에 자유칼럼으로서는 ‘과격한 표현’이라고 썼으나 네티즌들이 본다면 이게 무슨 과격한 표현이냐고 불만을 터뜨릴 것이라는 사실도 헌재가 알아두었으면 합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더민주당 논산 시의회 9대 의회 후반기 의장 후보 조배식 의원 내정 더불어민주당  논,계,금  당협은 15일  저녁  7인의  당 소속  시의회 의원[ 서원, 서승필 ,조용훈.윤금숙 ,민병춘 ,김종욱 조배식 ]을 긴급 소집  오는 28일로 예정된  논산시의회  후반기  의장  내천자로  재선의원인  조배식 [광석]  의원을  결정  한것으로  알려졌다.  더...
  2. 논산시의회 9대 후반기 의장 놓고 민주당 민병춘 .조배식 ,조용훈 3파전 ,, 국힘 이상구 표 계산 중 " 오는  6월 28일 실시하는  논산시의회  9대  후반기  의장 선출을  둘러싸고    다수당인  민주당  내 후보단일화를  위한  물밑 작업이  치열하다. 9대 의회  후반기  의장 출마를  선언한  민병춘  조배식 조용훈  세의원이    15일로 예정된    단일 후보  ...
  3. 기자수첩 ]논산시 추락하는덴 날개가 있었다. 시장[市長]과 선량[選良]의 불화 끝내야 한다 . 제22대 총선이 끝났다, 원구성도  끝났다, 각 지역에서  선출된  국회의원들은  소속한 정당의  같고 다름과는 상관없이  지역구 안의  지방자치단체장들과  머리를 맞대고  출신지역구의 내년도  사업예산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건  로비전에  들어간지  오래다. 여늬  지역구  국...
  4. 전철수 전 취암동장 논산농협 사외이사 당선 , 대의원 선거인 85% 지지 얻어 눈길 지난  6월  10일 실시한 논산농업협동조합  임원 선거에서  윤판수 현 조합장이  추천한  전철수[63] 전 취암동장이  대의원 105명이  참여한 신임 투표에서  선거인의  85%에  달하는 87표 를 얻어 논산농협 사외이사로 당선 되는  영광을 안았다. 논산시 내동  [먹골]  출신으로  청빈한&nbs...
  5. 임연만 사무국장 올해 충남 장애인 체전 중위권 진입에 전력투구 [全力投球]! 지난  6월 1일자로 논산시  장애인체육회 [회장  백성현 논산시장 ]  사무국장으로  전격 발탁된  임연만  [66]사무국장 ,  더  젊었던  시절부터  활발한  체육분야  활동을 통해  체육행정 및  현장 분위기를  익혀온  터여서  두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충남도&nbs...
  6. 반야산 산책로 폐가 정비 필요성 제기 . 녹지 무상개방 달성배씨 문중에 기림비 세우자 여론도 논산시민이  즐겨찾는  반야산  뒷편  산책로  한켠에  수십년째  방치되고  있는 달성배씨  문중 소유의    폐가를  철거  하고  임성규  전  전 시장 재임 중  논산시비를 들여  지은  장승조각장  용도의  가설 건축물도  정비해야한다는  여론이 ...
  7. “논산시,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6.25 전쟁 기념 및 선양행사 눈길 “논산시,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6.25 전쟁 기념 및 선양행사 - 일상 속 살아있는 보훈, 미래세대와 참전유공자 교감의 장 마련 - 논산시(시장 백성현)는 25일 오후 논산대건고등학교 대강당(마리아홀)에서 6.25 전쟁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호국영령과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제74주년 6.25 전쟁 기념식과 선양행사...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