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 봐라 싶어 두 눈을 반짝이게 되는, 간혹 그러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꼭 그짝이다.
쓸모를 속담으로 견주자면 이러하다. 속담에 '바둑을 두는 자는 미혹에 빠지게 마련이고, 훈수꾼은 맑은 정신으로 대세를 본다'고들 한다. 당태종 이세민과 키신저도 이 책을 늘 친구처럼 곁에 두었다니…. 그 쓸모가 능히 짐작된다.
비즈니스도 협상 주도력이 중요하다. 협상 주도력은 귀곡자(鬼谷子)가 시종일관 강조하는 알맹이다. 이를 저자들은 '21세기와 귀곡자'로 머리말에 강조한다.
귀곡자, 이 신비롭고 괴이한 이름을 가진 사람을 청소년 시절 무협소설류로 주로 만났기에 나는 전혀 낯설지가 않다. 오히려 친숙하다. 다만 공자와 맹자, 노자와 장자 등과 같이 옛 성현으로 귀곡자를 생각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이것을 차마 고백치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아마도 나만의 무지한 오해였다. 이를 알았나. 저자들은 친절하게도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을 때 주의할 점을 하나 밝혀둔다.
이 책을 두고 지혜의 보고라고도 하지만, 옛 어른들 중에는 세상을 어지럽히는 무서운 책이라고 한 사람도 있다. 일의 성공을 위해 뇌물과 매수 등 비도덕적으로 보일 수 있는 방법도 거론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곡자의 가르침은 오늘날에도 매우 유용하다. 먼저 총론에 해당하는 '패합'을 보자. '패(?)'는 연다는 뜻이고 '합(闔)'는 닫는다는 뜻이다.
언제, 어떻게 비즈니스를 시작할지를 몰라 망설일 적에 책꽂이에 꺼내 가르침을 청하자. 그러면 어떻게 출사할지 그 해답을 요긴하게 얻게 될 것이다.
특히 귀곡자 스쿨의 수제자 이세민이 어떻게 귀곡자의 가르침을 성공 비결로 삼았는가를 눈 여겨 볼 일이다. 창업의 성공도 어찌 보면 '같이 일할 사람을 찾는 것'에 있다.
어떤 작은 틈도 허용치 않는 인간관계, 즉 '사이'가 되어야지 비즈니스는 성공한다. 이를 당태종 이세민은 귀곡자의 가르침대로 실행한 것뿐이다.
이 책은 훌륭한 경영서이다. 2장에서 제시하는 '준비 단계'만 잘 읽어도 비즈니스가 어렵지 않게 풀릴 것이라는 자신감이 체득으로 생긴다.
일에 관계된 사람의 진심을 파악하는 '반응(反應)' 그리고 함께할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적나라하게 일러주는 '내건(內?)'이 왜 그토록 중요한지를 의미를 곱씹는다면 경영의 문제를 척척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고객과 매출이 줄거나 떨어져서 걱정이라면 '저희(抵?)'를 여러 번 읽어볼 필요가 있다. 벌어진 틈을 좁히고 막을 수 있는 경영의 지혜를 얻을 수 있어서다.
이 책은 비즈니스의 핵심을 차지하는 인간의 심리를 깊이 꿰뚫을 수 있는 지혜의 금과옥조가 정말 그득하다. "아뿔싸∼ 이 훈수꾼을 왜 여태껏 몰랐을까?"
심상훈 북 칼럼니스트(작은가게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