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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사교육 이래서야
  • 뉴스관리자
  • 등록 2009-02-05 20: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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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지인의 아들이 있습니다. 그는 미국의 유수한 회사에 입사 지원을 하였습니다. 심사를 통과하고 마지막 구두면접을 하는 날, 뜻밖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미 부모의 출생 국가까지 파악한 그 회사 간부가 “이순신 장군이 누구이며 네 부모의 나라에서 어떤 일을 한 사람이냐?”는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을 받은 그가 어물어물하자 면접관은 실망했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너는 이곳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이지만 뿌리는 네 부모가 태어난 나라다. 그런데 그 부모의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나라를 구한 위대한 장군이 누군지 모른다면 뿌리에 대한 관심과 소명의식이 없는 것이다. 이 회사는 네가 졸업 후 최초로 지원한 곳이지만 앞으로도 회사의 역사에 관심이 없을 것이며 입사하더라도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회사가 있다면 미련 없이 떠날 거라고 판단된다. 너는 개인의 행복에만 최선을 다할 뿐이지 주변에 대하여선 충성심이나 참여 의식이 없지 않으냐! 그것은 믿음과도 상통하는데, 우리는 너에게 만족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이 회사에 받아들일 수 없다.”

그 젊은이는 웬만한 한국인이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순신 장군을 전혀 몰랐습니다. 미국시민이며 우수한 성적으로 하버드를 졸업했는데도 부모가 태어난 나라의 역사 인물에 대한 지식이 없어 공개 채용에서 떨어지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나는 서울에 잠시 체류 중이던 어느 날, 자녀가 중ㆍ고등학교에 다니는 학부모들의 대화를 듣다가 국사교육을 비롯한 역사교육에 문제점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학교의 경우 국사 교육시수가 1주일에 2단위를 넘지 않으며, 2,3학년에 걸쳐 국사교과서 한 권으로 교육을 하긴 하지만 사회과목에 통합되어 성적이 나오고, 비전공자가 교육을 담당하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고등학교의 경우 1학년 때 국민공통기본과목으로 모든 학생들이 필수로 배우긴 하지만 근현대사 부분은 간단히 배우거나 새로운 교과목으로 채택되어, 이를 선택과목으로 정한 문과 2,3학년 일부 학생들만 배울 만큼 역사교육이 부실한 상태입니다.

더욱이 모 신문의 기사에 의하면 서울의 7개 사립대학은 수능 국사 과목을 필수로 지정해 입시에 반영하려 했으나 새 정부의 대입 자율화 방침에 따라 2012학년도부터 수능 과목이 5개로 축소되고, 탐구영역에서 최대 두 과목만 선택할 수 있게 되자 국사 과목 필수 지정 방침을 재논의한다고 합니다.

근래 몇 년 간, 일본은 부당하게 한국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새 교과서 만들기를 주도하고, 독도 분쟁 및 군대 위안부 문제로 한국과의 마찰이 심각합니다. 중국의 경우 무력에 의한 티베트 무단 점령과 유혈, 그들의 중화사상 강화,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을 자주 국가가 아닌 중국의 한 성주처럼 강등시키기 등 허위 조작의 역사 만들기인 동북공정 문제가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 선진국들은 세계화 추세에 따라 자국의 국사 교육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초ㆍ중등 학교에서 역사교육을 통해 미국의 역사를 강조하고 있으며, 대학의 교과목에서도 역사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는 초등학교부터 역사의식을 강조하는 교육을 지향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국가인 기미가요를 조회 때마다 합창하여 애국심을 고취하려는 보수적 경향이 미국보다 더 강화되고 있습니다. 세계화를 향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생존과 함께 번영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속한 민족이나 국가의 정체성을 확립해야만 하기 때문인 것입니다. 국사교육의 중요성이 오히려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10년이 흘러가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국가와 민족 비극의 서막이 다시 시작될지도 모르는 기로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너무 낙천적인 것 같습니다. 낙천적인 것이면 무엇이든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개인과 국가를 막론하고 지나친 낙천주의 또한 재앙을 불러들일 수 있는 무서운 함정입니다. 하물며 다시 국사 교육이 필수 지정에서 제외되었던 원점으로 돌리려 하는 정부의 지나친 낙천주의, 비현실적이며 비이성적인 역사교육 정책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국사 교육은 어느 한 시점에 더욱 중요하거나 상황이 변하면 중요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나라의 근본 및 국가의 정체성 확립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항시성을 가지고 교육에 임해야 할 것이며 학교에서의 국사수업의 비중을 강화, 정통성 있는 바른 역사를 교육해야만 합니다.

비록 해외에 사는 교포들이지만 매번 그러한 뉴스가 이슈화할 때마다 가슴 졸이며 열심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자칫하면 북한까지 집어삼킬지 모르는 중국, 언제 다시 한국을 침략할지 모르는 일본, 한국인을 깔보는 오만하고 허위투성이인 두 국가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는 한국의 미래가 전문적 식견이 없는 우리들에게도 심각하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도 베트남처럼 국가를 잃고 조국 없는 보트 피플로 세계를 떠돌며 온갖 차별을 당하고 사는 신세로 전락하면 어찌합니까. 정부 그리고 국민 모두 정신 차리지 않으면 언젠가 조그마한 불똥이 불벼락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학교 교육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유년시절부터 자주 국가의 전통 문화와 역사적 유물 탐방을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도록 부모들의 지도가 절실합니다. 국사에 관한 책, 비디오를 통한 역사이야기, 또는 영화를 통하여서도 쉽게 접근하는 기회를 갖도록 한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입니다.

맨 처음에 소개한 그 젊은이처럼 해외에서 태어나 자란 교포 2세라도 부모가 이들의 뿌리와 정체성에 관하여 뿐만 아니라, 부모의 조국의 국사와 언어도 성의와 끈기를 가지고 자부심 있게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지구상 어디를 가서 살아도 우리는 한국인입니다. 우리는 노란 얼굴에 검은 머리 갈색 눈동자를 가진 민족입니다. 햄버거를 김치보다 더 좋아하고 머리에 노란 물을 들이고 서양 옷을 입고 힙합 춤을 추며 외국 노래를 불러도 우린 한국인입니다. 외국 시민권 소유자더라도 결코 비한국인이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한국인의 혈통을 지닌 사람들이 한국의 역사도 제대로 모르면 안 될 것입니다. 그것은 한국인의 자존심을 잃는 것이며, 자존심을 잃는 것은 바로 나라를 잃는 것입니다.







필자소개



오마리


글쓴이 오마리님은 샌프란시스코대학에서 불어, F.I.D.M (Fashion Institute of Design & Merchandising)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후 미국에서 The Fashion Works Inc, 국내에서 디자인 스투디오를 경영하는 등 오랫동안 관련업계에 종사해 왔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글쓰기, 그림그리기를 즐겼으며, 현재는 캐나다에 거주하면서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많은 곳을 여행하며 특히 구름 찍기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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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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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s12082009-04-25 12:52:32

    우리의 뿌리에 대한 뼈있는 일침이군요. 새삼 우리 문화에 대한 알림이로써 소명감을 느끼게 되었어요.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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