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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부는 12월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주관으로 이웃돕기운동이 벌어집니다.
해마다 열리는 이 행사에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여 소외된 이웃에게 힘과 용기를 주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곤 합니다
. 요즘 경기가 어렵다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하며 힘들어하고 있습니다만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에 대한 온정의 손길은 식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미국의 경우 경기가 좋아지면 기업에서 더 많은 기부를 하고, 경기가 나빠지면 개인들의 기부가 더욱 늘어난답니다.
나도 어렵지만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사회 저변에 흐른다는 말씀이지요.
이것이 불과 독립 230년 남짓 되는 일천한 역사에서도 세계최고의 강대국가를 건설하게 된 밑바탕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얼마 전 지난 6년 동안 8억5천만 원이라는 거금을 기부한 연예인이 크게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본인이 원치 않는다며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었지요.
언론에서는 누구일 것이라는 추측기사가 많이 나왔지만 이를 집요하게 파헤친 ‘스타뉴스’에 의하여 ‘국민여동생’이라 불리는 영화배우 문근영(21세)양으로 밝혀져 온 국민을 감동의 도가니에 빠지게 했습니다.
오른손이 한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을 실천한 문양의 선행을 들은 또 다른 기부천사인 가수 김장훈은 ‘몸에 전율을 느끼는 선행’이라고 감동의 표현을 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인사들은 그녀의 외조부의 전력을 거론하며 순수하지 못한 기부라며 색깔론을 제기하였습니다.
빨치산을 미화하는 행위라나요? 참으로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과연 이것이 우리나라의 기부문화의 현주소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극히 일부의 사시안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의 철없는 발언이라는 위안을 해봐도 참으로 한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문양의 선행을 끝까지 추적한 스타뉴스에 원망스러운 마음까지 생겼습니다. 차라리 익명으로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저 하나뿐 만의 생각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추운 날씨에 고생하며 살아가는 주변의 불우이웃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12월부터 시작되는 불우이웃돕기 성금 모금에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리라 생각합니다. 미국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의 부실에서 시작된 전세계적인 경제위기에도 작년보다 더 많은 성금이 답지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이 됩니다
. 콩 한쪽도 나눠먹고 밥을 할 때마다 좀도리쌀을 덜어 놓았던 우리 어머님들의 정신이 우리에게도 면면히 이어져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민간의 자율성이 다소 결여된 관치기부문화에서 자율기부문화로 바뀌어야 합니다.
언론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책적으로 하는 기부에서 주민 스스로 참여하는 그런 문화가 시급합니다.
이제 그런 여건이 성숙한 만큼 시민단체와 사회단체들이 나서야 합니다. 민간전문모금기관을 통하여 복수의 기부처 선택권을 확대하고 나아가 모금시장의 활성화 및 우리나라의 나눔문화의 확산에 기여하여야 합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그들의 모금활동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또한 연말이나 재난시에 국한되지 않는 연중기부가 보다 활성화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문근영 양과 김장훈 씨의 기부문화 선도 행위는 국민들에게 많은 귀감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벌써 제게 성금 맡기신 분들이 몇분 계십니다. 분묘이장업을 하시면서 어렵게 번 돈을 선뜻 내시면서 ‘올해 날씨가 좋아서 일거리가 많았어.’하며 너털웃음을 웃는 아저씨와 하루 종일 손님 몇 분 찾지 않는 허름한 음식점의 아주머니께서 꼬깃꼬깃 쥐어주신 단돈 5만원, 조그만 교복집을 운영하면서 신학기때 교복 몇 벌 내놓는다고 말씀하신 사장님 등은 우리 고장의 미래를 보는 듯 희망적입니다.
돼지저금통을 가지고 엄마의 손을 잡고 오는 어린아이의 코 묻은 돈, 행상을 하면서도 한푼 두푼 모은 돈으로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도와달라고 하는 우리 동네의 기부천사들을 만날 때가 돌아왔습니다.
그들이 있는 한 아무리 어려운 경제위기도 타개할 수 있는 동력이 되리라 믿습니다.
부창동장 김 민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