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裸退와 미련 있는 퇴장
  • 뉴스관리자
  • 등록 2008-01-08 12: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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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를 깨끗하게 잊어 주세요.”
 
裸退와 미련 있는 퇴장

“나를 깨끗하게 잊어 주세요.”
철낭자(鐵娘子)로 불리는 중국의 우이(吳儀·69) 부총리가 구랍 24일 은퇴를 선언하는 고별사에서 강변한 메시지입니다.

오는 3월 제11기 전국인민대표대처를 마지막으로 공직이나 정부 산하 단체는 물론 민간단체의 어떤 직위도 맡지 않겠다고 단언했습니다. 우이 부총리는 자신의 미련 없는 퇴장을 두고 “나는 이것을 뤄투이(裸退:맨몸으로 물러나는 것)라고 부르고 싶다.”고 했습니다.

국제상공회의소 대표대회에서 이같이 선언한 우이는 사회지도층의 청렴한 봉사도 당부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중에 누가 별장 하나 없겠느냐. 하지만 부디 여러분 같은 사람들이 먼저 깨끗해야 한다.”고.

오랫동안 석유화학공장에서 일하다 1988년 베이징시 부시장으로 발탁된 우이는 미혼인 탓도 있겠지만 집무실에 야전침대를 놓고 1년 이상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시정에 전념한 집념파였습니다.

후진타오가 집권하면서 부총리로 승진한 후 2003년 초 사스(SARS)창궐 때는 위생부장(장관급)을 겸직하며 사태 수습에 성공하여 ‘소방수’라는 별명도 얻은 여장부입니다.

정권 교체를 눈앞에 둔 요즘 우리나라에선 대통령을 비롯한 참여정부 인사들의 오기 회한 반발 언동이 새해 벽두를 어수선하게 하고 있습니다. 대선의 여진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지만, 뭔가 희망과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로선 안타까운 일입니다.

노 대통령은 지난 4일 “힘없고 빽없고 새 정부 눈치만 봐야 하는 국장들을 데려다 놓고 호통치고 반성문 쓰게 하는 게 인수위냐.” 며 대통령직 인수위의 자세를 비판했습니다. 대한상의 주최로 경제 5단체장과 경제계 ‧ 학계 ‧ 주한 외국대사와 기업인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경제계 신년 인사회 자리에서였습니다.

노 대통령은 “나가는 사람 등 뒤에 소금을 확 뿌리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것이 제 희망” 이라면서 “계속 소금을 뿌리면 저도 깨지고 상처를 입겠지만 계속 해보자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불쾌감과 반발심을 드러내 보였습니다.

하루 전에도 노 대통령은 청와대 신년 인사회에서 새 정부의 경제 ‧ 교육 ‧ 복지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제 발로 걸어갈 수 있는 경제인데 왜 자꾸 살린다고 하는지.” “이러다 교육 쓰나미가 오는 것 아니냐.”며 한나라당의 정책을 정면으로 공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은 “저 나름대로 성심껏 봉사했다. 그러나 국민이 기분 안 좋다는데 할 말이 있겠나.”면서 “국민을 기분 나쁘게 했다지만 나는 오만하고 독선적인 사람 아니다.”고 자기변명과 함께 국민에 대한 섭섭함도 털어놓았습니다.

노 대통령은 요즘 참으로 외로운 사람인 것 같습니다.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정당에서 밀려나고, 힘써 밀어줄 대통령선거 후보도 내지 못했습니다. 한 때 자신의 왼팔 노릇을 했던 사람이 “친노(親盧)인 나는 폐족(廢族)” 이라고 까지 폄하할 정도로 문전이 텅 빈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런 노 대통령의 임기 말 발언들이 왠지 공허하고 측은해 보이는 것은 오기 가득 찬 막말에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흔히 정치의 잘잘못은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한다고 합니다. 더 쉬운 표현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물던 자리도 아름답다’는 화장실 잠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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