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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잘오는 돈, 잠 안오는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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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7-11-09 23: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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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잘오는 돈, 잠 안오는 돈

자기 앞으로 된 집도 자동차도 없이, 식사 때는 뉴욕의 허름한 식당을 찾는 노 신사. 15달러짜리 플라스틱 시계를 차고, 비행기를 탈 때는 이코노미클래스만 타는 억만장자. 25년 동안 병원, 학교 등에 40억 달러(약 4조원)를 소리 없이 기부한 미국의 부호 찰스 피니(76)의 현 주소입니다.

피니는 세계적 면세점 체인 DFS의 공동 창립자로, 1988년재산 13억 달러의 미국 부자 순위 23위에 오른 인물입니다. 그는 자선 단체에 15년 동안 익명으로 기부해 ‘얼굴 없는 천사’로만 알려져 왔습니다. 그의 면세점 체인을 인수한 업체가 회계장부에서 엄청난 액수의 기부금 내역을 발견하여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피니는 그때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게 필요한 것보다 많은 돈이 생겼기 때문” 이라며, “돈은 매력적이지만 그 누구도 한꺼번에 두 켤레의 신발을 신을 수는 없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는 자신과 아내, 다섯 자녀들에게 필요한 일정액의 돈만 남기고 모두 기부 했습니다. 물론 가족들도 이를 흔쾌히 받아 들였습니다.

지난 달 한국을 방문했던 ‘투자 귀재’ 워런 버핏(77)의 검소한 생활도 우리에게 던져 주는 의미가 컸습니다. 세계 두 번째 부자인 그는 작년 6월 당시 시가로 440억 달러(약42조원)에 달하는 재산 가운데 85%인 370억 달러(약 35조원) 상당의 주식을 게이츠 재단등 5개 자선 단체에 기부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의 집에 지난 9월 5일 밤 10시경 가짜 권총을 든 강도가 침입했습니다. 다행히 방범벨이 울려 강도는 도망갔고 버핏 부부는 아무런 피해를 당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거부인 버핏의 집이 화제가 됐습니다.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 있는 버핏의 집은 1958년 구입한 대문도 없는 낡은 주택입니다. 현 시가는 71만 달러(약 6억 6,000만원)로 서울 강남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 가격입니다.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 앤드리 애거시(37)와 슈테피 그라프(38) 부부의 은퇴 후 생활도 독특합니다. 지난해 은퇴한 애거시는 2001년 12년 동안 개최해 온 재단 디너파티 모금액 4,100만 달러를 공립대안 학교인 ‘앤드리 애거시 대학예비 아카데미(AACPA)’에 몽땅 투자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애거시는 이 일을 위해 방송해설등 일체의 공적 활동을 삼가 하고 있습니다.

라스베가스 북쪽 빈민가에 세워진 AACPA는 유치원부터 10학년까지 600명이 다니고 있으며, 2009년 첫 고교 졸업생을 배출 할 예정입니다. 1인당 년간 학비 8,200달러 중 애거시 재단이 3,000달러(총 180만 달러)를 내고 나머지는 네바다 주가 부담합니다. 이 학교는 최근 3년 연속 미국 전국 모범 학교로 선정 됐습니다.

재학생 94%가 흑인인 AACPA는 학부모가 매일 30분 이상 자녀의 숙제를 돕겠다고 서약해야 추첨 입학이 가능 합니다. 여느 학교보다 2시간 많은 하루 8시간 수업을 하고, 전원이 교복을 입어야 합니다. “어떤 학생이든 제대로 교육하면 성공 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는 애거시의 염원이 결실을 맺은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재산을 쾌척한 사람들입니다. 신문을 보노라면 청명한 가을 하늘처럼 아름다운 미담들이 심심찮게 실려, 우리의 마음 한 구석을 흐뭇하게 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선 돈질 돈싸움에 혈안이 된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고개가 갸웃거려 집니다.

전직 대통령이 무슨 돈으로 동생회사에 거액을 주었다가 되찾겠다고 진정 소동을 벌이는지, 실형을 선고 받은 재벌 회장 집에서 어떻게 엄청난 뭉칫돈이 나왔으며, 청와대 고위 관료에게 거금을 왜 주었는지, 국세청장이 받은 돈이 관행인지 청탁조인지 알 길이 없습니다. 구설수에 오른 이들이 잠이 안 오는지 잘 오는지도 궁금합니다.

아무튼 모든 사안이 사실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이 나라엔 도덕성으로 무장된 정부에다, 하늘을 우러러 봐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 ‘살아있는 사육신’을 자처하는 사람도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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