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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날의 초상 [1]마음한번 바꾸니 [一切有心造. ] .. 찌는 여름날 .감옥의 독방도 견딜만 ,,,
  • 편집국
  • 등록 2024-08-02 12:38:05
  • 수정 2024-08-02 12: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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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한번뿐인  인생의 고빗길에서  경험한   잊지못할  추억의 편린들 한토막을    남기고  싶어 할수 있겠다.  인생을  뒤 따라오는  후인들 누구에겐가   교훈삼을 만한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일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무딘 펜을 들었다.  세번으로 니눠  싫는다.[ 긋모닝논산   대표 김용훈]





1]1979년  8월의  여름날 .. 그해도   올해 만큼이나  무더웠다.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의  총탄에  목숨을 앗기던   그해 여름..  소위  대통령 긴급조치  9호에   의해   긴급 체포돼    재판에  넘겨져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  자격정지5년을   선고   받고  서울 고등법원에   항소를 제기했던   필자는  대전교도소의  독방에  수감돼  있었다. 


 당시  재야지도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성된  소위   민주헌정동지회는   논산출신   양순직  전 의원이  회장직을 맡아   박정희  정권을 상대로 한   선명한  야당의   창당을 목표로  민주헌정 동지회를   결성 , 전국 조직화에  박차를  가했고   스물  일곱 나이의    필자는 민주헌정동지회   논산군  조직책으로  임명돼  읍면동   조직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부적면의 서주원 ,가야곡면의  서래선    노성면의   문기범   씨  은진면의  전길용   선배동지들과 등과 접촉하면서   논산군   조직체를  거의  마무리  했던   그해   7월 .  백주 대낮에  필자는   당시  논산극장  통   골목에  있던   찻집    대흥다방에서   체포돼   강경 경찰서로   끌려 갔다.  죄목은   "대통령긴급조치 9호 위반죄" 라고 했다.


나와 함께    민주헌정동지회  논산군 지부  결성을  위해  힘을  보탠   선배동지들도 속속  붙들려 왔다. 


 그분들은   하루종일  조사를 받은 뒤  풀려 났고   필자는   대전  중부경찰서  유치장을  거쳐  대전교도소에  수감된  후   재판에  회부됐다.


1심 재판부는 충남지역 야권의  대표적  인물인  송좌빈 [작고]  선생에게  징역 1년  에 자격정지  2년 , 필자에게는  징역 2년6개월에  자격정지  5년을 선고   했다.


  당시   찌는 듯한  여름날   감옥의  독방은   숨 쉬기도 어려울 만큼 지독한   열기에  견디기  어려웠고  퀴퀴한 냄새는 진동했다 ,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얼마든지  감옥에   던져져도  좋다는  호기가 무색할 만큼   절망에  휩싸여 정신적으로  공황상태에  빠져들기   직전 ,  필자는  문득   내인생에서  이시간들을   지워버릴 수 없다면   차라리  사랑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죄수들이  입던  수의와   이불들에    코를  들이밀고   그  말로 다못할   지독한   악취들을  들이마시고    내뱉고를  거듭하며   피할 수 없다면  받아들이자는  오기로  이를 악물어  버텼고   일제 치하에서   지어져 낡고  허름한  감옥방의  변기통을   닦으며   정신을 추스렸다. 


 감옥도  감옥나름   바로  옆방의   여럿이  함께  생활하는  죄수들은     서로  이야기 꽃을 피워가며  밥풀을 이겨만든  바둑 장기까지   만들어  어울리는 등     시간을 낚았지만   독방의  죄수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것이   책을 보는  일 이외엔    달리 할일이   없었다.


 외로움과  고독을 견디다 못한  필자는  어느날  .. 가족들이  넣어준   찬송가   에서   햇살이  내려쬐는   숲속에서  한마리   길잃은 양을   인도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오려내서  감옥의  한 벽면에  붙이고   치약을 짜내서   감옥의  한 벽면에  석고처럼  엉겨 붙이고   십자가의   형상을  새겨  넣은뒤  그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아무런  격식이  있을리  없는  기도를  바치기  시작 했다.


 처음  며칠은   별다른   심중의  변화가  없었다.그러나  일주일 이상을   잠에서 깬 아침녂이나    점심시간  저녁시간  잠자기  전  틈틈히  웅얼거리며 계속한   기도 때문이었을까?


 밖에 있는  부모님  그리고  약혼중이던  아내를  못견디게 그리워 하던   생각들이 진정되고  오히려   밖에  있는  가족이나   함께 싸워온 민주 동지들의 신념이  흔들리지  말도록   주님 께서 도와달라고 매달릴 만큼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됐다.


 그래도  하루종일을  얼굴마주대할 사람없이  독방에서  지내야 하는   것은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그렇게  감옥에 갇혀서  지내기   4개월이  지나자   얼굴엔  수염이  덥수룩   자라나기 시작했고  아직은 미결수의   신분인지라   교도속 측에서도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간수 한사람이   내방에  오더니  " 김선생   그 수염좀 깍으십시다  " 라고 말했다.   선생이라는 호칭이  부담스러웠지만   그당시 간수들은   정치범으로   분류된   긴급조치 관련 수감자들을   그렇게  "선생" 이라고  호칭했다. 나는   심심도 하고    무료했던  차라   그러마고  말했다.


 얼마 뒤   그  간수는   이발사 출신의   소지 [잡역부]  한사람을  데리고   내방에  왔다.  나는 면도를 하기위해서는 수염을 미는   면도칼을  갖고  올줄  알았다.


그러나  소지의  손에 들리운것은   면도칼이  아니라   민머리를 밀어대는   바리깡  말하자면   머리깍는 기계였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역정이  치밀어  올랐다.  면도를 해준다면서   얼굴에  바리깡을 들이대는데  순간 격분한 나는   바로 옆에  있던  세면용  바가지를 들어   그 간수의 얼굴을   내리치며   소리질렀다. 


 야 이놈들아..  내수염이  바리깡을 들이밀 만큼   형편없어 보이더냐?  나는  아직  형이  확정된   기결수가  아닌만큼   수염  안깍는다  " 라고   거듭   소리 치며   거칠게  저항했다. 


 교도소 안이  온통 소란스러워졌고   급기야   교도소  부소장이란이가   나타났다.

정치범의 신분인지라  그들은   스물일곱살의 어린   내게  깍듯했다.


  거의  오십은 돼 보이는  부소장에게  내가  말했다.


"여보,,  미염공이라 불리웠다는  관운장의 수염보단 못하겠지만    제법  보기 좋게  자란  내수염을   바리깡에  맡기긴  싫소 "  라며  면도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아마도  감옥의  간부들이   내 수염 문제로  회의를  했다는   이야기를   얼마뒤  전해들었지만    그날의  소동으로   10.26사태가  나고   그해 겨울밤   감옥을 나설 때 까지 나는   내수염을  지킬 수 있었다.


그해 8월  중반이었던가.. 마침내   대통령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재판을 받던   중 1심   선고일이  다가왔다.


 재판을 하루 앞둔  저녁  나는  재판정에  나가서   최후진술의  기회가  주어졌을때    당당하게  말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밖에  있는 가족들이  나때문에   고통 받지않고   재판과정을 지켜볼  동지들이   나때문에   더 큰 용기를  낼수 있도록    당당히  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매달렸다. 마음은  평정심을 유지했다.


  마침내   재판정에 섰다. 함께   재판을 받은  송좌빈 선생에게    징역 1년  6월  자격정지  2년에  선고됐고   나에게는  징역 2년 6개월   자격정지   5년이  선고됐다.


  재판장이   할말이  있느냐고 물었다.


 최후진술에 나선   나는   어머니가  지어주신   한복 바지저고리를  입고  수염이  덥수룩한 모습 그대로  일어서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민주동지들이   가득메운   법정을    돌아보며   가볍게  목례를 올린 뒤    부모님과   함께  서있는   아내의  얼굴을   보면서는  옅은  미소를   지어보이기도 했다.


 마침내   입을 열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 고대 희랍의  철인  소크라테스는  " 악법도  법이다 라는   명언을 남기고   의연한 모습으로  독배를  마시고  죽어갔지만   오늘 나는   악법은   사라져야 한다는  신념을 스스로  의로운  것으로  확인 하며   그를 위해     내신명을 바쳐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다진다 "  라고 운을 뗀 뒤  박정희  정권의  폭압 정치를   규탄했다.


30분 가까이   신들린 듯   격정어린   최후  진술을   마친  내 귓가에는   방청석을 메운   민주  동지들의  박수소리가  귓가에  쟁쟁했고  마음속으로는    하고싶은 말을   유감없이  다했다는  안도감으로  가득했다. " 주님 감사합니다. "  라고  나직이    내뱉는  마음은  일찌기  경험헤보지 못한  느긋함 이었다.


 법원에서  감옥방으로 돌아오자   여기저기서  그동안  낮을 익힌   기결수나  미결수들이   온통  요란하게  박수를  치며   "잘했어!"  수고 했어!  라며  격려   해줬다.


빙긋  웃고  말았지만  그렇게   내인생의   험난한  정치역정은   시작된   것같다. 


참 긴긴  여름날의  지독한  감옥방 .그것도  독방의  음험한   공간에서   머물던   1979년  그해  그 여름과  가을 겨울은  지금 생각해도   몸서리가   쳐지는   악몽이지 싶다. 


 내가  대전지방 법원에서의   최후진술에서   보기드물게  당당했다는  소문이   중앙  야당가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며   고 윤보선  전 대통령과  부인이신 공덕귀   여사님의  친필   안부편지와    몆권의  책들이   보내져 왔고  스승이신  김대중   대통령님  이희호  여사님의   안부편지와  얼마간의   차입금이  우편으로   차입되기도 했다. 


  감옥의  독방이  주는  외로움을  극복한 계기가  됐고   독서의  참맛을 그때  느끼게 된것이  오늘에  이르도록   일상의  습관이 돼 버린것 같다 ,


  아침에 눈뜨고  일어나면   담요를   개어  책상을   만들고   머릿속에  들어오든   말든   무조건 책장을  넘기면서   외워   오늘에  읆조리는  스승 맹자의  가르침 한구절은    지금껏  나를  지탱케 해주는   가르침에 다름 아니다.



  맹자의  고자 편에  나오는  이 명구는  


  하늘이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 할때는   먼저   그뜻과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몸을 수고롭게 하고  근골을  힘들게  하고   그 뜻하는  일마다  어지럽혀서  어려움을 극복하는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이니라   는   내용으로  오늘에도 조석으로   쓰고 읇조리며     나를 단련하는   가르침이다.


 고천장강 대임어시인야  필선 고기심지 노기근골  아기체부 공핍기신 행불란기 소위 소이  동심인성 증익기소불능  [故 天將降大任於是人也 必先 苦其心志 勞其筋骨 餓其體膚 空乏其身 行拂亂其所爲所以  動心忍性增益 其所不能] 


그렇게   대전교도소   감옥방에서 머물던 시간들도   서울 고등법원에  항소를 하면서   영등포 구치소로   이감이  됐다.


 당시  박정희 정권의   폭압은  극에 달해서   전국의  감옥마다  정치범 들로 가득채워졌고   내가  옮겨간  영등포 구치소 독방은  서도 한방  누워도 한방 앉아도  한방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좁디좁은   징벌방이 었다.


1979년  그엄혹한  여름이  서서히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가을바람이  일렁이기  시작한  10월이 돠면서     매일같이    악몽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새까만   봉분의   묘지들   사이에서   허우적거리는   꿈들로   잠을 설치면서   왜  이럴까  마음이  심란한   어느날     하루는    점심시간  짐깐의   운동시간

중에   역시 긴급조치 9호로   잡혀들어왔다는    윤모   씨가  나를 한켠으로  부르더니   내 손바닥  위에  글씨를 쓰는 흉내를  내며    박정희 대통령의  이름풀이를  했다.


 한문으로  박 [朴]   파자를 하면   집권 십년에   점을 쳐 보니   정 [正]  틀림없이 희 [熙]  자기 [己]의  신하 [臣]에게  火[화]  총을  맞는다.는  내용이다.


 당시에는   억지스런  문자장난으로   치부하고  넘어갔지만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한  10.26을   당하고  보니   직전에   박정희 대통령의  이름 풀이를 한   윤모  씨 이름 풀이에  대해선   지금도   일수 없는  수수꺼끼로   내마음에   남아있다.


 그렇게  박정희  대통령이  비운에  가고  정국은  정국은  예측불허의  긴장김에  휩싸였다.  그리고   급격한 변화가  밀려오는가 싶더니  그해  정부는   12월  7일 자로    대통령 긴급 조치 9호를   해제 하면서   나는   10.26사태 이후   함께  생활했던    충청 지역  야당계의  대부 송좌빈 , [작고]  동아투위  위원장   성유보  [작고]  씨 들과   영등포 구치소에서   석방 됐다.


 고집스레  깍지않고 버티었던 덮수룩한   수염 탓이었는지   조선 동아  중앙  일보  등  대표적  언론의  신문기자들이   영등포 구치소에서   징역 보따리를 들고  풀려나는   내모습을   1979년  12월 7일  석간  12월 8일자 조간  1면에  게재 하기도 했다.


[2편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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