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위험천만 손수레 그만…서울시, 폐지수집 노인에 일자리 지원
  • 편집국
  • 등록 2024-06-25 11:18:14

기사수정

위험천만 손수레 그만…서울시, 폐지수집 노인에 일자리 지원


모든 자치구에 '일자리 전환 전담기관' 지정…노인적합형 소득보장 일자리 연계


노인빈곤 대명사…폐지수집 원할 땐 사업단 운영해 '급여' 지급…안전보험 가입


노인일자리 폐지수집 사업단 활동 모습노인일자리 폐지수집 사업단 활동 모습 [서울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폐지수집 어르신이 좀 더 안전하고 장기적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서울시가 일자리 전담 기관을 전 자치구에 지정해 운영한다.


또 폐지수집을 계속하길 원하는 어르신에겐 공공 노인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급여 방식으로 판매대금을 지급하고, 산재보험 가입도 지원한다.


시는 폐지수집 어르신의 안정적 생계와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을 위해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지원방안을 25일 발표했다.


손수레에 폐지를 가득 싣고 위험천만 도로 위를 아슬아슬하게 다니지만 손에 쥐는 돈은 정작 한 달에 15만원 남짓.


폐지수집 어르신이 '노인 빈곤'을 상징하는 대명사가 된 상황에서 지난 3월 발표한 대책 내용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특히 폐지를 줍지 않아도 생계를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안정적 소득 활동이 가능한 저강도 노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이번 지원의 핵심이라고 시는 강조했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노년층이 무작정 폐지수집에 뛰어들어 빈곤이 가속화·장기화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전 자치구에 '폐지수집 어르신 일자리 전환 전담기관'을 지정해 일자리 발굴부터 저강도 일자리 연계, 후속 조치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전담기관은 자치구 내 시니어클럽, 노인종합복지관 등을 활용한다.


특히 익숙한 일을 이어가려는 성향을 반영해 공공장소 플라스틱 및 담배꽁초 수거, 수변공원 환경미화원 등 일의 형태는 유사하나 노동 강도가 약한 월 30시간 내외 일자리를 개발해 연계할 계획이다.


노인 일자리노인 일자리 연합뉴스TV 캡처. 작성 김선영(미디어랩)


상대적으로 폐지수집 활동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은 60대 노인에겐 복지시설 도우미 같은 공공일자리나 도보 배달원 등 민간 일자리를 적극 연계한다.


문제는 많은 어르신이 폐지수집을 계속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실제 시가 지난달 폐지수집 노인 4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이 폐지수집을 계속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에 폐지수집 활동을 지속하고자 하는 노인에겐 공공일자리 사업 중 하나인 '폐지수집 일자리사업단'을 연계해 수입을 늘려주는 방식을 적용한다.


수집한 폐지를 자치구가 지정한 공동판매처에 갖다주면 판매 금액에 보조금을 더해 2배 수준(평균 30만원) 가량의 금액을 급여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현재 사업단에는 13개구 1천253명이 일하는 중인데 전 자치구 1천800명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또 공공일자리에 참여하고 싶어도 다른 지원을 받고 있어 참여 자체가 제한되거나, 기초수급 탈락을 우려해 참여를 꺼리는 이들을 위해 보건복지부에 관련 지침 개정 등을 건의할 방침이다.


'폐지수집 어르신 관리시스템'도 구축해 사각지대 발굴부터 심층 상담, 맞춤지원과 후속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환경을 만든다.


보호장비도 없이 어두운 밤에 위험천만 도로 위에서 일하는 어르신의 안전과 건강도 챙긴다.


우선 '어르신 안전보험' 가입을 지원해 교통사고를 비롯한 각종 안전사고에 대비한다. 자치구와 협의해 고물상 주변 무단횡단이 잦은 지역에는 안전 시설물도 설치한다.


전국 폐지 줍는 노인 4만2천명, 한달 수입 16만원전국 폐지 줍는 노인 4만2천명, 한달 수입 16만원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보건복지부가 '2023년 폐지 수집 노인 실태조사' 결과와 지원대책을 공개한 28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한 어르신이 폐지를 모은 손수레를 끌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생계 유지 등을 이유로 폐지를 줍는 65세 이상 노인은 4만2천명에 이른다. 이들은 일주일에 6일, 하루에 5시간 넘게 폐지를 주워도 한 달에 고작 16만원을 손에 쥐었다. 복지부는 내년 1월부터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지역 내 폐지 수집 노인을 전수조사한 후 이들에게 노인 일자리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2023.12.28 nowwego@yna.co.kr


아울러 서울시 전역의 고물상(362개)과 협의해 휴게공간도 조성한다.


한편 시가 올해 2∼5월 전수조사를 한 결과 현재 서울에는 3천여명의 폐지수집 어르신이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성별로는 여성이 61%로 남성보다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80대 이상(47%), 70대(41%), 60대(12%) 순이었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은 "폐지 수집이 아닌 더 안전하고 안정적인 일을 통해 생활을 유지하도록 노인적합형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찾아 공급하고, 정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실질적으로 생계에 도움이 되는 지원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kihun@yna.co.kr


(끝)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계룡시, 국립국악원 ‘세계가 인정한 우리 음악과 춤’ 성료 계룡시, 국립국악원 ‘세계가 인정한 우리 음악과 춤’ 성료계룡시(시장 이응우)는 지난 18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세계가 인정한 우리 음악과 춤’ 공연을 성료했다. 이번 공연은 궁중예술에서 민간예술까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작품 공연을 통해 우리문화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냈다는 평을 받았다. ...
  2. 논산 수해복구에 '구슬땀'…피해 큰 곳부터 자원봉사자 투입 논산 수해복구에 '구슬땀'…피해 큰 곳부터 자원봉사자 투입(논산=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지난 10일 중부지방 폭우로 광범위한 피해를 본 충남 논산시가 복구작업에 전념하고 있다.논산시는 12일 각 읍면동 사무소를 중심으로 호우 피해 조사를 실시하면서, 자원봉사 인력을 투입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시는 이날 육...
  3. 2천㎞ 날아온 후티 드론…이스라엘, 6분간 추적하고도 격추 못해 2천㎞ 날아온 후티 드론…이스라엘, 6분간 추적하고도 격추 못해이집트 영공으로 우회해 지중해 방면서 저고도로 진입한 듯(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의 심장부 텔아비브를 공격한 예멘 후티 반군의 무인기(드론)가 2천㎞ 넘는 거리를 날아와 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
  4. 백성현 논산시장, “매년 반복되는 상습 침수 피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 시급” 백성현 논산시장, 농림축산식품부에“상습침수구역 농업생산기반시설 개선 및 확충 지원”요청백성현 논산시장, “매년 반복되는 상습 침수 피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 시급” 백성현 논산시장이 농림축산식품부 강형섭 기획조정실장에 “매년 반복되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관내 수리시설을 확충하고 개선하는 것이 최우.
  5. 논산시, 600억원 규모 충청남도 지역균형발전사업 선정 논산시, 600억원 규모 충청남도 지역균형발전사업 선정  논산시(시장 백성현)가 국방군수산업도시 조성 등 민선8기 핵심사업비를 확보하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충청남도의 ‘제2단계 제2기 지역균형발전사업 공모’에서 3개 사업이 선정되어 총 사업비 600억원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3개 사업은 도 제안사업...
  6. 기고"]선거의 무게 참으로 무겁습니다." "선거의 무게 참으로 무겁습니다.  민주주의는 참으로 다양한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먼저 민주주의 하면 국민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는 정치체제를 의미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선거에 의한 정치 권력의 교체가 가능한 것을 말합니다.  민주주의는 그 말이 너무나 좋기 때문에 사실 많이 왜곡하여 사용하여 있고 민주적이지 못한 .
  7. " 다산논어"다산 정약용 선생이 논어를 번역하다, 『다산 논어』는 다산 정약용(1762~1836)이 1813년 완성한 『논어고금주』에 바탕하여 『논어』를 번역, 해설한 것이다. 『논어고금주』는 『논어』에 대한 다산의 주석서로 『논어』를 공자의 원의에 맞게 읽는다는 기획으로 집필되었다. 그 이름이 『논어고금주』인 것은 다산이 이 주석서에서 『논어』의 고주와 금주를 망라하여 좋은 견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