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의 선택
"따라가면 저절로 문리가 트인다"
최근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병기가 논란이다. 한자병기는 오래된 문제다. 찬성, 반대가 명확하게 갈리는 데다, 각자 펼치는 근거와 주장도 새롭지 않다.
그럼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양 진영이 팽팽하게 대립해서이기도 하지만) 한자가 한국/한국어 문화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어느 쪽에 서든 한자를 아는 게 한국인으로서 한국문화를 향유하는 데 중요한 일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한자는 한국어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중국어는 G2 시대를 맞아 훨훨 나는데, 중간에 자리 잡은 한문은 고전을 읽거나 연구하는 이들 사이에서만 명맥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문을 익혀 옛 글을 직접 맛보고 싶어도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선조들이 한문을 익힐 때 가장 먼저 잡았던 <계몽편>과 <동몽선습>을 바탕으로, 문법이 아니라 문장을 읽어내는 방법을 권한다.
글자를 외우거나 문법을 익히는 게 아니라, 자연스레 글을 읽어가며 문리를 틔우는 ‘오래된 지혜’를 익혀 보자. 글에 담긴 문화, 삶을 깨치는 가르침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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