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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차디찬 동토속에 움추렸던 새순들이 청록의 잎으로 피어난다. 꽃들은 활짝웃고 새들은 노래한다.길게 뻗은 숲길 따라 거닐다 만나는 청설모 한쌍의 새봄 맞이 희롱이 불청객의 걸음을 아랑곳 하지 않는다,
짝 찾아 길게 우짖는 장끼의 " 커엉 "한소리가 길게 메아리지는 사이로 까투리 한마리 숲사이로 높이 날아오른다. 한걸음 또 한걸음 내딛는 걸음마다 가슴에 부딪는 봄 숲소리가 마음 몸에 가득 고인 세상사 풍진을 다 휩쓸어가는 느낌이다,
새삼 옛사람의 시 한구절 소리 높여 읆조리니 어느새 머리위에 똬리를 틀어 짓누르던 갖가지 욕념들이 깊은 숲고랑에 곤두박질 친다. 아하 이삶을 얻었음이 이리도 좋은걸 다시 알겠다.
시비열래신권[是非閱來身倦] 시비를 겪고 나니 몸은 지쳤고
영욕견후심공 [榮辱遣後心空] 영욕을 겪고나니 마음은 텅비었네
폐호무인청야[閉戶無人靑夜] 사람없는 맑은밤 문을 닫고 누으니
와청계상송풍[臥聽溪上松風] 저 계곡에서 들려오는 솔바람 소리
[홍세태(洪世泰:1653(효종4)~1725(영조1))偶吟: 그냥 읊어 보다)
홍세태(洪世泰:1653(효종4)~1725(영조1))은 이문학관(吏文學官) ·승문원 제술관을 거쳐 울산감목관을 지냈으며, 경사(經史)에 밝고 시(詩)에 능하여 김창협 · 김창흡 등과 수창(酬唱)하여 그들의 칭송을 받았다. 그는 통신사(通信使)를 따라 일본에 갔을 때 여러 사람들이 그의 시묵(詩墨)을 얻어 가보(家寶)처럼 간직하였으며, 청나라 사신이 와서 조선의 시를 보고자 할 때 좌의정 최석정의 추천으로 시를 지어 보였다. 저서로는 해동유주(海東遺珠), 유하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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