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곁에 가는 가을 길 / 글바라기 9월의 바람들이 들창곁에 붙어서 해저물녘 길들을 불러 들입니다 소솔한 바람 한자락 구릿빛 볼을 훑고 스쳐 잎사귀 한잎으로 사라져 버리는 그런 밀물같고 파도 같은 바람들 파아란 하늘은 사랑의 이름 새하얀 솜털구름은 이름표 농익은 벼이삭은 그리움의 이정표 바람이 툭툭 떨구고간 그늘마다 9월의 꽃들 희게 만개하여 9월을 가득 채우고 들판을 가득채우고 바람이 바람을 불러와 그 바람 사랑의 풍랑일던 바다곁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