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의 품은 넉넉했다. 4일 오후 3시10분 지리산 노고단 고개. 불교환경연대 수경 스님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문규현 신부는 ‘사람과 생명, 평화의 길을 찾는 순례’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딱”하고 죽비소리가 나자, 양 무릎을 꿇고 팔꿈치를 펴 엎드린 뒤 이마를 땅에 붙이는 오체투지 방식으로 첫걸음을 뗐다. 오체투지는 중생이 빠지기 쉬운 교만을 떨쳐버리고 어리석음을 참회하는 불교의 예법이다. “독단과 독선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져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자신을 낮은 마음으로 돌아보고 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길”엔 100여 명이 동행했다. 오체투지 순례는 지리산을 거쳐 계룡산까지 200여 ㎞를 59일 동안 이어간다. 정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