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란의 선택은 '美반대' 하메네이 차남…'항전' 강경노선 이어갈듯
  • 편집국
  • 등록 2026-03-09 07:40:22

기사수정

이란의 선택은 '美반대' 하메네이 차남…'항전' 강경노선 이어갈듯


군부와 밀접한 모즈타바 최고지도자로 내세워 전쟁 위기 돌파 의도


세습 무릅쓴 고육책…세습·종교적 자격 비판 '꼬리표' 떼기 어려울 듯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파 하메네이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파 하메네이 [타스님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을 최고지도자(라흐바르)로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선출된 것은 나라의 존립을 건 전쟁 중이라는 비상상황을 헤쳐 나가야 할 이란의 고육책으로 보인다.


현재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신정체제(벨라야테 파키, 이슬람법학자에 의한 신정통치)가 팔레비 세습왕정에 대한 국민적 저항에 힘입었다는 점에서 '세습'이라는 모순을 감내해야 할 만큼 이란이 급박한 처지라는 현실을 방증한다.


전쟁이 시작하자마자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폭사한 뒤 전쟁을 치르는 구심점은 이슬람혁명수비대를 위시한 군부다.


모즈타바는 지난 20년간 혁명수비대와 긴밀한 관계를 구축한 만큼 노쇠한 고위 성직자보다는 그가 군통수권자이기도 한 최고지도자 자리에 적합한 것으로 전문가회의의 의견이 모인 것으로 보인다.


혁명수비대가 최고지도자 선출 기구인 전문가회의에 물밑에서 모즈타바의 선출을 압박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혁명수비대로서도 군과 거리가 있는 최고지도자보다는 자신들과 오랜 기간 관계를 맺은 모즈타바가 최고 권력자가 되는 쪽이 전시뿐 아니라 전후에도 '안전'하다고 계산했을 수 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자연사가 아니었고, '적에 의해 순교'했다고 이란 내부에서 규정하면서 세습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순교자의 아들이 최고지도자로서 대미 항전을 이끈다는 상징성은 이란 보수 강경파의 핵심인 혁명수비대와 바시즈민병대의 결속을 유지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혁 한국외대 페르시아어·이란학과 교수는 9일 "이번 선출을 단순한 권력 세습으로 해석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본다"며 "하메네이의 죽음이 단순한 지도자 교체가 아니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의한 '순교'로 부각하고 그 아들의 승계는 순교자 정신의 계승이라는 상징성을 부여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왕조적 세습'이 아니라 극도의 안보 위기 국면에서 내부 결속을 최대화하기 위한 '정치적 선택'으로 보인다"고 해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란의 차기 최고지도자로서 모즈타바를 거부한 점도 이번 결정을 촉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하메네이의 아들(모즈타바)은 경량급"이라고 폄하하고 "하메네이의 아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이란에 조화와 평화를 가져올 사람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란이 모즈타바를 최고지도자로 선출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굴복한 것처럼 비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적이 싫어하는 사람을 최고지도자로 내세울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모즈타바를 새 최고지도자로 하는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한 저항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이번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진을 들고 있는 지지자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진을 들고 있는 지지자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전쟁이라는 비상상황이긴 하지만 세습이라는 '오명'은 그를 꼬리표처럼 계속 따라다닐 전망이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에 대항해 전쟁을 벌이는 이란에선 7세기 수니파 세습 왕정에 맞서 장렬히 순교한 이맘 후세인의 서사가 겹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맘 후세인은 지도자 선출 권한을 공동체가 아닌 사적 승계로 전락시킨 우마이야 왕조의 야즈드 1세와 맞서 싸우다 전사했다. 1979년 이슬람혁명 때 혁명세력은 '야즈드와 같은 팔레비에 맞서 이맘 후세인처럼 싸운다'고 자부했을 정도다.


시아파는 종교적 지도자의 혈통에 의한 계승을 신봉하지만 이는 정치적 권력의 세습이 아니라 영적 가문의 신성한 연속성을 의미할 뿐이다.


이처럼 시아파가 가장 숭모하는 이맘 후세인의 '순결한 피'를 건국 정신으로 삼는 이란 이슬람공화국에서 이번 최고지도자 세습은 세습 왕정에 살해된 이맘 후세인에 대한 위배로 비판받을 수 있다.


하메네이 가문의 2대에 걸친 통치로 공화국이라는 이념도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1989년 1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사후에도 그의 아들을 후계자로 추대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세습이 체제 정통성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란의 이슬람 신정체제가 높은 지식과 신실함, 고결함을 갖춘 이슬람 법학자에 의한 통치라는 점에서 모즈타바의 종교적 자격 시비가 정통성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버지 하메네이 역시 시아파의 최고위 권위자(마르자에 타클리드) 신분이 아니어서 헌법을 급하게 바꾸고 그를 아야톨라로 승격한 뒤 최고지도자로 선출했었다.


명확히 공개된 적은 없지만 모즈타바는 중급 법학자인 호자톨레슬람으로 알려졌다. 하메네이가 종교적 귄위의 취약점을 최고지도자실과 혁명수비대의 밀착으로 메웠던 전례를 모즈타바도 답습할 수 있다.


이란 국영언론은 선출 소식을 전하면서 그를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라고 칭했다.


또 모즈타바 선출이 전문가회의를 구성하는 종교계 권위자의 숙의의 결과라기보다는 군부의 입김에 의한 결정이라고 평가받는 만큼 이란이 향후 종교국가가 아닌 군부 통치 색채가 더 짙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김유미 연무읍장 "존중[尊重]과 경청[敬聽]의 자세로 주민 섬긴다 , "연무읍 논산의 관문답게 가꿀것 , ..". 지난  4월  윤기암  전 읍장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연무읍장에 전격 발탁된  김유미  [56]사무관이  논산시 읍.면지역 중  인구수로나  면적이  가장 큰  연무읍  63개  마을 탐방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무읍 태생의  고향면장을 ...
  2. 서원 논산시의회 전의장" 같은당 소속 국회의원 향해 지역구 현안 외면 당내 계파정치 행동대장? 직격 [ 이런때도 있었는데.......
  3. 논산시 취암동 금호고속 건너편 "전주콩나물국밥집 " 5,000원 으로 맛진 한끼 ! 김태음 전 지사도 엄지척 ! 논산시  취암동  금호고속  건너편애  위치한  "전주콩나물국밥집 " 제법 넓직한  식당내부는  청결한 가운데서도  이른아침부터  늦은 시간 까지  늘상 붐빈다, 십수년재  같은 장소에서  성업중인  이 식당의  단골메뉴는  " 단연  콩나물국밥 "  인기쨩이다,황태국밥 ,콩국수&...
  4. 충남선관위, 선거법 위반 혐의 논산시 공무원 검찰 고발,축우회회원들에 '오인환시장 만듭시다' 문자 전송 충남선관위, 선거법 위반 혐의 논산시 공무원 검찰 고발축우회회원들에 '오인환시장 만듭시다' 문자 전송충남선거관리위원회 전경충남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오인환 논산시장 후보를 지지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논산시청 소속 공무원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23일 아시아...
  5. 논산시 의정동우회 10대의회에 강경 사법청사 신축 ,황산벌전적지 위령비 건립 추진해달라 ,,이건창 의… 제10대 논산시의회가  개원한지 한달여만에  역대 논산시의회  의원들의  친목모임인  논산시의정동우회[ 회장  서평석 [1-2대의원 ] 회원들을  의회로 초치  간담회를 갖고  시정전반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역대  의회 중  선대 의원들에  대한  발빠른  예우...
  6. 논산시 포도수출작목반 김동준 대표 내년 상뭘 농협 조합장 선거 네번째 도전 할까? 상월농협 김동준 [63] 전 이사가 내년 3월에 실시되는 전국 지역농협조합장선거에서 상월 농협 조합장 선거에 재도전 입장을 분명히 했다,지난번 선거에서 자웅을 겨뤘던 일곱명의 후보 중 현 임덕순 조합장을 상대로 선전, 의미 있는 득표로 주목을 받아온 김동준 전 이사는 지난 주 굿모닝논산 김용훈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선거에서 ..
  7. 논산 출신 유흥식 추기경, 韓총리 만나 "교황도 한반도 평화에 깊은 관심" 유흥식 추기경, 韓총리 만나 "교황도 한반도 평화에 깊은 관심"韓총리 "한반도 평화와 우리 사회 갈등 치유 계속 지원해달라"(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한성숙 국무총리는 1일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을 공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고 총리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한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