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첫 날에 / 안미숙
‘사랑아, 그대를 일으켜라’
추사체로 옮겨 놓았던 이 제목의 한 줄로 뿌리 깊은 거목으로 성장하기 까지 눈꽃 세상으로 펼쳐진 여백에서 보이는 오천 년 역사와 함께 흘러온 강물의 붉은 부리가 있었다
삶의 어깨를 꿈으로 다독이며 머리를 감아올린 저녁의 불꽃으로 그대를 찾아가는 길 하늘 가까이 있다는 것을 느꼈을 때
두 손 모아 비워내는 여백은 강물을 건너온 사랑으로 일으키고 싶은 한 줄의 제목에서 붉은 부리로 솟아오르는
핏줄이 불거지는 추사체로 그어내리는 오천 년 역사의 흐름으로 전해오는 길 먹빛 같은 어둠을 포용하며 사랑의 깊은 곳으로 끝없이 뿌리내리고 있었다
조금씩 수묵화처럼 드러나는 그대 삶의 어깨 아파오는 뼈마디마다 한숨으로 새어나오는 실금 같은 가지들 뿌리로 깊어진 한그루 거목이었다
여백의 모서리 푸르게 깨어나는 바다로 일렁이는 사랑의 깊은 곳에서 2007년 동 트는 아침 오, 희망으로 밝아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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