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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손대현(한양대 관광학부 교수·한국슬로시티본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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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9-04-20 23: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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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하고 변화무쌍한 세계일수록 마음의 평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마음의 평안을 찾는 시장을 위해 오늘날의 신문이나 뉴스와 같은 미디어의 역할도 바뀌어야 하고 또 우리는 여전히 땅을 갈아야 하므로 농업사회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사라졌어도 안 될 것이다.

가족은 감성과 결부되어 있으므로 마음의 평안을 위한 가정이나 안인산업(安人産業)으로써의 관광의 역할은 더욱 중요할 것이다. 물질의 풍요가 곧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관광이나 entertainment(이하 en)산업의 지향점은 감성시대를 맞아 다정다감하고 친절하고 부드러운 자본주의, 즉 신자본주의를 추구하는데 있다.

80~90년대는 “내 물건을 갖고 싶어 하는 시대”였다면 다음 10년은 “더 기분 좋고 더 섹시하며 더 많은 정보를 얻고 더 나은 음식을 먹고 스트레스는 덜 받고 사는 즐거움에 점점 더 많은 돈을 쓰는 시대”가 될 것이다

. 혹자는 관광 비즈니스는 인간의 감성이 결정하는 것이지 숫자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 이 업은 특히 인간의 심리를 과학화해 나가려고 하는 비즈니스이다.

이 과학화를 위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적절한 공존이 필요하다. 아날로그는 구식이고 올드 미디어이고 디지털은 신식이고 뉴 미디어이며 더 고급으로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네트워크의 접촉을 통한 변화, 즉 접변의 시대에 디지털이 가져 올 좋은 세상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찾되 아날로그적 인간주의가 피어나게 해야 한다.

디지털적인 명확함과 아날로그적 여유를 즐기는 것이 조화로운 것이다. 최근에 주목을 받는 슬로시티의 정신도 그 빠름과 느림의 조화를 중시한다. 장차 이 같은 시대의 추세를 읽는 자만이 미래의 승자가 될 것이다.

지금은 콘텐츠(contents)의 전쟁시대라 부른다. 콘텐츠란 각종 미디어에 들어간 정보 내용을 일컫는데 그 정보란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해 유통하는 각종 자료 또는 지식의 집합이라 정의된다

. 관광과 en산업의 본질은 창의성 + 콘텐츠이다. 콘텐츠, 즉 소비자가 찾는 진정한 정보 내용이 무엇인가를 꿰뚫어야 한다. 콘텐츠는 HW와 SW를 빛나게 하는 실체인데 그 빛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관광객에게 소구력이 있는 콘텐츠란 재미 + 스토리텔링( 의미 ) + 미적 감각 등의 “매력”이 본질이요 생명이다.

이 매력이 빛이다. 지금은 대박을 친 블록버스트 대장금과 겨울연가와 같은 킬러콘텐츠( killer contents )를 대망 하는 시대이다.

그리고 새로움, 신기성과 같은 창의성에 대해 대중들은 쉽게 ‘싫증’을 내는 변덕스러움이 가장 큰 숙제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엔터테이닝성( entertaining )을 지녀야 하는데 그 이유는 재미있는 콘텐츠가 잘 팔리기 때문이다.

멀티미디어는 어디까지나 미디어수단 또는 경로에 지나지 않으며 중요한 것은 내용, 즉 알맹이이다. 모든 산업에 대변혁을 몰고 온 멀티미디어는 ‘방아쇠’라고 한다면 콘텐츠는 마케팅 전쟁에서 ‘실탄’과도 같다.

현대 소비 경쟁 시대의 최대 관건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면 ‘contents war’라 할 수 있다. 관광콘텐츠는 고객을 끄는 힘 콘텐츠, 즉 문자, 음성, 영상 등 미디어를 통하여 어떻게 하면 고객을 즐겁게 하고, 웃기게 하며, 고객의 흥미를 끌고, 고객에게 정보 제공 등이 재미, 스토리텔링, 체험( 기방문자의 )의 형태로써 경제적 가치, 문화예술가치를 창출하는 실탄인 것이다. 과거는 콘텐츠의 빈곤시대라 한다면 지금은 창의적 콘텐츠의 빈곤시대라 할 수 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관광은 새로움과 콘텐츠가 본질이요 생명인데 이 ‘새로움’에 대해 대중들은 쉽게 ‘싫증’을 내는 변덕스러움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 몸 길이 2~3mm, 10일도 못사는 ‘초파리’는 끊임없는 진화로 도태되지 않고 생존하고 있다. 비즈니스 세계에 발을 디뎌본 이라면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누른다는 정글의 법칙, 승자가 모든 이익을 취한다는 게임의 법칙, 생과 사의 운명이 갈린다는 전쟁의 법칙 등이 지배하고 있음을 잘 알 것이다.

제품의 기획→제조→마케팅→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을 클락스피드(컴퓨터 용어로 처리속도clock speed)로 , 그리고 이 진행과정을 감독, 디자인 하는 것을 ‘공급사슬망설계(SCD: supply chain design)’라 한다.

초파리 같은 기업의 생존을 연장시켜 주는 것은 SCD에 달렸다. 전 세계의 클락속도 진화속도가 매우 빨라짐에 따라 지배기간은 더욱 짧아지므로 기업의 초핵심역량의 해법은 SCD이고 관광콘텐츠의 프로바이더(providers)가 SCD이다. IBM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인텔’지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였다.

‘반지의 제왕’이 3년에 걸쳐 완성되어 3년 동안 관객에게 선보였지만 디지털 기술이 없었더라면 제작 기간은 아마도 10년 이상 늘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과거 10년의 클락속도를 가진 영화산업이 3년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산업의 진화속도의 단축은 관광, 자동차, 대학에서도 고속화가 일어나는데 이는 바로 현대 소비자의 싫증과 유관한 것이다.

자동차의 부품 수는 3만점이다. 이 제품은 항상 품질 향상과 코스트 다운이 요구되며 자동차라는 플랫폼을 둘러싸고 부품 메이커끼리의 극심한 경쟁이 전개된다. 여기서도 오디션(audition)이란 공개경쟁선발이 적용된다.

관광산업은 고도의 ‘감성상품’과 같은 감성경쟁력을 요하므로 창의성 + 콘텐츠가 생명이다. 리빙투어리즘 (living tourism)의 말대로 관광은 살아있는 생명체이다.


왜냐하면 방한 관광객의 연령층을 보면 40세까지가 전체 방문객의 60%가 넘는 젊은 층 고객이며 이들은 늘 새로움 (창의성) 을 찾으며 쉽게 싫증을 내는 매우 변덕스러운 손님이라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한다.

그러므로 창의성과 콘텐츠의 무장이 급선무이며 관광산업계는 관광콘텐츠 마인드가 어떠하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한국 관광제품에 대해 그들이 싫증을 느끼기 전에 우리는 새로운 콘텐츠 카드를 내놓아야 한다.


문화칼럼] 손대현(한양대 관광학부 교수·한국슬로시티본부 위원장)





-출처 : 대한민국 정책포털(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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