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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고철속에 친환경 혈액이 흐른다
  • 뉴스관리자
  • 등록 2008-07-03 21: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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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고철속에 친환경 혈액이 흐른다

기이하다. 그리고 신기하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철덩어리로 어떻게 예술작품을 다 만들 발상을 했을까? 빈 LPG통, 내다 버린 숟가락, 망가진 자전거 바퀴, 경운기 부속품이 변증법적으로 결합되어 탄생된 금속조각품들. 가섭산 중턱의 고즈넉한 언덕 위 숲속에 자리 잡은 금속 동물들. 멀리서 보니 영락없는 생물이다. 가까이서 보니 온갖 잡동사니들의 결합체다.


이처럼 잡동사니를 활용한 예술을 정크아트라고 한다. 정크는 우리말로 쓰레기, 폐품, 버린 것 등을 의미한다. 사람들이 쓰다가 버린 물건들이다. 이걸 수집해서 깍고, 조이고, 다듬어서 환경친화적인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그 발상이 독특하고, 그 노력이 장하고, 그 열성이 고맙다.

충청북도 음성군 음성읍 용소리의 가섭산 중턱에 자리 잡은 정크아트 갤러리.
이곳에 가면 아래 수염이 덥수룩한 중년의 예술가를 만날 수 있다. 오대호 관장. 그는 우리나라 정크아트의 창시자로서 사비를 들여 가섭산 중턱에 정크아트 갤러리란 희한한 볼거리를 만들어 냈다. 원래 기계가 전공이라는 그. 작은 회사를 운영하다가 고철을 활용한 아트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 그는 전국 각지에 정크아트를 선보이고 있는 금속조각가이자 공예가이다.



정크아트 갤러리는 입구부터가 심상찮다. 차 하나가 겨우 올라갈 수 있는 소로를 따라 한참 가다보면 어느새 나타나는 넓은 광장이 나타난다. 본 건물 가기 수 십 미터 밖에서 어서오세요라며 손짓하는 기괴한 정크들. 푸른 잎사귀 사이로 아리따운 몸매를 자랑하는 여인이 있는가 하면 앙증맞도록 귀여운 망아지도 있다. 어떤 고철은 활을 쏘기도 하고, 또 어떤 고철은 두 팔을 벌리며 절규하고 있다. 언뜻 보면 로봇 같기도 하고 또 언뜻 보면 4차원의 기계인간 같기도 한 정크아트들.


오대호 관장의 환영인사를 받으며 갤러리 안으로 들어가니 앙증맞은 새들이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다. 뷰파인더를 가까이 대니, 세상에 작은 못과 나사를 촘촘히 엮어 만든 새가 아닌가! 어떻게 저걸 다 붙였는지 그저 감탄이 나온다. 정교하면서도 귀여운 새들의 모습. 그 옆에는 못으로 온 몸을 장식한 고슴도치들이 금방이라도 공격할 듯이 몸체를 잔뜩 웅크리고 있다. 고슴도치가 분노하면 온 몸의 가시털이 사방으로 터진다고 하던데, 저 못이 사방으로 터지기라도 하면. 그만큼 정크로 만든 동물들은 정교하다. 마치 살아 있는 동물 못지않은 생동감과 활기를 지니고 있다.

마당으로 잠시 나가보니 한쪽 구석에서 열심히 작품을 만들고 있는 직원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이트로 잡고 그라인더로 갈아낸다. 용접을 하는가 하면 집게로 일일이 못들을 갖다 붙인다. 노동이다. 한마디로 힘든 노동이다. 그러나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예술을 만들기 위한 즐거운 노동이다. 노동이 즐거울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환경과 휴머니티가 조화되는 환경친화적인 문화예술을 지향하는 정크아트 갤러리. 산업문명이 남겨놓은 부산물인 산업폐기물을 예술적 표현으로 재창조한 조형예술의 향연. 우리가 무심코 버린 기계들이 인간에게 감동을 주는 예술로 탄생되는 현장이 바로 정크아트갤러리인 것이다.


현재 정크아트 갤러리에는 수 백 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매주 일요일은 휴관이라고 한다. 유치원이상 30명이 단체관람을 할 수도 있으며 갤러리를 방문하면 장크아트 작품체험과 조형예술 체험학습도 할 수 있다고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방문하면 무척 소중한 교육의 장이 될 것 같아 꼭 한번 아이들을 데리고 오고 싶은 곳이다.



21세기 최대의 화두는 단연 환경이다. 이제 인류는 자신이 생산한 폐기물의 복수를 받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은 오로지 리사이클링뿐이다. 리사이클링을 통한 순화작용이 없으면 인류는 쓰레기더미에 멸망할지도 모른다. 이런 점에서 정크아트 갤러리는 리사이클링이 무엇인지, 환경친화적인 활동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소중한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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