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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총선>이재오-이방호 낙선…'박근혜 저주'?
친박연대 "이재오-이방호 떨어졌다!" 환호
입력시간 : 2008. 04.09. 23:17
▲MB의 좌장격인 이재오(은평을)후보와 실세중 실세인 이방호(경남 사천) 후보가18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자료사진)
공천 갈등 과정에서 강력한 책임론이 제기됐던 MB의 좌장격인 이재오(은평을)후보와 실세중 실세인 이방호(경남 사천) 후보가18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18대총선 최대격전지인 서울 은평을에서 한나라당의 실세이자 이명박 대통령의 2인자로 평가받은 이재오 의원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10%포인트 가까운 격차로 패배하는 수모를 당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 막판 이 의원의 지역구인 은평 뉴타운을 전격적으로 방문하면서 힘을 실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패배해 이재오 의원의 패배는 상당히 충격적이다.
또 경남 사천에서는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47.69%, 이방호 사무총장이 47.33%를 득표율을 기록해 원내 입성에 실패했다. 두 후보는 공천에 탈락된 뒤 반발하며 무소속이나 친박연대로 출마한 인사들로부터 집중적인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박근혜계가 표적으로 지목한 두 의원이 낙선함에 따라 '박근혜의 저주'가 제대로 걸렸다는 평가다.
이재오 의원의 탈락은 일찌감치 예상됐던 것이지만 충격이 적지 않다. 정권 2인자, 한반도 대운하 전도사 등 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를 감안하면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민심의 경고장으로도 볼 만하다.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이었고 내심 차기 대권도전까지 염두에 둔 정치적 포부를 지녔던 이 의원으로서는 정치입문 최대의 위기가 찾아온 것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박근혜계와 사사건건 갈등을 일으키며 표적으로 지목되는 등 정치적 적(敵)을 만든 게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평가다.
또 공천을 좌지우지한 사무총장 이방호 의원의 패배는 이번 총선 최대의 이변으로 꼽힌다. 경남 사천은 총선 초반에는 관심권에도 없는 지역이었고 총선 막판에 격전지로 떠올랐지만 이 의원의 당선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총선 투표가 끝난 뒤 발표된 출구조사에서도 이 의원의 당선이 예상됐으나 결과는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 의원 역시 공천갈등의 주범으로 찍힌 게 결정적 패인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모임인 '박사모'가 이방호 낙선을 위해 민노당 강기갑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을 한 건 코미디 같은 일이지만 지역 표심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에 따라 이재오-이방호 빠진 한나라당의 권력관계는 총선 최대의 수혜자로 꼽히는 강재섭 대표와 정몽준 의원, 이상득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이명박계 중진그룹, 정두언 의원이 이끄는 소장파 그룹과 박근혜 전 대표의 경쟁 구조로 압축됐다. 특히 박근혜계는 두 사람의 탈락을 '잘못된 공천'에 대한 '민의의 심판'으로 부각시킬 수 있는 충분한 소재여서 향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총선에서 이방호(경남 사천)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낙선한데 이어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도 떨어질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친박연대 관계자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총선 개표 방송에서 이 총장과 이 의원이 낙선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친박연대 당사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졌다.
송영선 친박연대 대변인을 비롯한 당 관계자 수십명은"이재오 떨어졌다, 속이 시원하다"를 연발했다. 지난달 23일 이규택 친박연대 공동대표는"총선 후 한나라당에 들어와서 이방호와 이재오를 내쫓겠다"고 선포했다.
지난 7일에는 홍사덕 친박연대 선대위원장이 "세 사람(이재오, 이방호, 강재섭)이 문을 가로 막고 있으면 집어던지고 문을 치고서라도 들어가겠다"고도 말했다.[시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