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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내음 따라 초연당에 머물다,
  • 뉴스관리자
  • 등록 2008-02-25 0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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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만 해도 잔뜩 심술을 부리는 꽃샘 바람에 한껏 웅크려든 마음으론 가까운 숲속길 산책도 망서려 지더니만 모처럼의 휴일 아침부터 저먼 남쪽의 어디에선가 불어왔는지 살랑거리는 미풍이 어디론가 길을 나서라고 재촉한다,

저멀리 노성산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긴긴 겨울 찬바람에 담궈졌던 산하 어딘가에 동토를 깨고 새돋는 숨소리 하나 있으려니 하는 맘으로 노성산을 찾아나섰다, 노성사람들이 뜻을 모아 조성했다는 노성애향탑 주차장에 이르니 봄을 반기는 이들이 타고온 차량들로 주차장이 빼꼭하다,

한참을 오르는 데 사람마음들은 다같은가,,,가족들과 함께온이,혼자 열심히 뛰듯 걷는이,,,노성산을 오르는 산책로에 제법 많은 사람들이 오고간다,

이마에 송긋 땀이 배어난다,골짜기 숲을 뒤져 중턱에 오르도록 꽃샘바람 시샘때문인가 나무 가지마다 아직은 새순내놓기를 주저하고 있는듯 겨울나무 에 다름아닌 모습들이다,

하긴 봄이 봄처럼 여겨질 춘삼월은 아직도 먼데 미풍 한웅큼에 성급한 봄마중을 나왔나 보다,

그래도 산에 오르니 청신한 솔숲소리 쏴아,,,하고 온몸에 부딪쳐오니 오랜만의 숲속 산책이 마음을 넉넉하게 만든다,
차를 몰아 오던길을 돌아나오는데 윤증고택 바로 옆에 두어해 전에 들어섰다는 찻집간판이 눈에 띈다,

초연당[超然堂],,,,,
누가 무슨뜻으로 초연당이라는 이름을 써서 찻집을 냈을까?
풍진세상 시름이며 울울을 털어내고 유유자적을 꿈꾸는 누군가의 탈속의 고민이 한자락 깔린듯만 싶은 이름이지싶다, 문을 밀치고 찻집에 들어 섰다,

여늬찻집 풍경과는 좀다르다,입구의 우측에 수백권은 족히 됨직한 갖가지 책들이 가지런히 정돈돼 있고 좌측엔 쥔장이지 싶은 사십중반의 남자가 손님을 반겨맞는다,

그런대로 쉼직한 마음이 든다,황토벽에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실내분위기에서 정스런 주인남자의 마음이 느껴지는것같다,좌측엔 윤증 고택 ,우측엔 공자님 영정을 모신 노성궐리사가 한눈에 들어오고 ,,,어느새 주인남자가 틀어놓은듯 실내엔 기분좋은 선율이 울러 퍼진다,

구절초 차를 시켰다, 꽃송이가 가득담긴 유리다기를 데우는 촛불이 앙증맞게 나폴대며 차향을 익힌다,
어떻게 이런곳에 찻집을 내셨소?
그저 살다보니 그리됐습니다,,,두딸아이 를 시골애서 가르치고 싶어서요,,,
말을 듣고 보니 충남대학에서 출판과장을 역임했다는 쥔장,평소 친분이 있다는 윤증가의 종손하고 막역지우인듯 친구도 좋고 주위 풍광도 좋아서 삼년전에 거주지를 아예 이리로 옮겨왔다고 말한다,

손님은 많아요,,,?
아직요,,가끔 노성산이나 윤증고택을 찾는이들이 더러 들리기는 하지만 수익성은 거의 없는편이지요...그런데 오늘은 여러분이 들리시네요,,,

그렇게 말을 주고 받는 사이에도 윤증가를 찾은 방문객으로 보이는 길손들 두어팀이 찻집을 들어선다,

구절초차를 자그마한 찻잔에 부어 마시기를 서너번. 그래도 아직 다기엔 두어잔 분량이 남아있다,거기다 주인이 조그만 접시에 가득 담아다준 토종해바라기 씨앗 까먹는 재미도 제법 이다,

아직 연부역강한 나이에 훨훨 세속의 일손을 털고 자신의 취향따라 고택의 풍경소리 찾아 나선 주인장의 온화한 얼굴속에서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사람멋이 느껴진다,

다시올께요,,,길을 나서는데 수백년은 족히 됐을 윤증가의 연못에 슬몃 봄안개가 피어오른다
초연당[超然堂],,,,초연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한번 쯤 들려볼만한 찻집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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