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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우리가 어떻게 공기를 사고팔 수 있단 말인가? 대지의 따뜻함을 어떻게 사고판단 말인가?"
"우리가 어떻게 공기를 사고팔 수 있단 말인가? 대지의 따뜻함을 어떻게 사고판단 말인가? 부드러운 공기와 재잘거리는 시냇물을 우리가 어떻게 소유할 수 있으며, 또한 소유하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사고팔 수 있는가? 햇살 속에 반짝이는 소나무들, 모래사장, 검은 숲에 걸린 안개, 눈길 닿는 모든 곳, 잉잉대는 꿀벌 한 마리까지도 우리의 기억과 가슴속에서는 모두가 신성한 것들이다. 그것들은 우리 얼굴 붉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고스란히 살아 있다. 우리는 대지의 일부분이며, 대지는 우리의 일부분이다……."
'인디언 연설문' 중에서 가장 유명한 시애틀 추장의 연설이다. 이 연설은 미국 땅을 점령한 백인들이 그곳에 살던 원주민들을 강요된 보호구역으로 밀어 넣기 위해 시애틀의 '퓨젓 사운드'에 도착했을 때 행해진 것으로, 세계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짐작케 해준다. 그들에게 세계/자연이란 사고 팔거나 혹은 소유하는 대상이 아닌 함께 하는 존재였다. 시인 류시화씨의 이번 책에는 인디언 추장들의 이러한 연설문 41편과 저자 해설과 어록 그리고 100여 점의 사진 등이 실려 있는데, 그들의 연설은 매우 단순한 반면 호소력 또한 강하다. 모두 몇 백년 전의 글들이지만 오히려 오늘날에 더욱 절실한 말들이기도 하다.
저자가 15년 동안 매년 미국으로 날아가 도서관에 잠자고 있던 수백 점의 자료를 뒤져가며 완성한 920페이지라는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은 인디언의 역사책이자 '대지는 곧 어머니'라는 그들의 믿음체계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늘날, 대지를 갈아엎은 오만한 문명들에 내쫓겨 그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은 꽤 씁쓸하게 다가온다.
『지구별 여행자』 : 아 유 해피? 노 프러블럼
시인과 구도자의 모습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류시화. 이 책은 그의 15년에 걸친 인도여행에 대한 기록이다. 책 하나 하나의 구절들에는 그가 꿈꿔왔던 자유의 본질, 그리고 깨달음에 관한 사색과 명상들이 가득하다. 그렇다고 그가 일반인들이 평생 만나보기 힘들 거창한 사람들과 유적지들을 돌아다닌 것은 아니다. 도망간 새를 기다리는 새점 치는 남자, 닭의 머리에 색을 칠해 희귀조로 팔려던 남자, 시를 좋아하는 강도 두목 등이다. 작가에게 그들은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의 '원형적 모델'이다.
'신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시작되는 책은 "아 유 해피?"로 끝난다. '신'은 이상향의 세계를 뜻하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마치 주문처럼 '노 프러블럼'을 외치며 그들의 이상향을 만들어냈다. 자칭 '현대'를 살아간다는 우리들에게는 실소를 자아내는 일화들이 많지만, 그냥 흘려버리기엔 너무 무거운, 삶이 뭘까 궁금 그대에게 좋은 책.
저자 및 역자 소개
저 : 류시화
시인이자 명상가. 경희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된 바 있다. 1980~1982년까지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했으나 1983~1990년에는 창작 활동을 중단하고 구도의 길을 떠났다. 이 기간 동안 명상서적 번역 작업을 했다. 이때 『성자가 된 청소부』,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티벳 사자의 서』, 『장자, 도를 말하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등 명상과 인간의식 진화에 대한 주요 서적 40여 권을 번역하였다.
1988년 '요가난다 명상센터' 등 미국 캘리포니아의 여러 명상센터를 체험하고, 『성자가 된 청소부』의 저자 바바 하리 다스와 만나게 된다. 1988년부터 열 차례에 걸쳐 인도를 여행하며, 라즈니쉬 명상센터에서 생활해왔다.
일상 언어들을 사용해 신비한 세계를 빚어낸다는 그의 시는 걸림없이 마음에 걸어들어오면서 결코 쉽고 가볍게 치부할 수 없는 무게로 삶을 잡아낸다. 그의 대표작인『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에서는 한층 깊어진 눈빛을 지닌 시세계가 곱씹히고 곱씹힌다. 류시화는 가타 명상센터, 제주도 서귀포 등에서 지내며 네팔, 티벳, 스리랑카, 인도 등을 여행하며 그가 꿈꿔왔던 자유의 본질 그리고 꺠달음에 관한 사색과 명상들이 가득한 산문집을 내기도 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실소를 자아내는 일화들 속에서, 그렇지만 그냥 흘려버리기엔 너무 무거운 이야기로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가르침을 전해준다.
시집으로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과 산문집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인도 여행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