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 여성 지도자와 환담회…영부인 백화원 행사 ‘파격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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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희 북 여성계 대표 “집안 경사로 가족 모인 느낌”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방문 중인 권양숙 여사는 2일 “서울을 떠나 평양에 오는 동안 추수하기 전 들녘을 보면서 서울과 평양이 다르지 않고 참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번 방문으로 정상 두 분에게 의미있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권 여사는 이날 오후 3시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서 박순희 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류미영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등 북한 여성 지도자 11명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우리 모임도 남북정상회담 성과에 작은 도움이나마 됐으면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환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권 여사, 영부인 최초 백화원 영빈관서 행사 주최
대통령 부인이 백화원 영빈관에서 행사를 주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 때도 당시 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북측 여성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지만 그날 행사는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렸다. 이와 관련 북측 행사 관계자는 “영부인 행사를 위해 백화원 회의장소를 빌려 주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매우 파격적인 대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북측 여성지도자 대표인 박순희 위원장은 권 여사에게 “이렇게 마주앉아 있으니 시집을 갔다 오랜만에 만난 듯한 느낌도 들고 집안에 경사가 생겨서 모여 앉아 있는 것 같기도 하다”면서 “통일의 마음을 안고 좋은 계절에 평양을 방문한 권 여사와 남측의 여러 여성 인사들과 만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고, 전체 북녘 여성들의 따뜻한 동포애적인 인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북 여성리더들 “권 여사와 남한 여성대표 열렬히 환영”
박순희 위원장과 류미영 위원장은 남한의 국회격인 최고인민회의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인 북측 고위 여성 인사다. 이외에 홍선옥 조선여성협회 회장, 최금춘 김일성종합대학 교수, 장금숙 모란피복공장 지배인, 허덕복 평양시 농업근로자연맹 위원장, 김혜련 고려의학과학원 소장, 리명순 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위원회 과장, 김영희 조선여성협회 위원, 오선화 인민대학습당 처장, 강선미 김일성종합대학 학생 등이 북측 여성 대표로 참석했다.
남측에서는 정현백 여성단체연합 대표, 김화중 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김홍남 중앙박물관장, 김정수 청와대 2부속실장, 최경희 교육문화비서관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행사는 당초 40여 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25분 가량 더 길어져 오후 4시를 넘겨 끝났다.
백화원은 평양 대성구역에 위치한 북한의 대표적인 국빈 숙소로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 가네마루 신 일본 부총리, 1998년 북한을 방문한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이 곳에 머물렀다. 2000년 제1차 남북 정상회담 때도 김 전 대통령 내외의 숙소로 이용됐다.
백화원은 건물 뒤편으로 울창한 숲이 있고 앞에는 대동강을 끌어와 만든 대형 인공호수가 있어 아름다운 조경으로 유명하다. 백가지 꽃이 피어 있다고 해서 이름이 백화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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