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연합시론] 총선 이후 산적한 과제들…통합·합심이 우선이다
  • 편집국
  • 등록 2024-04-10 16:12:03

기사수정

[연합시론] 총선 이후 산적한 과제들…통합·합심이 우선이다


투표행렬투표행렬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전초등학교에 설치된 잠실본동 제4,5,6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줄지어 서 있다. 2024.4.10 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4·10 총선 레이스가 10일 본투표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역대 선거들도 막판이 다가오면서 비방전으로 흐른 경향이 있었지만, 22대 총선만큼 네거티브로 점철된 선거는 별로 없었다. 누가 승리하든 후유증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 4년 거대 양당의 강대강 대치와 진영 논리 강화로 대결의 전장, 갈등의 발원지가 되다시피 한 여의도 정치권의 모습이 총선 이후라고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되진 않는다.


총선이 남긴 상처들이 적지 않다. 혐오를 부추기는 독설, 지지층만을 겨냥한 팬덤과 꼼수가 판친 퇴행적 선거판이었다. 상대를 악마화하고 자극적 발언이 난무한 전형적인 네거티브 선거전이 만들어 낸 상흔은 깊을 수밖에 없다. 상대를 존중하고 다른 의견을 경청하며 합리적 해법을 모색하는 정치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그러려면 조속히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그러나 이 역시 낙관하기 어렵다.


표심만 염두에 둔 정치가 편가르기를 조장하면서 이번 총선 과정에서 국민 분열이 더욱 심각해진 것은 특히 우려된다. '검투사 정치'가 양극화된 한국 총선을 지배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올 정도였다. 상대에 대한 증오를 동력으로 삼은 선거 운동은 정치적 이념과 지지 성향에 따라 국민을 쪼개놨다. 다시 국력을 한데 모으는 일이 절실하다. 책임 있는 정당으로서 총선 후 국민 통합 행보에 우선 발 벗고 나서주길 각 정당에 촉구한다.


여야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내놓은 '아니면 말고식 공약(空約)'의 옥석을 가려 총선 후 필요한 사업들은 제대로 추진하는 일도 중요하다. 정책의 일관성이나 정합성 없이 무차별적으로 제기된 선거철 의제들을 총선 후 모두 이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재정 여건을 감안한다면 여야가 내놓은 공약과 그동안 정부 민생토론회에서 나온 정책들을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는 작업이 불가피하다. 국민에 이로운 상대 당의 좋은 공약은 당을 떠나 여야가 함께 추진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국민의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먹고사는 문제다. 이는 이번 선거에서도 쟁점이 됐다. 한국 경제는 금리·물가·환율이 모두 높은 3고(高) 속에 거시 경제와 민생 경기 모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선거가 끝난 만큼 이제 정치와 이념의 틀에서 벗어나 실용주의적 입장에서 경제 문제를 챙기는 데 집중해야 한다. 저출산 극복과 고령사회 대응, 당면한 의료 개혁 문제를 비롯해 노동·연금·교육 개혁 등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을 위해 초당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들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결국 변화의 추동력은 국민으로부터 출발한다. 극단적 적대감에 똘똘 뭉쳐 누군가 피를 흘릴 때까지 싸움을 끝내지 않는 '검투사 정치'부터 종식하지 않으면 국가적 과제를 풀기 위한 첫걸음조차 제대로 떼기 어렵다. 정치를 각성시키고 정치권의 성찰과 변화를 국민이 지속해 압박해 나가야 한다. 총선 이후 정치권, 정부, 국민이 함께 뜻을 모아 나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끝)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계룡시, 국립국악원 ‘세계가 인정한 우리 음악과 춤’ 성료 계룡시, 국립국악원 ‘세계가 인정한 우리 음악과 춤’ 성료계룡시(시장 이응우)는 지난 18일 계룡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세계가 인정한 우리 음악과 춤’ 공연을 성료했다. 이번 공연은 궁중예술에서 민간예술까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작품 공연을 통해 우리문화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냈다는 평을 받았다. ...
  2. 논산 수해복구에 '구슬땀'…피해 큰 곳부터 자원봉사자 투입 논산 수해복구에 '구슬땀'…피해 큰 곳부터 자원봉사자 투입(논산=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지난 10일 중부지방 폭우로 광범위한 피해를 본 충남 논산시가 복구작업에 전념하고 있다.논산시는 12일 각 읍면동 사무소를 중심으로 호우 피해 조사를 실시하면서, 자원봉사 인력을 투입해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시는 이날 육...
  3. 백성현 논산시장, “매년 반복되는 상습 침수 피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 시급” 백성현 논산시장, 농림축산식품부에“상습침수구역 농업생산기반시설 개선 및 확충 지원”요청백성현 논산시장, “매년 반복되는 상습 침수 피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 시급” 백성현 논산시장이 농림축산식품부 강형섭 기획조정실장에 “매년 반복되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관내 수리시설을 확충하고 개선하는 것이 최우.
  4. 2천㎞ 날아온 후티 드론…이스라엘, 6분간 추적하고도 격추 못해 2천㎞ 날아온 후티 드론…이스라엘, 6분간 추적하고도 격추 못해이집트 영공으로 우회해 지중해 방면서 저고도로 진입한 듯(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의 심장부 텔아비브를 공격한 예멘 후티 반군의 무인기(드론)가 2천㎞ 넘는 거리를 날아와 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
  5. 논산시, 600억원 규모 충청남도 지역균형발전사업 선정 논산시, 600억원 규모 충청남도 지역균형발전사업 선정  논산시(시장 백성현)가 국방군수산업도시 조성 등 민선8기 핵심사업비를 확보하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충청남도의 ‘제2단계 제2기 지역균형발전사업 공모’에서 3개 사업이 선정되어 총 사업비 600억원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3개 사업은 도 제안사업...
  6. 기고"]선거의 무게 참으로 무겁습니다." "선거의 무게 참으로 무겁습니다.  민주주의는 참으로 다양한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먼저 민주주의 하면 국민의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는 정치체제를 의미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선거에 의한 정치 권력의 교체가 가능한 것을 말합니다.  민주주의는 그 말이 너무나 좋기 때문에 사실 많이 왜곡하여 사용하여 있고 민주적이지 못한 .
  7. " 다산논어"다산 정약용 선생이 논어를 번역하다, 『다산 논어』는 다산 정약용(1762~1836)이 1813년 완성한 『논어고금주』에 바탕하여 『논어』를 번역, 해설한 것이다. 『논어고금주』는 『논어』에 대한 다산의 주석서로 『논어』를 공자의 원의에 맞게 읽는다는 기획으로 집필되었다. 그 이름이 『논어고금주』인 것은 다산이 이 주석서에서 『논어』의 고주와 금주를 망라하여 좋은 견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