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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 신동아 인터뷰서 “응축된 사회 불만이 탄생시킨 괴물 이재명”
  • 편집국
  • 등록 2024-03-02 10:00:53
  • 수정 2024-03-02 1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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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14일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신동아’와 인터뷰하면서 “민의를 그대로 따르기만 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고 말했다.

 



윤희숙 “응축된 사회 불만이 탄생시킨 괴물 이재명”



“과거의 단물을 빨아먹는 데 익숙한 민주당 정치인은 퇴장해야 한다. 올해 총선은 과거로 퇴보할지, 앞으로 나아갈지 간 싸움이다. 국가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선 반드시 국민의힘이 승리해야 한다. ‘한강벨트’ 지역 승리가 중요한 이유다.”


2월 14일 동아일보 충정로사옥에서 만난 윤희숙(54) 전 국민의힘 의원의 말이다. 윤 전 의원은 2020년 총선에서 서초갑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같은 해 7월 ‘임대차 3법’에 반대하는, 이른바 “저는 임차인입니다” 연설로 돌풍을 일으키며 촉망받는 정치인으로 꼽혔지만 2021년 8월 부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의원직을 내려놨다.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시절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해 정권 창출에 기여했다.



2월 14일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신동아’와 인터뷰하면서 “민의를 그대로 따르기만 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고 말했다. 


정권교체 이후엔 ‘야인’으로 돌아가 방송, 라디오,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민심과 소통하는 방법을 택했다. 2월 15일 기준 유튜브 채널 ‘윤희숙 TV’ 구독자는 36만 명에 달한다.


 숨을 고른 그는 올해 총선에서 한강벨트 지역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했다. 한강벨트는 서울 한강에 인접한 선거구 12곳(중·성동갑, 중·성동을, 광진갑, 광진을, 용산, 마포갑, 마포을, 영등포갑, 영등포을, 동작갑, 동작을, 강동갑)을 일컫는다. 서울 중심부이자 표심을 단정하기 힘든 ‘스윙보터’ 선거구로 꼽힌다. 서울 중·성동갑은 윤 전 의원과 연고가 없는 지역이지만 그는 이곳을 출마 희망지 ‘1순위’로 정해 당에 자원했다.


윤 전 의원은 대결이 예상되던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대립각을 세웠다. 1월 28일 윤 전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를 선언하며 임 전 실장을 겨냥해 “민주화운동 경력이라는 완장을 차고, 특권의식과 반(反)시장-반기업 교리로 경제와 부동산시장을 난도질한다”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대표적 ‘86 운동권’으로 꼽힌다. 그러자 이튿날 임 전 실장은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 나와 윤 전 의원을 향해 “저격수가 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며 “구태 정치 가운데 구태 정치”라고 맞받았다. 2월 27일 민주당이 서울 중‧성동갑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 사실상 임 전 실장을 '컷 오프'함에 따라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윤 전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재정·복지 전문가로 여권 대표적 경제통으로 꼽힌다. 경제 분야에 대한 그의 진단은 특히 날이 서 있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올해 총선이 ‘과거와 미래의 대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국가 미래를 위해선 경제시스템 전면 개혁이 필요하다”며 “무능한데 도덕성마저 잃어버려 국가의 발목을 잡는 거야(巨野)에 심판을 가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초갑에서 지역구를 옮겨 출마했다. 연고가 없는 지역인데.


“서울시는 글로벌 도시로서 인구이동이 많다. 연고가 크게 의미를 가지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곳에 자원한 이유는 뭔가.


“발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기존 한국 발전 모델과 다른 미래 지향적 모델을 만들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정치인으로선 욕심나는 곳이다. 당으로서도 매우 중요한 선거구다. 2020년 총선에서 당의 영역이 강남 지역으로 쪼그라들었다. 서울 전역에서 민심을 회복하려면 한강벨트 지역부터 수복해야 한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에 대해 날 선 비판을 했다.


“그 사람이 운동권 출신이기에 비난한 게 아니다. 민주화운동을 한 인물들에 대해 애정과 존경을 갖고 있다. 현재 시대에 과거 운동하던 방식으로 하는 정치에 반대하는 것이다.


 1980년대 운동하던 사람들은 기성세대 권력에 도전하는 것이 ‘선함’이라는 기준이 있었다. 그런데 그들이 권력을 잡았는데도 민생은 뒷전으로 한 채 여전히 ‘선악의 도그마’를 고수하고 있다. 국민 삶을 나아지게 하지 못하는 것은 ‘무능’이다.”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생각하나.


“먼저 부동산정책 실패다. 집 가진 사람을 ‘악’으로 규정하며 임대차3법으로 주택시장에 혼란을 가져왔다. 이때 전세 대출이 4배 가까이 늘었다. 그런데 고금리 시대가 오며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소비가 줄었고, 경제 회복은 더 요원해졌다. 


최저임금 인상도 문제다. 2년 만에 28%를 올리니 자영업자가 무너지고,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며 설상가상이 됐다. 이를 해결하겠다며 어마어마한 정부지출을 단행했다. 국가 경제 체질을 망쳐놓은 것이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어 청년세대의 부담은 더 늘어날 텐데, 이젠 재정에도 여력이 없다. 그러한 여파가 윤석열 정부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흔히 보수는 진보에 대해 ‘유능 vs 무능’, 진보는 보수에 대해 ‘도덕 vs 부패’로 프레임을 짠다.


“이젠 그 프레임도 깨졌다. 운동권 세력은 줄곧 도덕성을 우위로 내세웠지만 최근 수년간 그것마저 파산했다는 것을 낱낱이 증명했다. 문재인 정권 시절 ‘조국 사태’만 봐도 그렇다. 이제 새 시대 정치인은 유능하면서 도덕성도 갖춘 사람들로만 만들어지도록 선정 기준 자체가 높아져야 한다. 올해 총선에서 우리 당은 이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국민의힘 총선 캐치프레이즈는 ‘86 운동권 청산’이다. 86 운동권 세력은 문재인 정부 주축인데, 과거에 치중한 것 아닌가.


“타깃이 너무 좁다는 지적이 있긴 하다. 현재 민주당의 주류는 친(親)이재명계라 86운동권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이른바 ‘개딸’을 중심으로 한 ‘497’세대도 ‘586’ 운동권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국민 상식에 맞는,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모습을 보여주는 세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 두 세력은 한 덩어리다. 단지 더 상징적 의미로 굳어진 586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뿐이다.”


“이재명, 우리 정치가 극복해야 할 사람”


윤희숙 전 의원의 별명은 ‘포퓰리즘 파이터’다. KDI 재직 시절 문재인 정부의 재정·복지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얻은 것이다. 그런 윤 전 의원에게 ‘기본 소득’ 등 현금성 복지를 강조하는 이재명 대표의 경제철학은 국가를 파괴하는 사상과 다름없다. 2021년 8월 한 방송에 출연해 윤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당시 경기지사)에 대해 “포퓰리즘적 생각만 가진 게 아니라 파시스트적 생각도 결합돼 있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올해 1월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선 “우리 정치의 빌런, 우리 정치가 극복해야 할 사람”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치가 극복해야 할 사람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이재명 대표라는 지도자는 음습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다. 주변 인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하고, 본인도 좀 상스럽고. 솔직히 평균적 국민이 존경할 만한 사람은 아니지 않나. 했던 말도 잘 뒤집고, 여하간 지도자감은 아닌 것 같은데도 그 자리까지 올랐다. 나는 이게 매우 중요한 사회현상이라고 본다. 우리 사회 ‘무언가’를 반영하는 결과다.”


무언가?


“통상적으로 지도자감이라고 하면 도덕적인 사람이 연상되지 않나. 이재명 대표는 딱히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도 현재 자리에 오른 거 보면 그 사람의 면모를 매력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도덕성, 인품, 신뢰를 다 무시하면서까지. 이는 국민이 기존 질서가 원칙·합리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여기고, 그 질서 속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도덕적이지도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가 아님에도 기존 질서에 황당할 정도로 맞서는 사람에게 열광하는 것이다.”


사회 불만이 표출해 낸 존재라는 뜻으로 들린다.


“그렇다. 하지만 그 불만을 근거 없는 것으로 치부할 순 없다. 우리나라 발전 과정에서 많은 왜곡·불균형이 있었기에 발현된 결과가 ‘이재명’이라는 지도자라고 본다.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런 지도자가 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우리 사회에 상생, 융화, 합리성이 통용된다면 지도자 질도 좋아지리라고 본다. 다음 국회에선 국민에게 좀 더 지도자다운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싸우지 않으면 정치 할 의미 없어


 


윤 전 의원의 ‘쓴소리’는 밖으로만 향하지 않는다. 20대 대선 무렵 윤석열 대통령(당시 대선후보)과 고성을 지르며 다툰 일은 유명한 일화다. 정권이 바뀐 후 2022년 8월 충남 천안시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 강사로 나서 “어렵게 찾아온 정권을 성공시키기 위해 무슨 고민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라며 “패거리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국민은 (우리 당을) 목표가 없는 당으로 본다”고 성토했다.


융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이미지다. 왜 그리 전투적인가.


“인간적 관계에선 둥글둥글한 편이다. 국회에 있을 때 별명이 ‘어당팔(어리숙해 보여도 당수가 8단)’이었다. ‘허당’ 같은 모습도 많고, 어리바리해서 붙은 별명이다(웃음). 하지만 공적 영역에서는 어리숙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 기준에서도 최고 수준 교육을 받았다. 경제 영역에서도 일가(一家)를 이뤘다고 자부한다. 욕심이 많은 성격도 아니고, 전문가로서 꽤나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 그런 사람이 정치에 뛰어들었다는 건 목표가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출생률과 자살률이 높은 ‘절망의 나라’가 됐다.


 국가 시스템 자체가 노후해 한계에 맞닥뜨린 상태다. 이를 다 뜯어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개혁엔 고통이 따른다. 기존 시스템에서 이득 보던 사람, 집단을 끊어내야 한다. 이들을 끊어내려면 싸우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이 싸움을 하고자 정치를 시작했다. 싸우지 않는다면 정치를 할 의미가 없다. 아마 좋아하는 만화나 소설을 보며 평화롭게 조용히 살았을 것이다.”


윤 전 의원은 “국민에도 쓴소리하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했다. 민의(民意)를 그대로 반영하는 정치인이 돼선 안 된다는 게 그의 뜻이다.


민주주의에서 정치인은 민의를 반영하는 사람 아닌가. 국민을 가르침 대상으로 보고 있나.


“민의를 그대로 따르기만 하는 것은 ‘포퓰리즘’이자, 그대로 따르는 정치인은 ‘무능한 정치인’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나왔다. 


그때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이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고, 결국 채택된 개혁안은 하나 마나 한 수준이었다. 국민이 좋아할 만한 수준의 안건은 개혁이 되기 어렵다.


 정치인은 민의를 따르면서도 국민의 눈높이를 높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유능한 정치인이란 국민을 끊임없이 설득하며 민의를 바꿔가는 사람이다.


 이는 정치인의 시대적 과제이자 현재 우리나라엔 이러한 미래지향적 정치인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개혁이 꼭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과거에 익숙한 정치인은 퇴장해야 한다. 이것이 올해 총선의 시대정신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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