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란한 어느날 오후 녂 어디로 갈까? 길을 가다보니 양촌면 중산리에 위치한 쌍계사로 향했다. 절집을 휘돌아 나오는 차창 넘어 뜬금없이 찻집 간판이 눈에 띈다. 무작정 찾아들었다.
" 우리 맷돌커피 "
논산시 양촌면 중산 3리,,궁벽산골이다. 논산시보건소 쌍계 보건진료소 건물과 잇단 초가모옥을 개수해 자그마한 커피집을 꾸며놓고 손님을 청하는 주인장 김용암 [64] 씨....
이런 골짜구니 에서 커피집이 될까? 하는 생각이들었지만 주인장이 작디작은 맷돌에서 갈고 갈아 빚어낸 커피 한모금을 목젖을 열어 넘기는 순간 커피맛이 이런 감칠맛도 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기했다.
주인장에게 물었다. 이곳에 등지를 튼지 얼마나 되세요? 주인장이 말했다. 1년됐습니다. 어딘가 공가좋은 곳을 찾다 우연스레 이곳에 정착하게 됐다는 그는 손님이 있어요 ? 라고 묻는 질문이 생뚱맞다는 표정이다.
" 예, 빙긋이 웃는 그는 커피 맛이 좋다며 대전에서 논산에서 부여에서 계룡에서 까지 많이들 찾아 주신다고 말했다. 커피 는 물론 이고 갖가지 우리 전통차도 빚어낸단다.
지난주에는 작고 큰 의자 대여섯개 놓여진 가게안이 비좁아 울안에 비치한 서넛 야외 의자 도 꽉 채웠다고 자랑했다.
일반 음식점 허가까지 내고 보니 때론 기족단위로 들러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기도 하고 원하면 고급 양주까지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이 집인 주인장은 더 젊었던 시절 대기업에 다니기도 했고 대전에서 대형 커피숍도 운영해본 경험이 있다고 했다.
나이 예순넷에 너무 이른 귀농이 아닌가 생각 하기도 하지만 1년전의 선택에 후회는 없고 만족한다고 했다. 때론 홀로 지내며 무료한 시간 기타도 치고 그림도 그리며 때론 스스럼 없이 정을 나누는 이웃들과 밤새워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참을 머물다 일어서 작별을 고하자 한잔은 서비스라며 작은 맷돌에 갈아낸 커피 한잔을 종이컵에 담아 건네온다.
돌아오는 내내 홀짝 홀짝 마시다 보니 컵속에 반정도 남은 커피를 아내에게 건넸다. 아내의 눈이 커졌다. 이런 커피맛 처음이란다 .
커피 한잔의 행복이 이리 좋은가 ? 주말엔 곁을 나누는 이들과 함께 다시 들려볼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