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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화시대 논산시 경영은 아직도 주먹구구?
  • 편집국
  • 등록 2019-11-25 15: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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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탑정호 <딸기향 농촌테마공원>이 주는 메시지

지방화시대 논산시 경영은 아직도 주먹구구!
- 탑정호 <딸기향 농촌테마공원>이 주는 메시지



지방의회 정례회의 시즌이 도래하였다. 정례회는 ‘행정사무감사’라 하여 시민이 궁금해 하는 시정운영을 확인하고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 의결해주는 2019년 마무리 회기 겸 2020년 시작을 알리는 준비회의이다. 회기에 맞추어 궁금해 하는 사항에 대한 의견을 나누어보자.
 
관공서에 들리면 봉인도 뜯지 않은 채 버려지는 신문이 있다. 신문도 세금인데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렇다고 모든 기사가 읽을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나 가끔은 ‘우리가 낸 세금이 제대로 쓰여 지고 있는지’ 챙겨볼 만한 글이 있다.
 
지난 14일자 모 언론의 ‘충남 시·군 지방재정 집행률 저조’ 라는 제목의 기사 중 ‘공주·논산 전국 75개 시 중 최하위권’이 눈에 띄었다. 충남 시·군이 대체로 저조한데 특히 공주시와 논산시는 재정집행률 47.8%와 54.57%를 기록해 전국 75개 시 중 74위와 66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는 내용이다.
 
이 머리기사가 눈에 띌 수밖에 없었던 것은 부적면 충곡리 탑정호에 연접해서 공사 중인 <딸기향 농촌테마공원>에 대한 생각이 오버랩 되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 지인에게 “저게 관공사라서 그렇지~ 민간기업 같으면 벌써 망했네!”라고 자치단체의 사업관리와 재정운영을 염려한 적이 있다.
 
이름마저 특이한 <탑정호 힐링생태체험학습관!> 2013년 착공해서 2015년 준공되었다. 총 52억원(도비 31억원, 시비 21억원)이 투자되었다. 현재는 <딸기향 농촌테마공원> 공사장 임시사무실로 사용되지만 건물 용도로 봐서 지금까지 5년간 닫혀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간기업 같으면 망했다’고 한 것이다. 삼성·현대 같은 그룹도 53억원을 투자한 건물이 5년간 활용하지 않은 사업을 했다면 책임자가 물러나거나 사달이 났을 것이다.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중견기업조차도 경영부실로 망했을 것이다.
 
더구나 이 건물이 들어선 곳이 연약지반인지 다짐이 덜된 날림공사인지 호우로 축대가 붕괴되자 하자보수로 끝내지 않고 전망대를 추가한다는 명분으로 설계 변경하여 2억3천만원을 추가 집행하였다. 총 54억3천만원이 투자된 건물이 일 없이 5년을 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혈세를 써도 되는가? 이것이 첫째 의문이다.
 
<탑정호 힐링생태체험학습관>을 착공한 이듬해인 2014년 2월 시에서는 이 학습관에 붙여서 ‘부적면 충곡리 일원에 105,488㎡ 규모로 농촌체험 휴양공원인 <딸기향 농촌테마공원>을 조성하겠다. 토지매입비 10억원, 설계용역비 4억원을 2014년 본예산에 편성하여 행정절차를 완료하고 내년(2015년)에 착공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듬해인 2015년 5월에는 ‘2017년 준공을 목표로 국비 39억원을 포함 140억원을 들여 <딸기향 농촌테마공원>을 조성하겠다.’ ‘지난해(2014년) 사업계획 및 설계용역에 착수했으며 주민설명회, 용역보고회 등을 거쳐 내년(2016년)에 착공할 계획이다.’라고 발표하였다.
 
보도 자료에 따르면 착공시점이 2015년에서 2016년으로 1년 순연된다. 그러나 3만2천여평 부지에 조성하겠다는 농촌테마 공원과 부속건물, 광장을 포함한 부대시설들은 착공 이듬해에 준공될 정도로 간단한 토목공사가 아니고 어쩌면 2년도 버거운 140억 규모의 복합공사이다.
 
결국 <딸기향 농촌테마공원>은 2017년은 준공은 고사하고, 2018년 5월에야 발주되었다. 사업비도 140억에서 157억으로 17억 원이 증액되었고, 준공도 3년이나 늦어진 2020년 상반기 예정으로 현재 시공 중이다. <탑정호 힐링생태체험학습관>이 5년간 빈 건물이 된 연유이다.
 
물론 사업 추진과정에서 정부와 협의하고 승인받는 절차도 복잡하였을 것이다. 공원조성의 전후 사정이나 시설공사에 대한 이해 없이 홍보에 치중하다보니 착오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납세자인 시민은 안중에도 없이 어떤 근거와 논리로 보도 자료를 작성해왔는지 납득이 안된다. 사업관리와 홍보의 난맥상 이것이 두 번째 문제다.
 
지역균형사업이나 정부공모사업이 이처럼 지연된 이유는 정부의 예산 보조에 차질이 있어서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리 시가 ‘채무 제로도시’가 되기 위한 치밀한 준비 없이 능력을 초과하여 변제하다보니 시비 조달에 문제가 있어 이런 사달이 나지 않았겠나? 사료된다.
 
2017년 6월, 시에서는 보도 자료를 통해 ‘그동안 지속적인 상환과 긴축재정운영을 통해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건전화에 총력을 기울여 마침내 2017년 4월까지 민선 5기 출범 전에 발행되었던 채무 203억 원을 포함해서 총 412억 원의 지방채를 상환하였고, 6월 12일에 마지막 남은 미 상환잔액 173억 원을 전액 상환하는 성과를 이루어 냈다.’고 밝혔다.
 
이를테면 <채무 제로도시>를 선포한 것이다. 문제는 채무 585억 원 중 지방채를 발행하여 조성한 강경농공단지 매각수입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재정수지 없이 유일한 돈줄인 정부로부터 받은 보통교부세로 변제하다보니 재정상 사업차질이 불가피하였을 것이다.
 
비단 농촌테마공원 뿐 아니라 크고 작은 여러 사업들에 영향이 미쳤을 것이다. 재정은 세목별 특정된 숫자이기 때문에 일시에 과도한 채무상환은 보통교부세로 채워 넣던 시 금고에 돈이 없으니 자체사업은 물론 국·도비 집행 또한 불가능하였을 것이다.
 
한편 <채무 제로도시>의 보도 자료에서는 ‘지속적인 상환과 긴축재정운영을 통해 ⇔ 재정운영의 투명성과 건전화에 총력을 기울여 ⇔ 마침내 빚을 변제하였다’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상환하고 긴축하면 투명해지고 건전해진다는 것인데 그동안은 투명하고 건전하지 못해서 빚을 상환하지 못했던가? 투명하고 건전하니까 빚이 갚아지던가? 시민을 무시하고 우롱해도 유만 분수지 이런 억지논리로 채무변제가 설명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재정운영상 채무제로를 추진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꾸준히 채무를 관리해왔지만 향후 긴축재정은 물론 일부 사업은 연기하고 조정하여 채무제로 도시를 추진하겠습니다.” 이처럼 정확한 정보로 시민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한 다음 추후 그 결과를 복명하는 것이 바람직한 재정운영이 아니었을까? 공적인 일에 진실만큼 강한 힘은 없다.
 
더구나 재정은 납세자인 시민의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반드시 (시민의 대의기구인) 의회가 심의하여 그 편성을 의결해주고 집행결과 또한 결산을 승인해주고 있다. 그러니까 납세자의 권한인 세금은 의회의 심의 의결 없이 시장이 임의로 편성하거나 집행하고 결산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의회가 채무제로 도시를 추진하기 위한 계획이나 이에 따른 예산 조정내역 등 채무 585억 원 변제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절차나 정보를 모르고 승인해주었거나 승인해준 바가 없이 이루어졌다면 이를 어떻게 해석할까? 결국 납세자인 시민이 모르는 예산처분 행위가 이루어진 것이고 의회는 허수아비가 된 것이다. 이것이 세 번째 문제다.
 
시민들은 긴축재정으로 일부 사업이 조정되고 순연된 사실은 모르면서도 “도서관이고 문화원이고 우리 시는 지었다 하면 왜 그렇게 조막막하고 답답하게 집니까! 건물은 한번 지으면 50년 100년 가는 거 아닙니까!” 매서운 눈초리다.
 
다음은 네 번째로 지적하고자 하는 사업예산 관리부분이다. <탑정호 힐링생태체험학습관> 시설은 52억으로 시작해서 54억 3천만원으로 종결되었다. 준공 6년차인 내년도 개관을 위해 힐링+생태+체험 설비와 기자재 및 소프트웨어까지 추가로 투자할 규모가 얼마나 될지 염려된다.
 
<탑정호 수변데크길>은 1.7km 설치에 2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하고는 2.94km를 37억 원에 준공하였다. 이 데크길을 따라 복자기 나무 가로수 길 1.5km 조성에 1억 원이 신규 투자되었다. 시 예산운영 실상이다.
 
<딸기향 농촌테마공원>은 총사업비가 140억에서 시작해서 발주시점에는 157억 2400만원까지 증가했다. 추가될 예산이 없는지 의문이다. 이글 서두에 제시된 보도기사처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조기 집행하라는 예산의 집행률마저 저조하다니 설상가상이다.
 
<탑정호 출렁다리>는 2017년 필자가 도의원 재직시 충남도 균형발전위원으로 심의회에 참석하여 86억 원으로 승인하였다. 국비 43억, 도비 21.5억, 시비 21.5억이 투자되는 사업인데 이듬해 발주하고 설계변경하면서 이미 100억이 넘어섰다는데 시 부담액이 얼마나 더 증액되어야 준공될까? 이 또한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소농이나 소상공인들이 개인 사업을 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 파산으로 가정이 공중 분해되기도 하고 신용불량자가 되어 거리를 방황하기도 하고 더러는 생사기로에 서기도 한다. 이처럼 어렵게 번 돈에서 낸 시민의 혈세를 헤프게 써서야 되겠는가!
 
차관을 빌려다 중후 장대한 제조공장들을 세워서 국가경쟁력으로 승화시킨 박정희식 경제개발전략이 통하던 시대는 갔다. 지금은 지식정보사회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로 전환되는 시기를 맞고 있다. 이런 시기에 국가와 지방이 동시에 경쟁력을 키워 국가발전을 배가시킨다는 것이 지방화의 목표다.
 
따라서 지방화 시대의 최고의 덕목은 경쟁력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논산은 ‘행정서비스 좋고 경영능력이 우수한 경쟁력 있는 자체단체인가?’ 아니면 ‘장님이 말을 타고 어두운 밤길을 질주하는 형상인가?’ 판단은 논산에 온몸을 누이고 살아가는 우리 시민의 몫이다.
 
 
전낙운 충남도의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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