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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창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정책변화가 필요하다!
  • 편집국
  • 등록 2019-07-27 11: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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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호나 미사여구가 거저 행복도시를 만들어주는 것 아니다




깨진 유리창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정책변화가 필요하다!
  - 구호나 미사여구가 거저 행복도시를 만들어주는 것 아니다
 
 
인적이 드문 후미진 곳에 쓰레기봉투나 폐지 한 묶음을 던져놓고 며칠이 지나면 가전제품, 가구, 타이어에 건축 폐기물에 이르기까지 온갖 생활쓰레기들이 불법으로 쌓이게 된다. 생활주변에 담배꽁초가 쌓이는 곳이나 방뇨가 반복되어 악취가 진동하는 곳 또한 유사한 경우이다. 깨진 유리창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사람들은 나쁜 것일수록 더 쉽게 오염되고 동화된다. 어둡고 음습한 환경에서는 건전하지 못한 생각이 발현되고 밝고 깨끗한 환경에서는 밝고 건강한 생각이 우러나오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어느 도시든 질서와 환경을 유지하고 매력적인 도시로 디자인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필자는 언제부터인가 <범죄 심리학>에서 제기된 “깨진 유리창 이론”을 주목하게 되었다. 범죄 심리학이란 법률에 의해서 처벌되는 범죄와 범죄인의 의도, 생각, 목적, 반응 등을 심리학을 바탕으로 사회학 이론과 생물학 이론도 곁들여 범죄자의 행동, 교정, 예방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미국의 범죄심리학자인 윌슨(James Q. Wilson)과 켈링(George L. Kelling) 두 교수가 1982년 “월간지 아틀란틱(The Atlantic Monthly)”에 공동 명의로 게재한 “깨진 유리창(Fixing Broken Windows : Restoring Order and Reducing Crime in Our Communities)”이라는 글에서 비롯된 이론이다.
 
이 이론의 출범은 이렇다. 윌슨과 켈링은 스탠버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 교수의 1969년의 현장 실험을 월간지 “아틀란틱”에 소개한다. 짐바르도 교수는 두 대의 중고 자동차를 구매하여 한 대는 뉴욕의 브롱크스에 놓고 다른 한 대는 팔로알토 스탠포드 대학 인근 지역에 놓아두었다. 둘 다 보닛을 살짝 열어둔 채로 두었다.
 
브롱크스에 놓아둔 차는 10분 만에 배터리와 라디에이터가 털렸고 24시간 이내에 거의 모든 것이 사라졌다. 한편 팔로알토에 둔 차는 5일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없어 차를 치우려하자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까지 하였다.
 
  
한국에서는 이 연구가 “두 대의 중고차를 세워놓되 한 대는 보닛만 열어놓고 다른 한 대는 보닛을 열어둔 채 유리창을 깨트린 상태로 놓아두었다. 약간의 차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주일 후 두 자동차는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다”는 식으로 소개되곤 하는데 이는 짐바르도 교수의 연구가 잘못 알려진 것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 실제로 적용된 뉴욕시의 지하철 사례는 이후 범죄심리학에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1980년대 뉴욕시 지하철은 연간 60만 건 이상의 중범죄가 발생하여 뉴욕을 방문하더라도 지하철은 절대로 타지 말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실제로 경찰이 매일 지하철을 순찰할 정도로 치안은 말 그대로 엉망이었다.
 
범죄심리학자인 조지 L. 켈링 교수는 뉴욕시의 범죄를 줄이기 위한 대책으로 지하철을 도배하고 있던 흉측한 낙서를 지울 것을 제안하였다. 낙서가 방치된 것은 유리창이 깨진 건물과 같은 상태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건(David Gunn) 교통국장은 켈링 교수의 제안을 받아들여 치안 회복을 목표로 낙서 지우는 방침을 택했다. 직원들은 범죄단속부터 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건 국장은 낙서 지우기가 범죄억제에 효과가 있을지는 일단 해봐야 아는 것 아니냐며 낙서 지우기를 단행하였다. 지하철 차량기지에 교통국 직원이 투입되어 무려 6000여대에 달하는 차량의 낙서를 지우는 작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되었다. 낙서가 얼마나 심각했던지 5년이 꼬박 걸린 뒤에야 완성되었다.
 
낙서 지우기를 시작하자 계속 증가하던 범죄 발생률이 완만하게 유지되었고 2년 후부터는 중범죄가 감소하기 시작하였으며 94년에는 절반 가까이 감소하였다. 결과적으로 뉴욕의 지하철 범죄사건은 75%나 감소하였다. 이어서 1994년 취임한 뉴욕시장 루돌프 줄리아니는 지하철의 성과를 뉴욕 경찰에 도입하였다.
 
건물 벽면의 낙서를 지우는 한편 보행자의 신호무시나 빈 캔을 아무데나 버리는 경범죄 단속을 강화한 것이다. 그 결과 범죄 발생건수가 급격히 감소하였고 마침내 뉴욕은 범죄도시라는 오명을 불식시키는데 성공하였다. 이런 경향은 길을 가다가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예컨대 길거리 지하철 환풍구나 관리되지 않는 구조물에 커피 컵이나 음료수 병이 놓여 있으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그 곁에다 빈 컵이나 캔, 휴지와 꽁초들을 버리고 갈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실제로 논산시의 경우에도 버스 정류장 주변의 쓰레기는 비슷한 양상으로 버려지고 있다.
 
주변이 깨끗하게 정돈되고 쓰레기가 던져져도 곧바로 청소되는 공간이라면 지나가는 사람들도 무의식적으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게 되지만 쓰레기통이 있더라도 치우지 않고 방치되어 있다면 사람들은 이곳은 쓰레기를 버려도 되는 곳인가라고 생각하여 너도 나도 버리게 되어 오염이 된다는 것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범죄의 예방뿐 아니라 삼성경제연구소는 CEO가 읽어야 할 책으로 <깨진 유리창 법칙>을 선정한 바 있다. 왜? CEO의 필독서가 되었을까? 책의 부제 “하나가 깨지면 모든 것이 깨진다.”가 이 도서가 선정된 의미를 설명해주고 있다. 미세한 흠결이 방치되거나 관리되지 않고 누적되고 반복되었을 때 돌이킬 수 없는 경영실패 내지는 파산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논산시의 경우는 범죄를 유발하거나 파산에 이르게 하지는 않더라도 우리의 생활공간을 어지럽히고 공동체를 무질서하게 만드는 깨진 유리창 같은 존재가 있기는 한 것인가? 깨진 유리창 같은 암적인 존재가 있다면 어떤 현상이나 무엇을 말함일까? 필자의 견해는 도심지와 시골지역으로 구분하여 제시할 수 있겠다.
 

시골은 쓰레기 불법투기와 폐가·흉가로 변한 빈집들이 깨진 유리창 아닐까!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생활쓰레기 민간위탁사업에 올해도 81억5695만원을 배정하였다. 청소용역업체에서 취암동과 부창동, 연무읍과 강경읍의 차로와 인도의 담배꽁초까지 줍는다. 그러나 도심을 벗어난 외곽으로부터 시골에 이르는 인적이 드문 곳에서는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활동을 강화하고 불법투기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는 있지만 불법투기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우리가 사는 환경을 스스로가 위법행위를 해서 이렇게 어지럽혀도 되는가 싶을 정도다. 초기에는 미약하였겠지만 혐오감을 주고 시민 상호간에 불신을 조장할 만큼 광범위하게 버려져 있다. 이런 현상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며 혁신적인 노력과 방법이 없이는 해결이 난망한 전형적인 “깨진 유리창”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다음은 빈집 문제다. 우리 시의 65세 이상 독거노인이 9600여명에 이른다. 평균수명을 감안할 때 연간 독거노인 400여명이 사망하고 있다. 매년 400여 채의 빈집이 발생된다고 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철거예산은 연간 40여 채에 불과하니 승용차 타고 도주하는 괴한을 맨발로 뒤쫓아 가서 잡겠다는 모양새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런 빈집들이 해를 거듭하면서 폐가, 흉가에 이르게 되고 절도행위와 쓰레기 투기까지 가세하여 우범화 되는 것이다. 논산시만 해당하는 문제는 아니다!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빈집 문제는 본 칼럼에 이미 글을 게재했다). 농촌은 그렇다하고 도심이라 할 수 있는 취암동과 부창동, 연무읍과 강경읍에서 깨진 유리창이 될 만한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

 
농촌 소도시의 깨진 유리창은 부족한 도로와 사회기반시설이 아닐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교통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시에서는 차도와 인도, 주정차 공간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마이카 시대가 도래한지 불과 30여년 만에 우리 시는 12만 인구가 6만2363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자동차만 폭증했지 교통기반시설이 절대 부족하고 부실하게 관리되는 실정이다.
 
턱없이 부족한 도로와 주정차 공간에다 엉성한 기반시설들이 깨진 유리창 노릇을 하는 것이다. 무질서와 혼잡, 불편함과 나쁜 감정들이 깨진 유리창 조각이 되어 운전자뿐 아니라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까지 불편함과 불만을 주고 있다. 그렇다고 뉴욕시의 지하철처럼 범죄로 이어진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시민들은 편안함과 넉넉함에서 우러나오는 양보와 배려, 웃음과 여유보다 결핍과 부족함에서 오는 각박함이 어쩔 수 없이 시민의 정서를 메마르고 거칠게 한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우리가 행복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깨진 유리창 현상과 그로 인한 역기능을 폭넓게 이해하고 혁신적인 투자와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을 쓰면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론적 근거와 사례를 제시할 필요가 있어 다른 글과 다르게 많은 부분을 인용하였음을 밝혀둔다. 독자 여러분의 너그러운 이해 바란다.
 
 
전낙운 전 충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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