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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에 이르기를 성인은 함이 없는일에 처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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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3-09-14 11: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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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에 이르기를 성인은 함이 없는일에 처하고 是以聖人處無爲之事[시이성인처무위지사]말없는 가르침을 행하나니. 行不言之敎[행불언지교]라는 말씀이 있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제경공은 새 사냥을 즐겼습니다.그는 '촉주"라고 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잡아온 새를 관리하도록 시켰죠.

어느 날 촉주가 방심한 틈에 새들이 날아가버리고 맙니다. 제경공은 크게 화가 나서 관리에게 촉주를 죽이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때 안자[晏子]는 제나라의 재상 자리에 있었는데 이 일을 듣고 제경공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촉주에게는 세가지 죄목이 있으니 제가 그자의 죄목을 하나 하나 지적한 다음에 죽이도록 하십시요"

"좋소 " 제경공이 말했습니다. 그래서 안자는 촉주를 불러다 놓고 제경공의 면전에서 촉주의 죄상을 하나하나 열거했습니다.

안자가 말햇습니다. "촉주!" 너는 우리 임금님의 새를 관리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도라어 새들이 달아나게 했으니 이것이 네 죄의 하나다. 이 일로 우리 임금님이 새 때문에 사람을 죽이게 했으니 이것이 네 죄의 둘이고 이 일로 각국의 제후들이 이런 소문을 듣고 우리 임금님이 새를 중시하고 사람을 경시한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니 이것이 네 죄의 셋이다.

안자가 촉주의 죄상을 열거한 뒤에 그를 죽일 것을 청하자 제경공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죽이지 마시오 .내가 그대의 가르침을 따르겠소 .!"

이고사는 안자의 말하기 지혜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아는 사람이나 지혜로운 자는 무엇을 말해야 되고 무엇을 말하면 안 되는지 무엇을 먼저 말하고 무엇을 나중에 하는지 .그리고 표면상으로는 무엇을 말하고 실질적으로는 무엇을 말하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여기서 안자의 말하기의 목적은 아주 명확합니다.첫째는 사람을 구하는 것이고 둘째는 제경공을 가르치는 것이죠 .하지만 그는 매우 지혜롭기에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직접적으로 말했다간 의견 충돌이 생기고 당시 분위기를 거슬러서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 올 수 잇었을 겁니다.그래서 그는 생황을 고려해서 이렇게 말했죠.

"촉주!" 너는 우리 임금님의 새를 관리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도리어 새들을 달아나게 했으니 이것이 네 죄다. 안자는 먼저 촉주가 직분을 다하지 못한 것을 책망하고 있는데 이것은 틀림없이 맞는 말이었기 때문에 쌍방이 모두 수긍할 수 있었죠.이렇게 되자 제경공도 소통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되었습니다. 만약 바로 비평을 가했다면 오히려 제경공의 화만 돋웠을 겁니다.

하지만 이어진 것은 지자의 언설이었습니다.'촉주! 너는 우리 임금님으로 하여금 새 때문에 사람을 죽이게했다. 여기서 안자는 제경공이 사람보다 새를 중히 여겨서 함부로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무고한 사람을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된다는 문제를 들고 나온거죠.

안자는 처음에 제경공의 뜻을 순순히 따르다가 점점 제경공의 비위를 거스르며 잘못을 지적해 나갔습니다. 나중에 잘못을 지적하는 강도를 점점 더했죠. 만약 사람보다 새를 더 중히 여긴다는 여론이 일단 국제적으로 형성되면 그 손실이 너무 커서 새 몆마리에 견줄바가 아니라는 거죠.

안자는 이런 반어적 수법을 최대한 살려서 마지막에 제경공에게 촉주를 죽이도록 청합니다. 하지만 제경공은 결국 촉주를 죽이지 않았고 깊은 가르침을 얻게 되었죠 . 여러분도 이 대목에서 노자의 "지자불언[知者不言] 언자부지[言者不知]"의 명언을 음미하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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