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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길목 강경포구에서 즐기는 근대문화 탐방, ‘이색’
  • 뉴스관리자
  • 등록 2012-03-30 14: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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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한 금강이 흐르고, 아담한 옥녀봉과 채운산이 알맞은 거리를 두고 마주한 사이에 올망졸망 읍내가 보이는 젓갈의 도시 강경!

햇살 좋은 날, 정감 넘치는 ‘강경’에서 느린 걸음으로 가족들과 근대 건축물 답사의 즐거움에 푹 빠져보자.

조선후기 실학자 이중환이 풍물과 경치에 빠져 「택리지」를 집필하였다고 할 만큼 경치가 빼어났던 이곳에 가면 골목 곳곳에서 오래 전 영화에서나 봄직한 근대건축물을 유난히 많이 만날 수 있다.

강경읍내 곳곳에 산재한 민간인 주거와 경제생활 수단이었던 건축물들을 보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거슬러 온 듯하다.

강경 중앙리에 소재한 구 남일당 한약방(등록문화재 10호)은 지상 2층 규모의 한식 목조 건물로 1923년에 건축됐다. 지붕은 우진각 기와지붕으로 대지면적 306.9㎡에 건축면적 46.2㎡ 규모로 지어졌으며 1920년대 촬영된 강경시장 전경사진속의 건물들 중에서 현존하는 유일한 건물이다.

한약방에서 300m 정도 거리에 위치한 강경 중앙초등학교 강당은 1937년 6월에 건축된 지상 1층의 조적조 건물로 창을 비교적 많이 내어 채광을 용이하게 하고 전체적으로 단아한 멋을 지닌 전형적인 근대기 학교강당 건축의 모습을 보여준다.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며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의 함성소리와 따사로운 햇살에 일찍 꽃망울을 터뜨린 꽃나무가 어여쁘다.

강경읍 염천리에 자리한 구 강경 노동조합 건물(등록문화재 323호)은 1925년에 건축된 목조 한식 건물로 건축 당시 2층 건물이었으나, 2층 부분이 무너져 내리면서 현재는 1층만 남아있는 지역 근대상권의 흥망을 살펴볼 수 있는 상징적인 건물이다.

건물 옆에는 바닥분수, 젓갈 독들이 늘어서 있는 강경읍 테마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평상이나 벤치에서 지친 다리를 쉬어가도 좋겠다.

노동조합에서 조금만 이동하면 찾을 수 있는 한일은행 강경지점 건물(등록문화재 324호)은 붉은 벽돌조의 단층 건물이다. 본관은 르네상스풍 절충주의양식으로 서양 고전건축에서 보여지는 베이스, 샤프트, 캐피탈의 요소를 갖춘 기둥과 에타블레이쳐로 구성된 정면은 테라스 스타일의 전형을 보여준다.

이곳을 둘러보고 나서 달 밝은 보름날 하늘나라 선녀들이 산마루에 내려와 경치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맑은 강물에 목욕을 하며 놀았다는 전설을 간직한 옥녀봉 방향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강경 북옥감리교회(등록문화재 제42호)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정방형의 평면을 취해 다소 전통적인 비례체계를 벗어나 있지만 특히 목재의 치목수법과 가구기법은 전통적 기법에서 근대화에 따른 기술적 변화과정을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초기의 한옥교회는 대부분 소멸되거나 개축 또는 신축되어 현존하는 한옥교회는 극히 드물며 특히 감리교회로 남아있는 것으로서 희소가치가 크다.

강경답사의 백미는 옥녀봉에서 보는 풍경일 것이다. 옥녀봉 정자에서 바라보면 사방이 거칠 것이 없이 훤하다. 논산평야가 한눈에 들어오고 부여, 익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논산 8경중 7경이라고 하나 풍류와 멋을 아는 사람은 이곳을 주저없이 1경으로 꼽기도 한다.

평야와 강이 조화를 이루고 저 멀리 산이 배경처럼 서 있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 이곳에는 강경읍내와 멀리 논산시내, 드넓게 펼쳐진 논산평야와 금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그밖에도 강경공립상업학교 관사, 강경 천주교회, 화신 양화점, 대동전기 상회 등 영화롭던 강경을 되새겨 볼 수 있는 건물을 비롯해 도지정문화재인 임이정, 팔괘정, 죽림서원, 미내다리 등을 둘러봐도 좋겠다.

봄볕 든 강경의 골목길을 따라 근대 건축물 탐방을 마쳤다면 읍내 곳곳에 자리한 고향의 정을 듬뿍 느낄 수 있는 맛깔스런 젓갈시장을 둘러도 좋다.

아울러 빼놓을 수 없는 곳은 복탕 전문점이다. 특히 황복은 담백하다. 생물로 먹으면 단맛이 더하고, 육질이 훨씬 부드럽고 미나리와 파를 넣어 향 또한 일품으로 속이 후련하게 풀릴 정도로 시원한 맛은 별미로 유명하다.

봄 바람에 코끝이 간지러운 날, 가벼운 배낭을 둘러메고 근대문화의 뒤안길을 걸어보는 특별한 나들이로 내 몸 가득 봄볕을 채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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