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

작성일 : 07-09-04 21:03
♡ 신(新) 새옹지마(塞翁之馬) ♡
글쓴이 : 이규영
조회수 조회 : 4,992

♡ 신(新) 새옹지마(塞翁之馬)  ♡


                                                         이규영


 


나 워낙에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 섞사귀기를 취미삼다가 보니
친목회(親睦會)가 여럿일 수밖에...,


 


그런 각양각색의 친목회 가운데 하나가
매달 말경에 한번씩 얼굴을 보곤하는
직장 내 직원 일곱 내외(內外)가 만나는 모임이 있어
지난 달 27일에 만났다.


 


물론 모임의 이름도 내가 지었다.


 


내가 늘 즐겨 쓰기도 하거니와
나의 부부(夫婦) 행복(幸福) 지상주의(至上主義)의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노라 자부할 수 있는
그런 명실상부한 친목회 이름 하나를 지은 것이다. 


 


이른바 ‘연익회(連翼會)’.
물론 '비익연리(比翼連理)'에서 땄다.


 


'비익연리(比翼連理)'란,
'비익조(比翼鳥)'와 '연리지(連理枝)'의 줄임말.


 


'비익조(比翼鳥)'란,
상상(想像)의 새 이름으로
‘암컷, 수컷의 눈과 날개가 하나씩이어서
언제나 깃을 가지런히 하여 하늘을 날아다닌다‘했고,


 


연리지(連理枝)는
‘두 나무의 가지가 맞닿아서 결이 서로 통한 것’이라는 뜻에서
‘화목한 부부’나 깊은 남녀관계를 가리킨다.


 


중국 당나라 시인(詩人) 백거이 (白居易)는
장한가(長恨歌)에서
현종(玄宗)과 양귀비(楊貴妃)의 비련(悲戀)을 그려



“하늘에서는 비익(比翼)의 새(鳥)가 되고,
땅에서는 연리(連理)의 가지(枝)가 되리라”고 노래하기도 하였다고...,


 


그래서 ‘비익총(比翼塚)’은
‘정사(情死)한 남녀를 한 구덩이에 묻은 무덤’을 뜻함이라는데...,


 


이러한 친목회 이름이 표방하듯
단연 부부화합(夫婦和合)을
우리 만남의 제일의(第一義)로 삼았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만일 우리 모임에서 불목(不睦)한 부부가 생겼다하면
끝까지 쫓아가서 기어이 두 부부간 갈등을 해소시키고야 마는 게
또한 우리 모임의 강령(綱領)이라면 강령이라 할것이다.


 


자랑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그래서 우리 모임 ‘연익회’는
그야말로 화목부부로 똘똘 뭉쳐져 있다.


 


단 한 가지 부족하다면 그 많은 인원에
늘 모임장소가 마뜩찮아 고민이었는데


 


마침 우리 회원 중에
‘천호동(千戶洞)’에서 음식점을 크게 하는
초등학교 동창생이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누이 좋고 매부 좋다고
만장일치로 그곳으로 정하고 말았다.


 


이번이 그 장소에서의 두 번째 만남인데
첫 번째 회동(會同)에서는
주인의 출타(出他)로 만나질 못했다가
이번에서야 만날 수가 있었다.


 


친목 분위기가 좋아
소주에 맥주를 섞은 데다가
반갑다고 주인장이 춤을 추다시피
고창(高敞) 복분자(覆盆子)술을 마구 내어오는데


세 가지 술을 섞어 마시는데 장사가 있으랴.


 


이취(泥醉)하여 술 좀 깨고 간답시고
놀이터 공원 벤치에 앉아서 떠들다가
자정(子正)이 가까워서 각자 집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아뿔싸.
집 가까이 가서야 생각이 난다.



내 손가방을 놀이터 벤치에 두고 왔구나.


 


오늘따라
선비(?) 주머니 무거워 축 늘어지면 스타일 구긴다고



지갑에, 자동차 열쇠에, 아파트 현관문 키 까지


있는 소지품 없는 소지품 죄 넣어둔 손가방을
놀이터 벤치위에 점잖게 놓아두고 왔으니 이를 어쩔꼬.


 


급히 회원(會員)에게 부탁하여 차(車)를 돌렸다.
현장에 달려 가 보았으나 있을 리 만무(萬無).


 


허탈함으로 돌아오며
아내에게 들볶이길 한 시간여.


 


다음날 아침 출근을 하면서도 정신이 하나도 없다.


 


어떤 마음씨 착한 사람이 주었으면
우체통(郵遞筒)에 넣어주었을 터이고


 


그래서 늦어도 내일 오후(午後)면
“나 여기 있어요.”^^하고


 


남의 손을 타 조금은 꾀죄죄한 행색일망정
내 오랜 손때 묻은 손가방이
우체통 안에서 톡 티어 나올 법도 할 일을...,


 


다음날 하루 종일 기다려도 도대체 소식이 없다.


 


신용카드, 통장 등의 출금(出金) 및 거래정지를 시킨 뒤
퇴근을 하여 집에서 안 넘어가는 저녁밥을 먹고 있는데
내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내 이름을 부르며 맞느냐고 묻고 있다.


맞는다고 했더니
자신이 가방을 주운 사람이니
'길동(吉洞)' 사거리로 나오면 건네주겠단다.


 


뜨던 밥숟가락을 내려놓고는
부리나케 애마(愛馬)를 앞세워 달려갔다.


 


어제 밤 나의 카드 분실신고를 받은
‘신용 카드회사 사고 처리반’에서
내 분실 신용카드 최종 사용처를 추적한 바


 


‘천호동’ 모 노래방에서 어떤 노숙자 차림의 사람이
노래를 하고 카드를 사용했다고...,


 


‘길동 사거리’ 모 은행(銀行)앞에서
내 분실 손가방을 주었다는
노숙자 차림의 그를 만날 수가 있었다.


 


한눈에 봐도 그가
내 손가방 습득자이자
분실카드 사용자라는 걸 알아차릴 수가 있다.


 


하나 아무런 물적 근거도 없거니와
불쌍한 그의 행색을 보아하니
도리어 도와주고픈 생각이 앞선다.


 


‘잃어버린 <로또>가 대박이 난다고’
그 와중에도 분실된
지갑 속 <로또복권> 두장이 아깝기가 그지없었는데


 


그로부터 가방을 건네받아
손가방 속 지갑을 뒤져보니 <로또복권> 두장까지
분실물 하나 없이 고스란히 들어있질않겠는가.


 


나는 <로또복권당첨>의 등급을
네 가지로 구분한다.


 


그 첫째가 ‘대박’이요
그 둘째가 ‘중박’이며
그 셋째가 ‘소박’이고
그 넷째가 ‘세박’이다.
물론 ‘세박’의 ‘세’는 가늘 세(細)이다.


 


'소박'보다 가는 ‘박’이라는
내 나름의 해석인 게다.


 


옛말에


‘나간 며느리 효도(孝道)한다.’했고,


 


또 그 옛날
북쪽 국경에 살던 노인(塞翁)이 기르던 말(馬)이
까닭 없이 국경너머 오랑캐 나라로 도망을 쳤다가
몇 달 뒤 오랑캐의 좋은 말 한필을 끌고 돌아와
노인을 기쁘게 하였다더니...,‘


 


고맙단 말을 남기고 돌아와
다음날 직장에 출근을 하여
컴퓨터로 <로또당첨번호>를 조회하느니


내말대로 <세박>이 났다.


 


이른 퇴근길에
현금화(現金化)하려
은행에 가서 <로또복권>을 여직원에게 내미니


일보러 온 주변 사람들이 다 나를 쳐다본다.


 


무슨 <대박>이란도 난 줄 알고...,


 


'대박'이 났으면


남 보는 앞에서


내가 그렇게 쉬이 복권을 내 밀 사람이던가!


 


비록 <세박>일지언정
봉투에 고이 담아
집에 돌아와 아내의 손아귀에 쥐어주느니


아내의 입이 귀에 걸리고 있다.


 


왜냐.
돈도 돈이려니와
집나갔다가 돌아와


마치 애물단지처럼만 보이던 지갑이


돈을 잉태(孕胎)하여
돌아왔으니 말이다.


 


그 옛날 새옹지마(塞翁之馬) 생각이 난다.



글 / 이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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