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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인문학의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국내 첫 ‘인문학 박물관’이 지난 6월 20일 서울 종로구 중앙고교 안에 문을 열었다. 1900~1980년대 한국 문화사를 보여주는 서적, 사진, 신문 기사 등 그동안 쉽게 접하지 못했던 자료 위주로 전시 중이다. 규모도 어마어마하다. 지상 3층, 지하 1층에 전체 면적 2781.9m². 소장품은 1만7000여점이며, 이 중 3000여점의 근현대 인문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1층의 ‘인촌실’은 재단법인 중앙학원 설립자인 인촌 김성수 선생의 문집과 사진 100여점이 전시됐다.
박물관 기획부터 준공까지 ‘건립위원회 간사’로 참여한 김상인 중앙중·고등학교 행정실장은 “3년 만에 개관해 더욱 기쁘다”고 개관 소감을 밝혔다.
“처음에는 중앙중고 100주년 기념 역사관 정도 개념으로 일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자료를 모으다 보니 이 넓은 공간과 좋은 자료들을 다 같이 공유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더라고요. 결국 사회 환원 차원에서 누구나 관람할 수 있는 인문학 박물관으로 확대했습니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증가하곤 있지만 제대로 된 박물관 하나 없잖아요.”
이곳에 전시된 자료들은 육당 최남선이 발간한 한국 최초 월간 잡지 ‘소년’의 표지, 이인직의 신소설 ‘귀의 성’ 단행본 초판, ‘못 살겠다, 갈아보자’라고 적힌 1956년 대통령 선거 포스터 등 구하기도 힘든 자료들이 대부분이다. 김 실장은 학교 업무와 함께 박물관 개관 준비를 병행하며 어려운 부분은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박물관의 전문성을 더했다.
그러나 준비를 하며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한다. 우선 고민되는 부분이 박물관의 위치였다. 학교 내에 박물관이 위치하다 보니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을까’하는 고민에 빠진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고민은 ‘인문학이란 추상적인 개념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드러낼 것인가’였다.
“내부적으로 상의를 참 많이 했습니다. 앞으로 전시기획을 다양하게 짜서 여러 가지 특집전을 선보일 계획이에요. 더불어 각종 자료를 활용한 학교 수업도 늘리고, 박물관 안에서 워크숍도 개최하는 등. 평생교육의 장으로 거듭나도록 할 계획입니다.”
김 실장은 “아직 보여줄 것이 많다”며 “이곳을 찾는 관람객들이 즐겁고 쉽게 인문학을 접하고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료 제공 : 코리아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