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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특산품의 차이는 어디에서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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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8-06-22 07: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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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타고 일본여행 ⑥] 일본 소주 & 한국 막걸리

오오시마의 특산품을 이용 소주를 만들고 있는 오오시마 조소(주) 공장에 딸려 있는 제품 판매장.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대변하는 것 중의 하나는 ‘특산품’일 것이다. 특산품은 그 지역의 기후와 습성을 가장 많이 포함하고 있으며, 지역 경제를 이끄는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작은 섬들의 특산물은 어떤 게 있고, 어떻게 운용하고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4월 27일, 데라시마ㆍ오오시마ㆍ가기노우라시마ㆍ사키토시마ㆍ미도고지마 등 5개 섬으로 구성된 나가사키현의 사이카이시 오오시마 군도(群島)를 찾았다.

4개의 다리로 연결된 이곳은 소주, 토마토, 소금 등의 특산물과 조선 산업, 낚시 관광지로 알려진 섬이다. 모두를 파악할 수는 없는 일. 우선 일본 오오시마 섬의 소주와 우리나라 여수 개도 막걸리의 비교를 통해 특산물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보자.


일본 소주 원료, 쌀ㆍ보리ㆍ고구마ㆍ토마토 등 다양해

소주회사인 (주)오오시마 조소(이하 오오시마 소주). 우리나라가 제품생산 공장과 판매를 구분하는데 반해 이곳은 공장과 판매 매장을 함께 갖추고 있다. 이로 인해 언제든 제품 구입이 가능하다. 인터뷰 중에도 주문과 방문 구입이 이어진다.

오오시마 소주에서 근무하는 나카노 고지(35)에 따르면 “대중적인 일본 소주는 쌀, 보리, 고구마를 주원료로 삼는다”며 “ 우리는 보리, 고구마 외에도 토마토, 대나무 등 다양한 소주를 만드는데 원료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농작물을 주로 사용한다.”고 전한다.

소주 제조 공정은 선미(원료를 고르는)→찌는 과정→누룩→효모(1차 숙성)→숙성(2차)→증류→숙성(3차)→제품의 단계를 거친다. 원료의 선미 과정에서 고구마는 “맛 좋은 오오시마 고구마를 원료로 사용”하며, 보리는 “다른 회사 제품과 비슷하다.”고 한다.

1차 숙성은 보리와 고구마 모두 1주일의 기간이 걸린다. 1차 숙성은 보리는 500㎏을 한 단위로 1년, 고구마는 3개월 기간이 소요된 후 제품으로 나온다. 제품으로 최종 생산되는 과정에는 맛의 비밀과 기술이 집약된 관계로 공개를 꺼린다.


막걸리 원료는 ‘쌀’과 ‘밀가루’

이에 반해 여수시 개도 막걸리의 원료는 쌀과 밀가루가 반반씩 사용된다. 제조 과정은 소주와 비슷하게 선미→찌는 과정→누룩→발효→배합→제품의 단계를 거친다. 막걸리는 발효시킨 원료를 물과 배합하는 과정이 제일 중요하다.

1985년에 창업한 오오시마 소주 맛의 비결은 “일본에서 제일 비싸고 맛있는 오오시마 고구마를 원료로 사용해 다른 회사 제품보다 좋다.”고 설명한다. 재료가 좋아야 맛이 뛰어나다는 일반 상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1984년, 개도 막걸리를 인수한 김상만 대표는 맛의 비결에 대해 “개도 천제산 물맛이 특히 좋아 막걸리 맛이 좋다.”고 말한다. 물이 좋아야 술 맛이 좋다는 일반적 견해와 별반 차이가 없다.



일본 소주와 우리나라 막걸리의 차이는 ‘내적 요인’

이렇듯 창업년도가 비슷하고 중앙과 멀리 떨어진 섬의 특산물이라는 공통점에도 불구 오오지마 소주와 개도 막걸리 공장의 외형적 규모는 중소기업과 영세업 정도로 차이가 확연하다. 이는 제품 보관기간과 판매망 등의 여건 차이로 풀이된다.

오오시마 소주의 경우, 유통기간이 길어 그만큼 보관이 쉽다. 또 다리가 놓여있어 수시로 현지 판매가 가능하며, 제품운송이 원활하다. 이로 인해 전국적 판매망을 갖출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

개도 막걸리의 경우, 제품 보관기간이 며칠 밖에 되지 않아 보관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리마저 없어 배로 운송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택배로 전국의 주문량을 소화하지만 전국적인 판매망을 갖출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

이 같이 서로 다른 조건에서 일본 소주와 개도 막걸리를 굳이 비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차이의 간격을 줄이자는 데 있다. 일본 오오시마 소주와 우리나라 여수 개도 막걸리의 차이는 제품개발 등의 외적 요소보다 내적 요인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소비자 취향에 맞춘 다양한 제품 갖춰야

그 차이는 ‘소비자를 위한 서비스’의 간극으로 여겨진다. 이는 바로 상품의 다양성. 즉, 제품 가격, 병 색깔, 디자인 등이 생산자의 구미에 맞춰지는 게 아니라 철저히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오오시마 소주는 숙성 기간과 병 크기에 따라 195엔부터 2,988엔까지 소비자 구미에 맞게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병의 모양과 색깔까지 다양하게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져 있다. 그러나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제품의 다양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나카노 고지 씨는 “소비자가 상품의 선택을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면서 “오오시마 소주의 최고 제품은 다이후구조(2,675엔)이며, 다음으로 위스키와 비슷한 GI(2,258엔)”를 꼽는다. 일본에서 배워야 할 점이 많음을 실감한다.

이로 볼 때, 지역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존 특산물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포장할 것인가의 여부를 간과할 수 없다. 지역의 생존 전략을 위한 새로운 방안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책넷포터 임현철(limhyunc@hanmail.net)
이 글은 SBS U포터와 다음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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