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교통 북적… 태양열 사용 등 에너지 절약상품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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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세계는 지금]
고유가에 허덕이는 나라는 한국만이 아니다. 아시아, 유럽 등 전 세계가 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온갖 아이디어를 동원해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세계 각국은 고유가 시대를 맞아 나름의 대책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는 중이다. 그동안 웬만큼 비싼 기름 값에는 꿈쩍하지 않던 미국인들도 대중교통 이용자가 느는 등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 올해 들어 뉴욕·애틀랜타 등 주요 도시에서는 자동차 대신 버스·지하철·경전철로 출퇴근하는 미국인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스쿠터족도 늘었다. 미국의 한 공영라디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전역에서 스쿠터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증가했고, 특히 뉴욕 일대는 증가폭이 25%에 이른다. 1ℓ로 갈 수 있는 거리가 42km가 넘어 승용차의 5배에 이를 만큼 연료소비효율이 좋기 때문이다.
‘공짜기름’ 마케팅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유가는 오르고 소비는 침체되자 기업들이 고육지책으로 주유쿠폰 등을 내세우며 손님잡기에 나선 것.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이 지난 6월 8일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4달러(ℓ당 약 1050원)를 넘어서는 등 유가 상승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쿠터는 1ℓ로 42Km를 갈 수 있다. 한 뉴욕 시민이 자신의 스쿠터에 기름을 넣고 있다.
싼 휘발유 찾아 국경 넘기도
예컨대 한 유명 골프용품 회사는 최근 고급 드라이버를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100달러짜리 주유쿠폰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인터넷 호텔 예약 사이트는 미국 내 호텔들을 3박 이상 예약하면 50달러짜리 주유쿠폰을 주고, 은행도 계좌를 신규 개설하는 고객에게 50달러 공짜주유권을 주고 있다. 국경지대에 사는 미국인들은 아예 국경을 넘어 기름 값이 상대적으로 싼 멕시코에서 휘발유를 넣기도 한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태양열과 인력을 이용한 소형 기기 사용도 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톱밥용 난로가 인기고 독일에서는 동작감지 센서가 내장된 소형 태양광 실외등이, 스페인에서는 화분에 주는 물을 절약하기 위해 물 절약 덮개가 잘 팔리고 있다. 덴마크는 세탁 시 온도를 낮춰주는 세제가 인기다. 이 세제를 사용하면 세탁기 온도를 60도에서 30도로 낮춰 세탁기의 전기 사용량을 60% 절감할 수 있다. 핀란드는 열회수 환기 장치를 사용해 건물 외부로 배출되는 열을 재활용해 난방비를 절감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공기열의 80%까지 재생하는 이 시스템은 대형 수영장과 쇼핑센터, 인쇄소, 맥주공장 등 대규모 시설에 설치됐다.
이색 에너지 절약상품은 유럽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만은 일반 냉장고에 비해 약 40% 효율이 높은 인버터 냉장고가 인기다. 20% 정도 비싼 가격에도 절전 효율성이 높다는 이유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인도는 휘발유가 아닌 충전지로 움직이는 전기 오토바이로 고유가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일본은 순간방식의 온수세정 비데가 히트 상품이다. 사람이 앉으면 센서가 인식해 단시간에 변기를 데우며 평소에 전원을 켜지 않아도 돼 전기료를 기존보다 73%나 줄일 수 있다. 중국에서는 전동 자전거 충전 보호기가 등장했다. 이 기기는 자동 통제 기능이 있어 전기 소모를 절약하고 충전기 사용 수명을 늘려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