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행로·승강기·전용화장실 ‘미비’ 전문도우미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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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가 장애학생들의 학습권보장을 외면하고 있어 눈총을 사고 있다.
건양대학교가 장애학생들의 입학은 유도하면서도 그들을 위한 편의시설 및 학습권 보장엔 무관심한 것으로 드러나 건학이념을 무색케 하고 있다.
지난해 말 15명에 불과했던 건양대의 장애학생 수는 올해 9명의 신입생 유치로 24명으로 늘어나 평균 재학생 대비 0.3%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대전 일부 사립대학교의 장애학생 비율보다 두 세배나 많은 수치다.
그러나 건양대는 장애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직결되는 편의시설 확보는 고사하고 실태조차 파악치 않고 있다.
이러한 학교 측의 무성의로 청운의 꿈을 안고 입학했던 대학교에서 채 꿈도 펴보지 못하고 중도탈락 하는 장애학생이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건양대 학생들이 기숙하는 인성 관 4개동을 비롯 건양회관 등 16개동의 주요 건물은 장애학생들을 배려한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렵다.
특히 5층 규모로 건축된 기숙사는 엘리베이터가 전무한데다 아예 전용통로조차 설치되지 않은 곳(인성 관 2호동)도 있어 설립자의 건학 목적이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또 다른 기숙사 인성관 3호동도 출입구 4곳 가운데 하나뿐인 전용통로도 눈에 잘 띄지 않는 건물 귀퉁이에 설치돼 형식적인 인상을 주고 있다.
또 출입문은 아예 자물쇠가 채워져 장애학생들의 통행자체를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 밖에 대다수 건물들도 전용통로의 위치를 미리 숙지하지 못한 장애우라면 건물 한 바퀴를 헤매 돌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다.
5층 규모의 학부건물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승강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전용화장실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장애학생들은 강의실 이동이 편리한 과목위주로 수강을 선택해야 하는 등 학습권 침해를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 신청만 하면 당연 지원되는 점자타이핑, 속기사 등 학습전문도우미도 신청 시기를 놓쳐 확보치 못한 것으로 밝혀져 학교 측이 학습여건 확보엔 등한시 한 채, 학생 유치에만 급급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인문학부의 한 장애학생은 “‘장애인+대학생=일반인’ 이라는 희망을 갖고 어렵게 공부해 들어온 대학이지만 견디기 힘든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다른 비장애인 학생들과 동등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배려하지 못 할 거라면 아예 뽑지를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역의 한 법조인은 “현행 장애인 편의증진법은 대학교 내 편의시설 설치는 의무이며 기존 건물의 개· 보수를 위한 수년간의 유예기간도 있었다. 아직도 편의시설을 확보치 않고 있는 건양대의 무관심은 장애학생들의 교육권리를 침해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대학관계자는 “오래된 건물들은 시설이 미흡한게 사실이다. 편의시설과 함께 학습전문도우미도 내년엔 확보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논산/유장희기자[충청신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