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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후무 제갈무후 (前無後無 諸葛武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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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3-01-24 10: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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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易學)의 최고수 학문으로 전승 되어 온 "奇乙壬三數(기을림3수)" 라는 것이 있는데, 古書(고서)에 『天文(천문)은 莫如太乙(막여태을)이요, 地理(지리)는 莫如奇門(막여기문)이요, 人事(인사)는 莫如六壬(막여육임)』이라 했다. 다시 말해서, "천문을 아는 데는 태을 만한 것이 없고, 지리를 아는 데는 기문 만한 것이 없고 人事 (인간의 제반사)를 아는데는 육임 만한 학문이 없다"는 말이다. 기문과 태을, 그리고 육임의 글자를 하나씩 따서 ‘기을림3수’라고 하였고 기을림3수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살아있는 신선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제갈량(諸葛亮)과 장량(張良)이 기을림 삼수를 통달하였다고 전해진다.

특히 기문둔갑(奇門遁甲)은 제갈공명이 발전시켜 병법에 이용하여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유명하다. 역을 통달하면 자신의 후대 자손들이 겪을 일까지 예측 가능하다고 하니 역(易)의 오묘함은 도대체 어디까지 인가?

다음은 『이야기 중국사 제 2권』 (청아출판사) 中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제갈량(諸葛亮)의 토우

삼국지의 영웅 제갈 공명(제갈량)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명나라 태조 주원장(朱元璋)은 유기(劉基; 字는 백온伯溫)의 재주가 제갈공명보다 더 뛰어나다고 인정하였다. 유백온 또한 “내가 공명보다 못할 바가 있겠냐!”라고 생각하며 자부심이 대단하였다. 주원장을 도와 명나라를 세우고 개국공신으로서 성의백(誠意伯)에 봉해진 유기(劉基)가 천하를 두루 구경하던 중 옛 촉한의 땅이었던 촉땅에 들어섰다. 역사의 고적과 풍물들을 두루 구경하면서 날이 저물어 어떤 절에서 하룻밤을 쉬게 되었다. 새벽 첫닭이 울 무렵이 되어 잠이 깨었는데 어디선가 닭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유기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인가가 워낙 멀어 닭 울음소리가 안 들릴 터인데 왠 닭울음 소리일까?" 아침에 일어는 그는 궁금하여 주지에게 물었다.

"절에서 닭의 울음소리가 들리니 왠 일이오?" (당시 절은 사람.짐승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에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주지는 웃음 띤 얼굴로 대답하였다.
"이 절에는 옛부터 전해 내려오는 보물이 있사온데 그것이 바로 흙으로 빚어 만든 닭이옵니다.
그 닭은 옛 촉한 시절의 제갈 공명이 이 절에서 하루 저녁을 지내고 가시다가 기념으로 빚어
놓은 닭이라 하옵는데 공교롭게도 새벽 닭 우는 시간이 되면 영락없이 울어 시간을 알려주곤 합니다"

원래 유기는 제갈 공명을 과소 평가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자신은 명 태조로 하여금 천하를 통일하여 명나라를 세우게 하였는데 비하여 제갈 공명은 겨우 천하를 삼분하는 데 그쳤으니 자신보다 못하면 못하지 절대 나을 것이 없다고 그는 평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공명이 빚은 흙닭이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시간을 맞추어 운다니 새삼 놀랄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도대체 흙닭 속에 무엇을 넣었길래 그토록 신통하게 시간을 맞추어 우는 것일까? 그는 그 속에 무엇이 있는가를 확인해 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는 그 흙닭을 가져오라 하여 팽개쳐 깨뜨려 버렸다.

그 안에서는 아무런 신기한 것은 발견할 수 없었고 오직 글발이 적힌 조그마한 비단 두루마리가 있을 뿐이었다. 그 두루마리에는 유기파토계(劉基破土鷄) 즉 '유기는 내가 만든 흙닭을 깨뜨릴 것이다' 라는 5자가 적혀있었다.
유기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자신도 흙닭을 하나 빚어 시험해 보았다. 그러나 유기가 빚은 흙닭은 울기는 울되 도대체 일정한 시간 없이 밤낮으로 울어대는 것이었다.
이 일이 있은 후 유기는 제갈 공명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하게 되었으나 여전히 자신을 우위에 두고 있었다.


다음날 유기는 제갈 공명의 사당이 있는 지역으로 들어섰다 제왕이나 위인들의 사당에 참배하려면 신분이 높고 낮은 사람을 막론하고 사당에 이르기 일정한 거리에서 모두 말에서 내리기로 되어 있는 하마비(下馬碑)가 세워져 있었다

그러나 유기는 이 하마비에서 내리지 않고 그대로 말을 타고 통과하려 하였다. (우리나라에도 옛날에 왕릉이 있는 곳을 통과하려면 대소 인원이 모두 말에서 내리는 하마비가 세워져 지금까지도 그 비가 남아 있는 곳이 있다). 제갈공명을 대수롭지 않은 인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하마비를 통과하려는 순간 말발굽이 땅 속의 무언가에 걸려 말이 옴짝달싹도 못하였다. 할 수 없이 유기는 말에서 내려 종자로 하여금 말발굽 밑을 파보도록 하였다. 그 곳에서도 유기를 훈계하는 듯한 내용의 글발이 나왔다.

時來天地皆同力 運去英雄不在謨(시래천지개동력 운거영웅부재모)
'때를 만나면 천지도 함께 힘을 도와 주어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만, 운수가 없으면 영웅의 계략도 들어맞지 않는 법이라오'

유기는 머리를 한 대 되게 얻어맞은 듯 정신이 퍼뜩 들었다. 마치 자신의 행동을 지켜보는 듯한 생각이 들어 저절로 머리가 숙여졌다. 온갖 미사여구를 다 동원하여 제갈 공명을 칭찬하던 사람들을 비웃고 있던 유기는 두 번에 걸친 공명의 신통력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었다.


공명의 사당 참배를 마친 유기는 공명의 묘소로 발길을 옮겼다. 공명의 묘소가 시야에 들어오자 유기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유기가 고개를 갸우뚱거린 것은 공명이 풍수지리에 너무 어둡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공명의 묘소 뒷 쪽에는 제왕지지(제왕이 묻힐 만한 묏자리)가 될 만한 큰 명당 자리가 있는데도 공명은 그것을 모르고 보잘 것 없는 묏자리에 자신을 장사 지내게 하였으니 과연 공명은 유기 자신이 평소 생각한 대로 그렇게 훌륭한 인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기는 공명의 묘소에 올라 참배를 마치고 일어서려는데 이상하게도 무릎이 땅바닥에서 떨어지질 않았다.

일어나려고 힘을 쓰면 쓸수록 더욱 굳게 달라붙는 것이었다. 종자를 시켜 그 곳을 파보니

忠臣不離君王側(충신불리군왕측), '충신은 죽어서도 제왕의 곁을 떠나지 않는 법이라오' 라는 글발이 나왔다.
"내가 어찌 지리를 모르겠는가? 죽어서도 제왕을 모시기 위해 이곳에 묻혔음을 알라"


유기의 귀에는 제갈공명의 말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유기는 감탄한 나머지 한숨을 몰아쉬며 다음과 같이 힘주어 말했다. * 前無後無諸葛武候(전무후무제갈무후)
"유사 이래 현세에 이르기까지 공명만한 사람 없고, 역사가 이어지는 영원한 앞날에서도 공명만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기는 마침내 제갈 공명에게 머리를 숙이고 지난날의 그릇되었던 자신을 부끄럽게 여겼다 한다.


이상이 ‘이야기 중국사’에 소개된 내용이다.


천하의 귀재 제갈공명(諸葛孔明)도 자신이 타고난 운명과 팔자는 어찌할 수 없었기에 통일의 대업을 이루지 못하였던 것이다. 참고로 유기(유백온 劉伯溫)은 어떤 인물인가? 그 역시 명나라 개국공신일 뿐만 아니라 대(大) 명리학자(命理學者)로서 역학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가(大家)였을 뿐만 아니라 그의 저서 『적천수(滴天髓)』는 지금도 명리학의 3대 교과서에 속한다. 그러니 중국 위오촉(魏吳蜀) 삼국시대 당시의 제갈량은 살아있는 신선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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