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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의 겨울밤은 길고도 추웠다[마지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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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2-12-17 15: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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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년 시장 재선거 입후보 .. 길고긴 회한으로 가슴에 남아 ..
 
집권당인 새천년민주당 충남도지부 사무처장. 외견상으로는 비교적 괜찮은 직책이었다.. 사실 뭔가 협조가 요구되는 사안이 있을 때면 충남지방청이나 충남도청 대전시청의 고위 간부들과 회동도 잦은 편이었고 대외적인 위상 또한 그럴듯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집권하기전인 새정치국민회의 에서 집권 후 당명을 바꾼 새천년민주당에 이르도록 충남도지부 사무처장 직무에 충실했다.

중앙당에 가서 떼를 써 3천만원의 지원을 이끌어내 선화동 현대아파트 인근 현대 빌ELD에 버젓한 당사도 마련했고 단 한 푼의 예산이 없었음에도 리베라 호텔에서 도지부 후원회를 열어 1억원 가까운 도지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충남도와 지방경찰청과 지방자치정책협의회를 개최해 당시 이팔호 청장에게 도지부의 이름으로 감사패를 전달하기도 했고 충남도 기획실장 이던 이명수 [부지사를 역임하고 현국회의원] 실장으로부터 도정 전반에 대한 설명을 청취하기도 했다.

한번은 당시 청와대 사직동 팀장이라는 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석산개발과 관련해 뇌물을 수수했다는 첩보가 접수됐다며 그동안의 공로를 생각해 사법처리는 면케 하겠으니 사직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도지부 사무처장직을 노리는 당내 반대파의 음험한 계략이었다.
필자는 전화를 걸어온 그 총경에게 일갈했다. " 죄상이 있으면 엄정한 조사를 거쳐 사법처리하면 될 일 당신 나한테 공갈치나? "라고 필자가 그렇게 당당할 수 있었던 것은 추호인들 당직을 이용해 부적절한 일을 해본일이 없다는 자신감에서였다.

비교적 직무와 관련해서 깔끔하게 처신했던 게 당시의 숫한 음해와 모략을 이겨내는 힘이 됐다.

다시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신당으로 입후보 500만표를 거머쥔 이인제 의원이 민주당에 합류하면서 중앙당의 16대 총선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았다.

이인제 의원과는1년 선후배 [ 필자는 논중 15회로 이의원의 1년후배다] 사이였으나 인간적으로나 정치적 교감이 별로 없었으면서도 그때 만 해도 이인제 의원의 대권 가도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충남도 16개 시군을 돌며 우리당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를 펼칠 때 필자는 당 사무처장으로서 이인제 의원이 지구당 당원 집회 등에 참석하기 전 분위기를 잡는 등 말 그대로 모든 힘을 다해 그를 도왔고 이인제 의원은 지역구인 논산 금산 계룡지역구에서 큰 표 차이로 당선됐다.

그 얼마 후 논산시 도의원 2선거구 의원이었던 김용호 당시 도의회 부의장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보궐선거를 앞둔 시점 .필자는 그때 이인제 의원이 국민신당을 이끌때 그당 소속으로 김용호 의원과 자웅을 겨뤘던 이석현 [작고] 전 의원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지 이인제 의원의 주변에선 한사코 민주당이나 이인제 의원과는 정치적 노선이 달랐던 한 재력가를 밀었다.

결국 경선의 허울을 통해 상당한 재력을 보유한 모씨가 후보로 결정됐다. 이에 납득 할 수 없고 수용 할 수도 없다는 판단을 한 필자는 이인제의원에 대해 극도의 실망감을 느꼈다.

필자의 고향이 그 도의원 선거구에 포함된 양촌면이기는 하지만 도의원 선거에 나설 뜻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이인제 의원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은 필자로 하여금 사무처장직을 내던지고 무소속으로 그 선거에 나서게 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다름 아니었으나 필자는 포기 할 수 없다는 오기에 사로 잡혔다.

당시 필자는 주변사람들에게 말했다. 작은일 같으나 결코 작은 일이 아니다, 내가 입후보한 네 명의 후보 중 3등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포기 할 수 없다" 고 ... 결과는 필자의 예상대로였다.

필자는 허탈했고.. 모든 것을 다 잃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의 경거망동[?]을 참고 견디어 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지금도 그때의 결정을 옳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선거에 지고난 뒤 궁여지책으로 "새뜸" 이라는 월간잡지를 창간했다. 그러나 운영은 여의하지 않았고 주변잡사는 헝클어졌다. 다시 논산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새뜸"은 그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 발간했다.

그러던 2001년 당시 전일순 시장이 선거법 위반에 의해 시장 직을 상실하고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다.

그때는 새천년민주당과 자민련이 공조하던 때였고 지역 국회의원은 이인제 의원이 었다. 세간에서는 김형중 전 위원장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여론이 무성했다.

당시 자민련 측에서는 임성규 도의원이 도의원직을 사퇴하고 자민련과 새천년민주당의 연합 공천을 노렸다. 임 성규 씨가 시장 직을 겨냥하면서 임기 1년여의 도의원직을 사퇴함에 따라 보궐 선거를 함께 실시하게 됐다.

민주당과 이인제 의원은 자민련과 공조라는 중앙당의 방침을 내세워 민주당 공천자를 내지 않았고 임성규 후보는 자민련 공천을 거머쥐었다. 김형중 위원장과 그 지지자들은 이에 크게 반발하고 마침내 김형중 위원장은 무소속으로 입후보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때 필자는 내심 1년여 잔여임기의 도의원 입후보를 저울질하기도 했지만 세궁역진 한 터에서 무모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선거 포기를 결정하고 있었다.

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후보 등록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 평소 교분이 있던 금산출신 유한열 전 의원이 전화를 했다.

상의할 일이 있으니 급히 상경하라는 것이었다. 한국 야당사의 한 주역이기도 했던 고 유진산 선생의 아들인 유한열 전 의원과는 오래전부터 교분을 나누고 있던 터였다.

별로 할일도 없었던 필자는 마음속으로 집하는게 있었지만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고 서울로 향했다.

강남동의 한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유한열의원은 커피 한잔을 앞에 놓고 불문곡직하고 말했다.

논산시장에 입후보해봐! 라고,,, 순간 어안이 벙벙했지만 이미 지역에서 정치적으로 상처받을 대로 상처받은 필자는 자포자기적인 심정으로 그에 응했고 그날은 호텔방에서 통음했다.

내 인생의 전반생을 민주화운동대열에 몸담아온 터에 한나라당 공천으로 시장에 입후보 한다는 것은 정말 내키지 않는 일이였고 당선에 대한 기대 가능성은 제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는 민주당이 아닌 자민련 후보였고 그를 기회주의 아류로 인식한 필자는 이것도 운명이려니 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만일 그때 이인제 의원이 동향 선배인 김형중 전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강력 주장했다면 아마 김형중 위원장은 연합공천을 받았을 것이고 그리 됐다면 아마 계룡시 분리같은 어처구니 없었던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또 김형중 위원장이 자민련과 민주당의 연합 공천을 받았다면 필자는 수십년을 동고동락한 같은 문중 출신의 정치선배에게 도전장을 내는일 따위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날 새벽 유의원이 보내준 승용차에 몸을 싫고 여의도에 있는 한나라당 중앙당사로 향했다. 중앙당 당료들이 시키는 대로 했다. 당시 이회창 총재로부터 공천장을 받고 경리국에 들려서 등록금과 홍보인쇄물 제작비 조로 2천오백만원을 받았다.

논산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몆 안되는 친구들에게 한나라당 공천으로 시장 선거에 입후보 하게 됐다고 알렸다.
그 차안에서 부랴부랴 선거벽보 인쇄를 주문하기도 했다.

느닷없는 한나라당 공천으로 논산시장 보궐선거에 입후보 하게 된 사연은 그렇게 엮어진 것이다.

당시 필자는 공천장을 주는 이회창 총재에게 말했다 " 당선의 기대가능성은 단 1%도 없지만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라고...

그렇게 시장 후보로 나섰고 가까운 이웃들에게 시장에 입후보하는 연유를 설명할 기회조차 없이 세 번의 텔레비젼 토론 과 정당연설회 등을 잇는 선거운동에 몰입했다.

그때 한때 민주화운동대열에서 함께 했던 전 농어촌공사 사장 이며 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홍문표 당시 시무부총장이 거의 논산에 상주하며 선거를 진두지휘 했고 이회창 총재는 충청은행사거리에서 가진 정당연설회에 참석 필자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지금도 그당시 텔레비젼 3사가 주관한 토론회에 참석 임성규 김형중 후보와 설전을 벌였던 생각을 떠올리면 씁쓰레한 생각을 지울수 없다.

결과는 예상대로 임성규 후보의 승리였고 그 다음이 김형중 후보 필자는 4.600 표를 얻는데 그쳤다.

만일 그때 필자가 후보직을 사퇴하고 같은 일가이기도 한 김형중 후보를 적극 도왔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 이도 있지만 그것이 주어진 운명이라면 누구인들 피해 갈 수 있었을 것인가? 라고 묻고 싶다.

아무튼 그 한번의 내 무모한 도전은 이미 고인이된 분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논산시의 거듭된 쇠락을 불러왔다는 회한을 가슴 한켠에 간직해야 했다.

사람의 한평생을 통해 선거에 한번 낙선 하면 패가망신한다는 속설이 있다. 그렇게 보면 시의원 당선 한번의 영광이 있기도 했지만 여러 번 선거에 나서 낙선의 분루를 삼킨 필자가 아직도 이만큼 버티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라고는 없는 필자가 뻔히 낙선할 것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한 그 소이는 무엇일까? 필자 스스로 자문자답을 거듭 해도 아직 답을 찾지 못한다,

그러나 한 가지 필자가 각급선거에 나서 토해낸 외침의 기본정신은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없는 사회 구현”이 큰 줄기를 형성하고 있음을 말하고 싶다.

아무튼 필자 인생의 전 반생은 한마디로 견디기 힘든 고난의 시간들였고 모두 우연이라기 보다는 필자의 선택에 의한 것이니 만큼 회한이 있은들 후회는 없다.

디행히 정부가 그 긴 민주화 투쟁대열에 몸담으면서 감옥에 끌려가는 등 필자의 고초가 민주화운동으로 인한 희생이라고 인정해 '민주화운동관련자" 인증서를 보내온 것은 작은 위안이리라.

어느덧 모진풍상 속 60년의 거친 삶을 살아온 터이다.
많이 변하고 달라져 왔다고는 하나 아직도 힘센 놈이 약한 놈을 잡아먹는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이 세상을 지배 한다, 적자생존의 현실임을 부정할 도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희구 한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자유가 들꽃같이 만발하는 아름다운 사회 ” 스승처럼 어버이처럼 섬기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즐겨 쓰시던 말이다.

그런 “ 사회정의 ” 구현을 위한 멀고 먼 여행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그 길이 형극의 길일지라도 추운 겨울 감옥의 독방보다야 낫지 않겠는가?

일찍이 공자께서 당신 삶의 지향과 관련해 노자안지[老者安之] 붕우신지 [朋友信之] 소자회지[少者懷之] 라고 말씀하셨다.

늙은이를 편안케 하고 벗들에게 믿음을 주고 어린것들에게 그리움으로 남는 삶이 당신 삶의 지향이라는 뜻 일게다..

바꿔 말하면 늙은이를 편안케 하고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뜻일 수도 있겠다.

세상이 아무리 급변해도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는 다를 바 없다. 어버이를 어르신을 공경하여 편안히 모시고 젊은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고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

다시 한번 내 삶의 지향을 가다듬는 저녁. 일찍이 경험한 차디찬 겨울감옥의 의미를 더듬어 본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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