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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의 겨울밤은 길고도 추웠다[5]
  • 뉴스관리자
  • 등록 2012-12-15 14: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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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인의 길 .. 첫도의원 입후보에 얽힌 사연들
 
내 나이 스물 두살때 군 입영통지서를 받았다.

군 입대전 1971년 대통령선거 때 당시 박정희와 나이 마흔네살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처음 맞붙은 선거의 치열한 선거운동과정에서 필자는 죽을힘을 다해 선거운동에 참여 했고 그런 극성스러운 투쟁이 미움을 샀던지 당시 공화당 관계자들의 고발에 의해 처음 감옥경험을 했던 필자는 군에서도 요주의 인물로 분류된 터였다.

조치원에서 신병수료를 받고 대구의 2군사령부를 거쳐 다시 조치원 32사단으로 배속됐다.휴가가 주어지면 어김없이 동교동으로 김대중 선생님 댁에 들려 문안 인사를 드렸다.

당시 철저한 감시를 받던 김대중 총재의 사저 동교동을 출입하는 것은 큰 모험이었으나 육군상병 제복을 입고도 무시로 동교동출입을 했으니 필자의 군 생활은 순탄할리가 없었다.

때론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엄혹한 겨울 눈밭 속에서 알몸으로 얼차례를 하면서 철봉으로 70대를 두들겨 맞는 일도 있었다.때론 탈영의 유혹에 사로잡히기도 했지만 잘 견디어 냈고 육군병장 계급장을 달고 만기제대를 했다.

제대를 하고 뭔가 해야 할 일을 찾았다.마땅한 일자리가 있을 리 없었고 필자는 궁리 끝에 경찰시험을 보기로 하고 두 어 달 수험서를 파고들었다.

순경 채용시험에 응시했다. 공부한 수험서에 나온 내용들이라 비교적 쉬웠지만 A-F용지 두어 장을 내주고는 " 불러주는 제목에 대한 논문을 써서 제츨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때 주어진 논문시험의 주제는 "주한미군철수와 우리의 각오" 였다. 생각나는대로 주어 담아 써냈다.합격 했다는 통보를 받았다.당시 함께 응시 했던 이 중에는 논산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던 김 ㅇㅇ 씨 이 ㅇㅇ씨 등이 함께였으나 두 사람 모두 합격하지 못했다.

부평에 있던 경찰 종합학교 26기.. 열심히 공부했고 목소리가 제법 구령붙이기에 어울렸는지 학생 중대장을 하기도 했고 기왕에 좋은 점수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새벽까지 담요를 뒤집어쓰고 공부에 열중하기도 했다.

좋은 경찰관이 돼야겠다는 각오도 다짐했다.

그러나 김대중 선생을 극도로 경계했던 독재정부에서 이미 김대중 선생 선거운동을 통해 감옥경험 까지 한 필자가 경찰이 되기란 애시 당초 가당치 않았던 일이었다.

하루는 학생 대장을 맡고 있던 이모 경감이 학생대장실로 불렀다. 솔직한 사람이었다. 경찰시험에 합격은 해서 교육을 받고는 있지만 신원조회가 잘못돼서 경찰임용이 어렵다는 이야기였다.

사연인즉 필기시험에서 합격한 뒤 신원조회를 하는데 당시 고향 논산시 양촌면의 지서 모 차석이 필자의 이름 맨끝 자인 燻[훈] 자가 잘 쓰여 지지 않는 자여서 신원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통보 했으나 두 번 째 정밀한 조회결과 이미 대통령 선거법 위반의 수형 사실이 밝혀져 임용이 어렵다며 사실상 자퇴를 종용했다.

그렇게 경찰이 되고 싶었던 아니 무엇이든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바람은 물거품이 됐고 부평 경찰학교에서의 한 달 간 교육과정은 기억하기 싫은 추억의 한 편린으로 남겨졌다.

그때 경험한 바로는 순경 임용교육도 과목이 형사소송법 등 수십여 가지였고 모두들 공부에 열중하는 모습들이어서 경찰관에 대한 그간의 인식이 많이 달라지기도 했다.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다.낭인의 길이 다시 이어졌다. 자연스럽게 야당 대열에 합류했다.김대중 선생이 김영삼 씨와 갈라져 평화민주당을 창당 했고 지역의 위원장은 김형중 씨가 맡았다.

지역의 분위기는 우호적이지 않았고 지구당 창당의 길도 쉽지 않았다.지구당사를 임대하기 위해 서너 명의 건물주를 접촉했지만 당시 평민당을 좌익 시 하던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서 누구도 선뜻 세를 주려고 하지 않았고 당국의 입김도 작용한 듯 보였다.

하루는 비장한 각오를 하고 김형중 위원장을 설득해 논산지서 옆 인도위에 천막을 치고 천막 당사를 열었다.고성능 마이크를 장착한 차량을 앞세워 당국의 야당 탄압을 거세게 항의했고 그로부터 며칠 후 반월동의 건물 하나를 세 얻을 수 있었다.

대통령 선거전이 시작되자마자 지지를 호소하는 유세는 김형중 위원장과 필자 둘이 도맡았다.한번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 후보가 강경역 광장에서 연설을 하기로 돼 있었다.오후 2시에 김대중 후보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수많은 인파가 강경역 광장을 가득 메웠다.

수천 명 이었다. 시에 온다던 김대중 후보는 4시경이 돼서야 도착 했다.그 두 시간 동안 거의 혼자서 연설을 해야 했다. 어쨌든 이천여명의 청중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켜줬고 4시에 도착한 김대중 후보도 흡족해 하셨다.

당시 평민당의 강경읍 조직책임자였던 송종은 선배 김완중 [현 강경대흥시장 상인회장] 동지의 헌신적인 노고는 지금도 깊이 감사하는 마음이다,

대통령 선거는 김영삼 후보와 함께 나서는 바람에 노태우 정권이 들어섰다. 야권의 분열로 인한 당연한 결과였다.이미 야당 대열에 깊숙히 몸을 적신 필자에게 다른 선택의 방법이 없었다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해야 한다는 판단을 했다.대선에 패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야당 세력은 다시 이합집산을 하면서 전열을 가다듬었고 새롭게 출범한 신민당은 다시 선거를 준비했다.

당시 지구당 위원장은 우여곡절 끝에 임덕규 "디플로머시 " 회장이 맡게 됐고 김형중 위원장은 이기택 대표가 이끄는 꼬마 민주당 위원장으로 지구당을 이끌었다.지방선거를 앞두게 됐다.

지방 자치단체장은 임명직이던 때다. 당시 필자는 지구당 부위원장 신분으로 도의원 입후보를 강하게 희망했다. 그때 도의원 선거구는 논산읍지역 [취암동 부창동 부적면 연산면 두마면 ]을 묶어 1선거구 나머지 읍면동을 엮어 2선거구로 나뉘었다. 당내에서 경쟁자는 서주원 [직고] 부위원장이었고 위원장이던 임덕규 씨는 한사코 필자에게 2선거구 공천을 고집했다.

필자는 신민당을 탈당 했다. 그리고 임덕규 위원장에게 " 당신도 부적출신 서주원 선배도 부적출신이니 힘을 합쳐서 나를 이겨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이 국회의원 의 꿈은 멀어질 것이다" 일갈 한 뒤 무소속 입후보를 선언 했다.

그때 집권당이던 민자당은 대우약국을 경영하는 박원래 후보를 공천했고 꼬마 민주당 후보는 서정우씨 [ 전 논산신문 사장]를 내세웠다, 가진 것 없이 무소속으로 나서기에는 버거웠다. 더욱 친 사돈 간인 연산의 윤주헌 [현 연산면 노인회장]씨도 무소속 입후보를 선언해 필자를 곤혹스럽게 했다.

그때는 후보간 합동연설회가 있었다. 아마도 그 합동연설에서의 연설기회가 비록 낙선은 했지만 상당한 지지를 얻어낸 것으로 생각된다.물러설 수 없었다.


말 그대로 맨몸 두 주먹 뿐 이었다. 그러나 논산읍에서 멀고먼 두마면 까지 걷고 걸으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다른 후보들의 금품공세와 흑색선전이 극성을 부렸다.일일이 대꾸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 김용훈의 여자관계가 복잡하다 " "지금 부인은 세째다" 배다른 아들이 또 있다" 는 등의 흑색선전은 조직의 힘과 결합해 필자를 옥죄었다

.이미 패배가 예정 돼 있었다. 더구나 " 1여 3 야"의 싸움이니.. 그 결과는 누구도 점칠 수 있었지 않겠는가?개표결과 자민당의 박원래 후보의 승리였다.

박원래 후보가 11.000여표 임덕규 위원장의 신민당 후보가 2.200 여표 김형중 위원장의 꼬마 민주당 후보가 2.700여표 무소속의 사돈인 윤주헌 후보가 3.700여표 필자가 7.709표 였다.사람들은 김용훈 이가 이긴것이다 라고 위로 했으나 2등에게는 연필 한 자루도 없다던가?... 참으로 뼈아픈 패배 였다.

속담에 "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는 말이 있지만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나게 하는 그 음험한 책략들이 이긴 것에 다름 아니지만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였다.선거 때 도와준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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