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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의 정봉주가 도올 김용옥에게 보낸 옥중 서신
  • 뉴스관리자
  • 등록 2012-11-19 11: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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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선생님!

홍성교도소에 있는 정봉주입니다. 선생님께서 직접 싸인해서 넗어주신 책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 "맹자"를 아름다운 우리말로 역주하신 "맹자 사람의 길" 상 하권을 다 읽은 뒤 편지 드리려고 했으나 선생님의 높고도 깊은 사고체계에 기가 죽어서 저의 얕고 천박함이 드러날까 두려워 차마 편지를 드릴 수 없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보내주신 "사랑하지말자"를 읽고는 더 이상 편지를 쓰지 않는 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펜을 들었습니다,

"맹자 사람의길 "책을 들기 전에는 조금 어렵고 답답할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읽기 시작하면서 너무 재미있게 흥미진진하게 빠져들었고 감동으로 끝을 맺었습니다,

마치 한 편의 웅장한 대하드라마 무협지를 보는듯한 착각으로 양혜왕을 시작으로 각 왕들과 주고받는 인간 본성에 대한 것을 주제로 용호상박의 기가 흐르는 대 서사시와도 같았습니다.

학문의 깊이가 짧다보니 비유가 적합할지는 모르지만 마치 어렸을 때 보았던 이소룡 주연의 영화를 보는 듯한 그리고 성인이 되어서는 주윤발 주연의 홍콩느와르 영화를 보는듯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선생님의 펜끝에서 살아나는 맹자는 흥미진진한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
챇을 보면서 너무 감탄하고 재미있다고 하니깐 제 담당교도관이 자기도 좀 빌려달라고 해서 그러마 했습니다.

책을 꽤 많이 보는분인데 맹자 상권을 잡고 약 3주를 끙끙거리면서 씨름을 하더군요 안쓰러워서 제가 하권은 제자들과 하는 대화이니 별로 재미가 덜 하다고 보지말라 했더니 안도의 한숨을 쉬더라고요

뒤에 들은 얘기이지만 제가 없을 때 다른 사람들 에게 이렇게 어려운 책을 재미있다고 하니 참 이상한 살사람이라는 얘기를 했다고 하더군요

제가 비록 학문은 짧지만 선생님의 저서에 대단한 흥미를 느끼는 것을 보면 선생님의 의식체계에 조금은 근접하는 것 같습니다.

하하하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깔때기 입니다. 맹자 중간중간에 제 실명과 나꼼수를 언급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역사에 남을 대작에 이름이 올려졌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큰 영광입니다.
여민동락[餘民同樂]의 정신 . 대인의 자세에 대해 많은 깨닳음이 있었습니다.

특히 군자는 의[義]로써 깨닫고 소인은 이[利]에서 깨닫는다 하는 점은 앞으로 정치를 하면서 늘 가슴에 두어야 할 말씀으로 새기겠습니다.어린시절 학교에서 배우긴 했지만 인 의 예 지 를 단서로 해서 측은 .수오. 사양 .시비. 의 마음으로 들어가야 하고 이것이 인간의 참된 본성에 도달하는 것이라는 가르침도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대하드라마 맹자를 읽은 뒤 사랑하지말자는 참으로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사상수필집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안철수 원장에게 편지를 보내시고는 답장이 없어 기분나쁘셨다는 질문에 더럽게 기분나쁘다 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산생님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배꼽을 잡고 대굴대굴 교도소방을 구르며 웃었습니다.

선생님의 아이처럼 순수한 마음 적자지심赤子之心]을 느낄 수 있어 너무 즐겁고 재미있었습니다,

조국[祖國]편에서 심수봉 예기를 하다가 심수봉의 가계에 대해 말하자 질문하는 사람이 선생님 스스로 질문 하시는 것이 뻔한 데 아 그렇군요 어떻게 선생님은 그런 것까지 그렇게 소상하게 아십니까? 하면서 셀프 [self]깔대기를 들이대시고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직설적이고 노골적인 화법은 선생님의 강조 사항인 "골계화법 " 웃음이 없는 인간은 반드시 권위주의로 빠진다" 를 느낄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선생님 너무 깊은 감동과 사상체계를 만나 뵌 것 같아 즐겁기도 하면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사상을 관통하고 있는 자연과의 일체 지구생명권 이라는 문제는 우리시대의 위대한 사상가이며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의 사고와 보면 볼수록 나무도 일체감이 있어서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선생님의 저작이 영문으로 번역되고 꼭 제레미 리프킨 교수가 읽게되면 반드시 선생님을 만나뵙고자 할 것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분의 만남이 역사적 사건이 될 것같네요 리프킨 교수가 선생님 책을 꼭 봐야 하는 이유는 리프킨 교수는 인간의 생태에 대한 것이 연구의 근본이지만 선생님은 인간의 사고체계를 깊이 파고들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그런겁니다.

어쨋든 이시대 최고의 사상가 철학가 도올 선생님을 언젠가는 리프킨 교수가 찾아뵐 날이 있을 것입니다, 선생님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위대한 저서가 온 국민의 필독서 목록이 될 수 수 있도록 저도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 2012년 9월 17일 오천년을 기다려온 찬란한 희망 정봉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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