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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서 앞둔 아름다운 계룡산 풍경
  • 뉴스관리자
  • 등록 2011-08-23 09: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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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계룡산국립공원 갑사로 향했습니다.

이제 곧 더위도 더는 나아가지 못하고 머물다 스러진다는 처서[處暑]입니다. 처서는 절기상 여름이 가고 가을이 드는 계절의 엄연한 순행을 드러내는 때로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고 결실을 맺을 시기로 논두렁의 풀을 깎거나 산소를 찾아 벌초하며 팔월한가위를 맞을 준비를 하는 시기입니다.

사실 이즈음 꽃이래야 뭐 상사화나 개상사화를 만나는 정도이고 여름꽃들이 지고 가을꽃들이 준비하는 시기이니 사실 볼만한 꽃이나 사진으로 담을 것이라고는 별 대단하달 것들은 없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오랜빗속에 해가 쨍쨍하니 모습을 드러내니 그저 맑은 하늘이나 담고, 그래도 가을 기분나는 구름이나 담고 곳곳에 보란 듯 얼굴을 내밀고 있는 꽃들을 담는 것도 즐거운 일입니다.


물론 그 길은 계절이나 방향이 틀리지만 갑사로 향하는 길임은 분명합니다. 이곳 갑사 오리 길은 고목이 이룬 터널이 장관인 곳으로 많은 사람이 찾는 곳입니다. 계절이 입추를 지나 처서를 앞둔 때라서인지 아이들의 웃음이 깨알같이 부숴지는 가운데 긴소매옷을 입은 모습도 보입니다.


땀이 맺힐 즈음 나타나는 갑사 강당은 푸르디 푸른 가을하늘을 이고 힘을 잃은 여름의 태양을 정면으로 받고 있습니다.

수많은 탐방객들의 발걸음 속에 옅은 노랑색의 개상사화가 수줍은 듯, 춤추듯, 활짝 핀 모습으로 손짓하듯 반깁니다.

세월을 고스란히 이고 있는 낡은 돌담장너머로 스님의 경읽는 소리가 들리고 점점 그 기세를 잃어가는 배롱나무의 꽃들이 변해가는 계절을 실감케합니다.


원래 이곳이 처음 갑사 대웅전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지금은 대적전만이 갑사부도를 안고 덩그러니 남아있습니다.

봉선화가 벌과 나비를 부르고 이제 시윗대가 사라져 하트형 터널은 볼 수없지만 철당간지주로 가는 계단은 언제나처럼 고즈넉합니다.


늦은 시간 계룡산국립공원 갑사로 든 것이라 이즈음에서 더 높이 오르지 못하고 발길을 돌립니다.

갑사 성보전 곁, 죽은 감나무를 휘감고 새로운 생명을 피우는 능소화...

이제 절기가 바뀜을 알리듯 마지막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능소화는 여름부터 가을초입까지 피는 꽃으로 그 색상이 화려하고 꽃술이 마치 함금으로 빚은 듯 유려하며 색상이 아름다운 꽃입니다.


어느새 지기 시작한 노을은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황금색으로 떠나는 여름을 아쉬워하듯 산하를 물들입니다.

충청남도의 절기마다 유명한 곳하면 '춘마곡 추갑사'라 합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곳이 유난히 많은 충청남도에서 봄은 마곡사요 가을에는 갑사라고 불릴 정도로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이곳 갑사는 곧 단풍이 들고 지며 계룡산이 꽃으로 변해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영원히 변치 않을 자연으로 아름다움으로 아로새겨질 것입니다.

아직도 푸르른 숲에서 울긋 불긋 단풍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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