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의 나
글/적명 김용희 (낭송:한송이)
눈을 감아 봅니다
주마등처럼 스치는
삶의 고리로 하여금
이마엔 굵어진 이랑들만 줄줄이 달리고
갈기처럼 패인 눈가에
푸르렀던 흔적 마저 퇴색하고 말아
눈망울에 뜬 달빛만 서러워 합니다.
뒤돌아 보지 않으려 눈을 뜨면
마주보고 있는 또 하나의 내가
유년의 기억을 더듬으며 서 있고
운명처럼 둘의 기억속엔
다른 하늘이 떠 있는듯 합니다.
비켜선 옆모습을 향해서
쓸쓸히 스치는 바람처럼
서로의 추억을 맞춰 보다가
내가 아닌 나를 부르면
그 자리엔 시간이 정지된 그림으로
거울 속의 내가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