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橘(귤) 귤/ 化(화) / 爲(위) / 枳(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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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9-10-08 07: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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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환경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곧 환경 요인은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 거의 모든 분야에 관심과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가치가 되었습니다. 실제 함께 태어난 쌍동이를 다른 환경에서 성장시킨 결과를 흥미로운 관찰 대상으로 접하기도 합니다.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의 명재상이었던 안자(晏子)에게서 유래된 귤화위지(橘化爲枳) 고사는 이와 같은 환경요인의 중요성으로 상대를 굴복시킨 대표적인 이야기입니다.
현재 일상에서 귤화위지(橘化爲枳) 고사의 의미는 '귤{橘}이 변해서{化} 탱자{枳}가 된다{爲}'라는 뜻으로 기후와 풍토가 다르면 동일한 것이라도 그 성질이 달라지는 것처럼 인간도 주위의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생각과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활용됩니다. 같은 표현으로 '강남의 귤을 강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의미의 '남귤북지(南橘北枳)'로도 사용되는데, 이야기의 출전은 일종의 자서(字書)인 《이아(爾雅)》나 안자(晏子) 자신의 이름이 붙은 정치적 설화집인 《안자춘추(晏子春秋)》, 한대(漢代) 초기의 백과전서인 《회남자(淮南子)》, 또 《주례(周禮)》〈고공기(考工記)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춘추시대(春秋時代) 말기 제(齊)나라의 대부(大夫)이자 명재상(名宰相)인 안자(晏子: 이름 안영, 자는 평중(平仲))는 단신(短身)의 왜소(矮小)한 체구(體軀)와 달리 대단한 지략(智略)과 담력(膽力)을 지니고 달변(達辯)의 화술(話術)로 유명해,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명재상(名宰相)의 대표격으로 역시 100년 뒤의 제(齊)나라 명재상인 관중(管仲)과 함께 열전(列傳)에 수록된 인물입니다.

춘추시대(春秋時代) 당시 남쪽의 초(楚)나라 영왕(靈王)은 명성을 드날리고 있는 안자(晏子)의 기를 꺾어보려는 속셈으로 제(齊)나라의 재상(宰相)을 자신의 나라로 초청을 합니다. 안자(晏子)를 접한 영왕(靈王)은 바로 안자에게 그의 왜소한 단신(短身)을 비꼬면서 이렇게 묻습니다.
"제나라에는 이렇게 사람이 없는가?" 이에 안자는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제나라는 길가는 사람들이 어깨를 서로 비비고 발꿈치를 서로 밟고 다니는 정도입니다."라고 응답합니다.
영왕은 이어 "그런데 어찌해서 당신과 같은 사람이 사신으로 오게 되었소?"라고 하면서 안자를 비웃었습니다. 하지만 안자는 태연(泰然)하게 대답합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우리 제나라에서는 사신을 보낼 때 상대국의 상황에 맞는 인물을 골라 보내는 관례가 있습니다. 저는 작은 나라 중에서도 가장 작은 나라의 사신으로 뽑혀 오게 된 것입니다."
보기 좋게 반격을 당해 얼굴이 달아오른 초나라 영왕은 또 다른 상황을 만들어 안자를 굴복시키려 합니다. 당(堂) 아래로 병사들이 포승(捕繩)에 묶인 죄인(罪人) 한사람을 끌고 가는 모습을 보이고, 영왕은 병사을 불러 세웠습니다.
"그 죄인은 어느 나라 죄인인데, 무슨 죄를 지었느냐?"는 왕의 명(命)에 병사는 "제나라 죄인인데 도둑질을 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영왕은 안자에게 역시 비꼬면서 이렇게 묻습니다.
"제나라 사람들은 원래 도둑질을 잘 합니까?" 그러나 역시 안자는 초연(超然)한 태도로 답변을 합니다.
"강남(江南)에 있던 귤(橘)을 강북(江北)에 옮겨다 심으면 탱자가 되고 마는데, 그것은 토질(土質)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바로 제나라 사람이 제나라에서 살 때는 도둑질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랐는데, 그가 초나라에 와서 도둑질은 한 것을 보면 역시 초나라의 풍토(風土)가 나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더 이상 할말을 잃은 초나라 영왕은 안자에게 굴복을 하고 크게 잔치를 열어 환영식을 거행하고, 제나라를 함부로 넘볼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상과 같이 안자(晏子)의 대담한 언변(言辯)은 명재상의 칭호(稱號)에 손색없이 판단력(判斷力)과 대처(對處) 능력이 대단한 인물이었습니다. 물론 이 귤화위지(橘化爲枳)의 고사는 안자(晏子)가 처음 만들어낸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안자와 같이 적절하게 상황에 맞게 고사를 사용하는 것이 진정으로 고사를 잘 활용하는 것입니다.

환경(環境) 요인의 중요성을 논한 또 다른 성어로 "마중지봉(麻中之蓬)"을 들 수 있습니다. '삼{麻}밭 속{中}의 쑥{蓬}대'라는 뜻을 지닌 마중지봉은 구부러져 바닥으로 자라는 쑥도 꼿꼿하게 위로 뻗어 자라는 삼 밭 속에 나면 저절로 똑바로 위를 향해서 자란다는 뜻입니다. 바로 환경에 따라 선(善)과 악(惡)도 바뀌거나 고쳐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곧 쑥이 광합성(光合成)을 위해 위로 자란다는 과학적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마중지봉(麻中之蓬)은 우리가 환경 요인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귤화위지(橘化爲枳)나 마중지봉(麻中之蓬) 모두 고사만으로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 적절하게 사용하느냐가 더 올바른 활용 가치라고 했습니다. 다른 예로 맹자(孟子) 어머니가 맹자의 교육(敎育)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다녔다는 이야기[맹모삼천(孟母三遷), 斷機之戒(단기지계)] 역시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보다 나은 환경을 마련하려는 의지의 표현을 엿볼 수 있음과 함께 후세 사람들이 그 고사로 인해 자신들의 삶의 방향에 일조(一助)하는 효과를 얻게 되는 것이 바로 고사성어(故事成語)의 진정한 가치이자 힘이라 할 것입니다.

한자(漢字)의 활용(活用)

한자
독음
한 자 어(漢字語) 예 시(例示)


(귤)
귤 - 柑橘(감귤), 南橘北枳(남귤북지)


(화)
1) 변하다 - 變化(변화), 化石(화석), 2) 교화하다 - 敎化(교화)


(위)
1) 하다 - 無所不爲(무소불위), 2) 위하여 - 爲己之學(위기지학),
3) 만들다, 4) 되다


(지)
탱자 - 橘化爲枳(귤화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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