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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구) / 牛(우) / 一(일) / 毛(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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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9-09-25 15: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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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소들 가운데 하나의 터럭'이라는 구우일모(九牛一毛) 고사는 글자 그대로 볼 것 없는 하찮은 존재를 의미합니다. 다른 표현으로 '망망대해(茫茫大海)에 좁쌀 한 톨'이라는 의미의 창해일속(滄海一粟)과 같습니다.
하지만 구우일모 고사 이면에는 인류의 장구한 역사를 기록한 역사가의 비장한 심정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인류(人類) 역사문학(歷史文學)의 최고봉(最高峰)으로도 표현하는 《사기(史記)》라는 역사서(歷史書)를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 《사기(史記)》를 쓴 저자 사마천(司馬遷)의 일화(逸話)에서 나온 고사(故事)가 구우일모(九牛一毛)입니다. 사마천(司馬遷)의 역사인식(歷史認識)과 자신의 비장(悲壯)한 심정이 그대로 투영(投影)되어 있는 《사기(史記)》의 내용을 볼 때, 과연 그가 왜 구우일모(九牛一毛)라 표현하고 "하늘의 도가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天道是耶非耶]"하고 원망스럽게 외쳤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기(史記)》〈열전(列傳)〉을 보면 첫 번째 인물로 백이(伯夷)와 숙제(叔齊)〈伯夷傳〉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간략한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중국 고대(古代) 은(殷)나라 폭군(暴君) 주왕(紂王) 때의 고죽군(孤竹君)[殷의 부용국(附庸國)]의 두 아들이었던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당시 서역(西域)의 백(伯:국경 수비장)이었던 주(周)의 문왕(文王)이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한다는 소문을 듣고 주(周)로 들어가지만 주(周)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문왕(文王)은 죽고 그 아들인 무왕(武王)이 즉위한 뒤였습니다. 곧 무왕(武王)의 신하가 된 두 형제는 충신(忠臣)으로 자신들의 소임(所任)을 다하고 있었는데, 당시 천자(天子)인 은(殷)의 주왕(紂王)이 주지육림(酒池肉林)을 일삼으며 학정(虐政)을 거듭하자 무왕(武王)은 혁명(革命)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때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는 무왕(武王)의 말고삐를 붙잡고 신하(臣下)된 입장에서 왕을 시해(弑害)한다는 것은 불가(不可)하다고 간언(諫言)[고마이간(叩馬而諫)]을 하지만 무왕(武王)은 이를 뿌리치고 주왕(紂王)을 제거하고 주(周)나라를 세웁니다. 낙담(落膽)한 백이와 숙제는 이러한 나라에서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 하면서 주(周)나라의 음식(飮食)과 의복(衣服)은 입지도 먹지도 않는다 하고 수양산(首陽山)에 들어가 고사리만으로 연명(延命)하다가 결국 굶어 죽고 맙니다.


백이(伯夷)와 숙제(叔齊)처럼 진정한 충신(忠臣)으로 의(義)롭게 인생(人生)을 살아가는 사람은 굶어죽고, 천하(天下)의 대도적(大盜賊)인 도척(盜척;足+石)과 같은 사람은 천도(天壽)를 다 누리는 일을 보면 과연 천도(天道)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를 사마천(司馬遷)은 원망스럽게 탄식한 것입니다.

더욱이 사마천(司馬遷)은 자신의 처지(處地)에 대한 심정(心情)을 바로 고대(古代)의 백이(伯夷)와 숙제(叔齊)에게 의탁(依託)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서(漢書)》〈사마천전(司馬遷傳)〉에 있는 그의 일생(一生)을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관(史官) 집안에서 난 사마천(司馬遷)은 부친(父親)의 숙원(宿願)이었던 중국(中國)의 역사서(歷史書)를 완성하고자 하는 포부(抱負)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사마천에게 큰 불행(不幸)이 닥쳐옵니다.
당시 한(漢)의 무제(武帝) 대에 북방(北方)의 약탈자(掠奪者)였던 흉노족(匈奴族)을 토벌(討伐)차 출격(出擊)했던 한(漢)의 이릉(李陵) 장군은 중과부적(衆寡不敵)으로 적(敵)에게 항복(降伏)을 하게 됩니다. 그러자 한(漢)의 조정(朝廷)에서는 무제(武帝)을 포함한 많은 신하(臣下)들이 이릉(李陵)의 일족(一族)을 모두 처형(處刑)하려 했지만 사마천(司馬遷)을 필두로 한 소수의 신하들은 이릉(李陵)의 불가피(不可避)함을 변호(辯護)하면서 그를 옹호(擁護)하게 되었는데, 그 후 이릉(李陵)이 흉노(匈奴)의 장수(將帥)가 되었다는 정보를 접한 무제(武帝)는 이릉을 옹호한 신하들까지 모두 처형을 하게 됩니다. 특히 황제(皇帝)의 노여움을 산 사마천은 죽음보다 심한 남자(男子)로서의 최대 치욕(恥辱)인 거세(去勢)를 하는 궁형(宮刑)을 당하고 하옥(下獄)됩니다. 하지만 사마천은 궁형(宮刑)의 치욕(恥辱)을 감내(堪耐)하면서 옥(獄)에서 불후(不朽)의 역작(力作)인 《사기(史記)》를 완성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미천(司馬遷)의 일생(一生)을 보면 그가 왜 백이(伯夷)와 숙제(叔齊)를 열전(列傳)의 첫 번째 인물로 제시했는지, 또 왜 "天道是耶非耶(천도비야시야)"를 부르짖었는지 이해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사마천은 <보임안서(報任安書)>에서 이렇게 술회(述懷)합니다.

"假令僕伏 法受誅 若九牛之一毛"
"제가 법으로 받은 처벌은 마치 많은 소들 가운데 하나의 터럭과 같은 것입니다."

비장(悲壯)한 그의 심정(心情) 못지 않게 자신의 사업(斯業)을 끝내 완성하려 했던 사마천(司馬遷)의 의식(意識)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다 할 것입니다. 여기에서 "농부는 죽더라도 자신의 씨앗을 베고 죽는다.[農夫 餓死 沈厥種子(농부 아사 침궐종자)]"라는 우리 속담(俗談)을 떠올려 봅니다.


한자(漢字)의 활용(活用)

한자
독음
한 자 어(漢字語) 예 시(例示)


(구)
1) 아홉 - 九重宮闕(구중궁궐), 三旬九食(삼순구식),
九曲肝腸(구곡간장)


(우)
소 - 牛角(우각), 矯角殺牛(교각살우), 牛耳讀經(우이독경)


(모)
터럭 - 不毛地(불모지), 毛根(모근), 毛髮(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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