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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3일 오전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 평소 실국장 또는 과장급까지만 참석하던 회의에 이례적으로 130여 명의 계장급(사무관)까지 참석해 자리를 빼곡히 채웠다. 이 지사는 이날 "요즘 새벽 2~3시까지도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불과 70일도 채 남지 않은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의 성공 가능성이 너무도 희박했기 때문이었다. 직원들은 `실패가 뻔한 사업`이라며 패배주의에 빠져 있었다. 경제 상황이 복병이었다. 모든 상황이 2002년 꽃박람회와는 달랐다.
이 지사는 자신의 고민을 토로하며 전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그는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지사로서 답답하다.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다시 시작하자"며 "지난해 기름 유출로 피눈물을 흘렸던 태안 서천 보령 당진 서산 등의 도민들을 도와줘야 한다. 내 일이라 생각하고 눈물로 호소하자. 힘을 합쳐 성공시켜 보자"고 부탁했다.
그런 뒤 밤새워 자신이 직접 정리한 44가지 아이디어도 하나씩 발표했다. 일일이 담당자를 지명하며 홍보는 공보관, 정책은 기획관, 여성단체는 여성정책관 등 업무도 분배했다.
이 지사의 고민과 눈물 어린 호소가 통했던지 직원들은 `한번 해보자`며 자기 일처럼 서울로, 부산ㆍ인천으로, 대합실ㆍ역 등 전국 각지로 휴일도 반납한 채 발품을 팔며 힘을 보탰다.
당초 꽃박람회 개장 2개월 전만 해도 `실패한 박람회`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던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결국 안면도 꽃박람회는 `관람객 200만명, 10억원 흑자`라는 극적인 `성공 드라마`를 연출하며 지난 5월, 27일간의 화려한 `1억송이 꽃잔치`의 폐막을 알렸다. 충남도가 또 하나의 귀중한 성과를 일궈낸 순간이었다. 이를 계기로 `충남도=불패 신화`라는 공식이 보다 분명해졌고 뚝심과 열정, 그리고 협력을 이끌어내는 `이완구 식 리더십`이 재확인됐다.
민선 4기 충남도의 3년은 `성공`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가장 으뜸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외자 유치 실적이다. 3년간 투자 유치액이 45조2012억원에 이른다. 국내에서 40조3892억원, 해외에서 48억1200만달러를 끌어모았다. 이 지사는 3년간 지구를 5바퀴 이상 돌며 15개국 20여 개 기업을 직접 방문해 충남에 공장을 세워 달라고 요청했다. 하반기에도 미국ㆍ독일 등지의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10억달러의 투자가 대기하고 있다. 이 지사가 민선 4기에 공약한 외자 유치 목표는 50억달러지만 얼마나 초과 달성할지가 더 관심사다.
지난 4~5월 열린 안면도 국제꽃박람회도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기름 피해의 악몽을 걷어내고 다시 서해안지역에 희망을 불어넣었고 이전을 기피하던 국방대 논산 이전도 관철시켰다. 부여 백제역사재현단지에 롯데로부터 3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냈으며, 지난해에는 경북도와 협력해 도청이전건설 특별법을 제정하고 국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도 했다.
또한 산업단지 인ㆍ허가 절차 간소화를 위한 특례법 제정, 농어촌지역 방과 후 영어학교 운영 등 충남의 다양한 정책이 전국적 시책으로 반영되기도 했다. 복지와 교육 부문에서도 성과가 상당하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기숙형 `청소년 대안교육센터`를 추진했고, `인터넷TV 공부방 설치` `공업고 해외 인턴십`은 호응도가 높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전~당진 고속도로, 공주~서천 고속도로 개통, 황해경제자유구역 지정, 보령신항 건설, 보령~안면도 연륙교 건설 등 주요 현안도 해결됐다.
이 때문에 이 지사에겐 `성공한 도지사`라는 평가가 따라다닌다. 충남도가 지난달 중순 도민 34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이 지사의 `충남호`에 87.7%가 만족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충남도민의 자긍심 향상 정도`를 묻는 설문에서는 77.8%(266명)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경제관료, 외교관, 경찰공무원, 대학교수, 국회의원 등 다양한 경력을 지닌 이 지사. 그는 평소 일 욕심이 많고 추진력이 강하며 정치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무와 이론에 모두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공한 도지사`란 평가를 받으며 요즘 나도는 `충청 총리론`의 중심에 서 있다. 대중 정치인의 상징인 팬클럽도 생겼다. 올해 초 개설된 팬카페인 `완사모`(이완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회원 수가 1만5000명이 넘는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7만7000명) 다음으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