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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덕에 제 미용실 가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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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9-05-14 09: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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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덕에 제 미용실 가졌어요” 추천수0 조회수20 김민지 2009.5.13 15:27:0 “행운은, 준비와 기회를 찾아 뛰는 자에게 신이 주는 선물이다.”
미국의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한 말이다.

이 명언을 본인의 삶으로 직접 보여준 여성이 대한민국에도 있었으니, 바로 김복임씨(40)다. 특별한 점은 김복임 씨에게 있어 그 ''''기회''''는 정부의 ''''정책''''이었다는 점이다.



천원 한 장 없던 빈털터리에서 미용실 사장님이 되기까지
8년 전인 2001년, 김씨는 단 돈 천원도 없이 빈털터리로 떠도는 삶을 택해야만 했다.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해 집을 나선 것이다. 김씨의 품에는 5살 난 첫째와 생후 5개월의 둘째가 안겨있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희망이 있었다.

“분유값도 없이 아이들을 굶길 수는 없었어요.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한 어린이집에서 차량운행과 보육도우미를 맡아 일하며 그 곳을 잠시 거처로 삼았죠.”

당시 복임 씨는 가정폭력에서 막 벗어나 몸이 성한 곳이 없었다. 그러나 힘들고 아픈 몸으로 새 삶을 위해 하루하루 바쁘게 움직였다. 노동부가 지원하는 국비 무료 교육을 받으면 미용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김씨. 바로 그 정책을 기회로 잡았다.

“매년 3월이 되면 국가에서 어려운 사람들, 극빈자에게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고 정책적으로 지원해줘요. 제빵 기술이나 미용 기술 등 다양한 교육과정이 있더라고요. 무료로 기술을 가르쳐주는 데다 학교에 오가는 ‘차비’까지 제공해주는 정부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어요."

김씨는 아침 일찍 어린이집으로 가서 차량 운전을 마치고, 그 후에는 미용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갔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면 다시 어린이집으로 와 보육과 주방일을 도왔고, 일이 끝나면 자는 시간을 쪼개 늦은 시간까지 공부했다.

가진 것 하나 없는 시절이었지만 김씨는 ‘나눔’을 아끼지 않았다.

”사람들은 저를 남편 피해 도망왔다며 불쌍하게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저는 그래도 제 삶이 행복하고 감사했어요. 동네 할머니들을 찾아다니며 파마를 해드리기도 하고, 어린이집에서 만든 음식 중 먹지 않고 남은 깨끗한 음식을 동네의 어려운 사람에게 나눠드리기도 했죠. 언젠가 ''''내 이름''''의 미용실을 열게 될 거라는 꿈을 간직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요. 당시 전 ‘지금 이 순간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겪는 훈련의 과정이다’라고 굳게 믿었어요.”

그러나 김씨는 ‘방 한 칸’이 없어서, ‘누울 수 있는 공간’ 하나 없어서 계속 헤매야만 했다. 그러다 ‘성심 모자원’이라는 곳을 알게 됐다. 보건복지가족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곳으로 모자가정의 자립을 돕는 곳이었다. 이 곳에서 두 딸과 자신이 머물 수 있는 작은 공간을 제공받은 김씨는 그 공간이 감사했다고 한다.

“모자원에서 지낸 3년은 제게 다시 일어설 발판이 됐어요. 저는 당시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제 딸들에게 ‘모자원’에 산다는 것에 대해서 절대 부끄러워 하지 말라고 했어요. 창피한 게 아니라고, 우리가 어려움을 이렇게 겪어봤기에 나중에 어려운 사람에게 베풀면서 살 수 있을 거라고….”

그러던 중 큰 위기가 찾아왔다. 정신적으로는 견딜 만 했지만 직장, 학원, 가정까지 1인 3역을 하다 보니 힘들어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어느 날 새벽에 심장이 멎어 쓰러진 적도 있었다. 다행히 우연히 “아이들 보고 싶어 왔다”는 이웃 할머니가 119에 신고해 죽음을 면했다.

다시 몸을 추스르고, 더 강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드디어 그 동안의 노력과 고통을 한꺼번에 보상받는 날이 찾아왔다. 미용사 자격증 시험에 당당히 합격한 것이다.

“이제 나도 내 이름의 미용실을 차릴 수 있는 건가요?”
김씨는 온 세상을 가진 것처럼 행복했다. 게다가 미용실을 차릴 수 있는 자금이 없는 김씨에게 ‘아름다운 재단’에서 대출금 3000만원을 지원해준다는 희소식이 들려 왔다. 그렇게 김씨는 ‘희망가게 3호점, 임마누엘 미용실’을 열 수 있었다. 그리고 이곳은 지금 여느 미용실보다 단골이 많은 미용실이 됐다.

“미용실 개업식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우리 미용실은 손님들의 머리만 아름답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아름답게 해주는 곳이라고 말이죠. 그런데 그 말이 이뤄지고 있어요. 오시는 분들께 희망도 주고, 사랑도 전해드리고 있거든요. 힘든 일 겪고 계신 분들이 저희 미용실에 오시면 진심으로 격려해드리고 같이 기도해요.”

모자원에서 머물 수 있는 3년이라는 제한 기간을 채우고 어느 곳에서 살아야 할지 막막했던 그에게 정부의 정책은 또 다시 기회로 다가왔다.
“한국주택공사에서 어려운 가정에 주택자금을 대출해주는 정책을 시작했어요. 행운이 찾아온 거지요. 게다가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데서 끝난 게 아니었어요. 중개수수료도 다 내주고 집 도배도 다 해주고, 지속적으로 찾아와서 불편한 거 없냐고 계속 점검해주더라고요. 가족구성원에 맞게 인테리어도 해줬어요. 초등학생 딸이 두 명이 있으니, 공부방을 만들어줬는데, 역시 공부방이 생기니까 아이들이 공부하는 자세가 달라지더라고요. 덕분에 제가 맘 놓고 직장생활을 할 수 있게 됐죠.”

고마운 마음에 김씨는 집을 다른 미혼모가족에게 개방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지금 우리 집을 ‘사랑방’이라고 불러요. 왜냐면 저희가 다른 미혼모가족들이 갈 곳이 없으면 저희집에서 와서 함께 머물게 해주거든요.”

김씨는 가끔 ‘정부 정책이 없었다면 이렇게 살 수 있었을까’ 생각한다고 한다.

“사실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대출을 잘 안해주거든요. 정부에서 제게 6650만원을 주택자금으로 대출해줘 전세를 얻게 됐죠. 어림잡아 계산해보니 10년 이상 돈을 모아도 이런 집에서 살까말까 해요. 그런데 정부의 정책 덕분에 이렇게 좋은 집에서 살 수 있게 된 거죠. 지금은 매월 11만8000원씩 갚아나가고 있어요. 이자는 연 0.1%밖에 안된답니다."

1000원짜리 한 장 없이 떠돌던 그녀,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미용실 사장이 됐다. 그녀는 힘든 사람들에게 늘 국가 정책에 귀 기울이라고 강조한다.

“배울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국가에서 제공해주는데 꼭 활용해야죠. 저는 이러한 정책 덕분에 미용 기술을 배웠고, 오늘날 제 미용실을 가질 수 있었어요. 사람들 처지에 맞는 정책이 있는데 찾지 않아 활용하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저는 구청이나 동사무소를 찾아다니면서 ‘내가 누릴 수 있는 정책이 뭐가 있나’ 알아보는데 많이 노력했어요. 많은 분들도 그런 정책들을 잘 알아보고 모두 활용하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몰라서 누리지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고, 모두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를 바래요.”

미용실 손님들은 김씨의 인생이야기를 듣곤 “저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그렇게 큰 힘이 나왔을까”라는 의문을 갖는다. 김씨는 늘 이렇게 생각했다고 한다.

“넘어져도 포기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가 있을 거라는 희망을 잃지 말자. 지금은 ‘훈련’의 과정이며 이 훈련만 마치면 되는 것이다. 내가 받아야 할 이 훈련을 감사히 생각하자.”

지금 김씨는 또 하나의 멋진 꿈을 꾸고 있다.

“전 아직 할 일이 많아요. 50대쯤 됐을 때, 복지기관을 운영하는 게 제 꿈이에요. 나도 힘든 일을 많이 겪어 봤으니 복지에 대해 잘 알죠. 힘든 사람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면서 정신적인 힘을 줄 거에요. 그 분들이 누릴 수 있는 정부 정책을 계속 소개하고 연결해주고, 그들이 정책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해주고, 꿈을 갖는 환경 만들어 주고 싶어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정부 정책을 기회로 삼아 행운을 만들어낸 김복임씨. 아스팔트 틈에 핀 연약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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