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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발효젓갈축제 금강용왕제를 보고나서
강경발효젓갈축제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주말에 행사장에서 본 느낌으로는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간의 국내경기침체로 인한 영향도 있었겠지만 지난해에 비해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이 많이 줄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축제전체의 모습에 대한 평가들은 축제를 주최한 추진위원회와 여타 언론에서 참여자 숫자와 경제 파급효과를 발표하고 보도되고 있으니 여기서 논할 바는 아니지만 일부 주민들이 여론이 지역에 전혀 기여하는 바가 없는 소수의 젓갈상인들만을 위한 축제에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는 부분에 대해서 재검토를 해봐야 한다는 의견에는 전혀 동의하는 바는 아니지만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 젓갈상인들은 이런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 무엇인지?
12회째를 거치는 동안 외형상으로 크게 성장한 젓갈상회들이 지역에 얼마나 기여를 하고 있는지 깊은 생각을 해보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젓갈축제와 지역민들의 인식, 그리고 행정기관의 지원으로 성장한 젓갈축제의 직접적인 수혜자들인 젓갈상인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에 혹시 기회가 있으면 하기로 하고 오늘은 시작 전부터 기독교단체의 폐지주장으로 논란이 되었던 금강용왕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축제시작 전부터 논란이 되었었고 제가 한번 글을 썼었던 금강용왕제를 도대체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는지 문제가 될 소지가 무엇인지 한번 현장에서 눈으로 보고 확인하고 싶었으나 다른 일 때문에 현장에서 보지는 못하고, 행사 후에 굿모닝논산 사이트에서 사진과 기사로 접했습니다.
먼저 금강용왕제와 관련한 느낌을 적으라면 한마디로 실망 그 자체라 달리 뭐라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심지어는 순수한 문화행사를 종교행사로 밀어붙여 폐지주장을 하는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던 제 글이 민망한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이 글을 쓰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축제의 성공을 기원한다는 미명하에 벌인 단순한 굿판에 대해 이걸 뭐라 해야 할 지... 그나마 그냥 굿판으로나마 끝났으면 그래도 좋았을 것을 음복이다 뭐다 해가며 참여한 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내는 모습, 버젓이 불전함이라고 써 붙인 함을 가져다 놓고 돈을 요구하고 운수풀이를 해주고 돈을 받는 행위에 대해서는 기독교인들 뿐만 아니라 그 누가 폐지주장을 한다 해도 뭐라 변명할 길이 없는 모습들이었습니다. 하물며 그 행사에 축제비용이 지원되었음에야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금강용왕제에 대한 제 입장은 단순히 예전 풍어를 기원하던 용왕제 쯤으로 생각하고, 무속적 요소가 있다 하더라도 축제에 참가하는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방편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쪽이었습니다만 이번에 치러진 행사의 모습은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행사가 아닌 일부 몰지각한 무속인들의 잇속채우기에 불과했다는 생각입니다.
이런 행사라면 마땅히 폐지해야 합니다. 축제 성공을 기원하는 제례가 반드시 유교식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바도 아니고 무속적인 제례의식이 잘못이라고 말하자는게 아닙니다. 용왕제를 치른 주체들의 행동들이 문제인 것입니다.
단순하게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제례를 치르고 참여한 시민들이 한바탕 어울려 놀고 즐기는 그런 행사일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우리의 선조들이 먼 바다로 풍랑을 헤치고 고기잡이를 떠나면서 무사귀환과 풍어를 기원하며 드리던 용왕제,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에 묘사된 우리 사회의 천민집단을 형성하고 있던 광대들이 마을에서 걸립을 떠나기 전 무사안녕을 기원하며 드리던 제례의식과 제례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대동제 같은 행사를 기대했다면 지나친 기대였을까요?
부디 내년 13회 축제에서는 금강용왕제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다시 축제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추진된다면 일부 주최 측의 잇속채우기를 위한 장이 아니라 진정으로 축제를 기원하고 함께한 사람들이 밝은 모습으로 참여하고 즐기는 한마당 잔치마당이 되길 기원합니다.
굿모닝논산 필명 야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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