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이타주의와 호혜주의
  • 뉴스관리자
  • 등록 2008-03-05 10:23:56

기사수정
 
이타주의와 호혜주의



동물도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까요?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이타행동이라고 하는데, 동물행동에서 이타주의(altruism)는 자신의 생존이나 번식을 희생해서 다른 개체가 생애에 가장 많은 수의 새끼를 남기도록 하는 행동이라고 정의돼 있습니다.

새들은 경계음을 내 집단을 위험에서 구해냅니다. 자신은 포식자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나 경계음을 들은 집단의 구성원들은 목숨을 구할 수 있습니다. 어미가 자식을 돌보는 것도 이타주의입니다. 부모의 희생이 자식이라는 다른 개체에 이익이 되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이타주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혈연을 중심으로 빚어지는 특징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은 지구라는 이 행성에 살면서 철저히 자신과 가까운 혈연을 위해 이타행동을 하도록 진화되어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속담에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꿀벌사회를 보면 일벌들은 자식을 낳지 않습니다. 못 낳는 것이 아니고 안 낳는 겁니다. 여왕벌이 알을 낳아 로얄제리를 먹고 자라면 생식을 할 수 있는 여왕벌이 되고 일반 먹이만 먹으면 일벌이 될 뿐, 애당초 여왕벌이나 일벌의 유전적인 차이는 없습니다.

그런데 왜 일벌은 자기 새끼를 낳아 기르지 않고 여왕벌이 낳은 새끼를 기를까요? 바로 여기에서 혈연을 위해 희생한다는 이론이 나왔습니다.

우리 사람은 부모와 나와 유전적으로 50%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와 내 자식도 50%입니다. 형제끼리도 50%입니다. 나와 손자는 25%, 그리고 나와 조카도 25%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여왕벌과 일벌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50%입니다.

그러나 여왕벌이 낳은 일벌 간에는 75%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습니다(수펄의 염색체는 사람의 남성과 달리 반수체로 구성되어 있어 이것이 모두 자손에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일벌 한 마리가 자신의 새끼를 낳아 기르면 50% 유전적으로 이익을 얻지만, 새끼를 낳지 않고 여왕벌이 낳은 새끼인 자신들의 자매를 기르면 75%의 이익을 얻게 되는 셈입니다. 그래서 꿀벌들은 이런 이타주의를 할 수 있게 진화되었다는 이론입니다.

이 이타주의를 유전자 측면에서 생각해 보니 결국 동물들의 이타행동은 유전자의 이득을 위해 행동하고 있는 셈입니다. 여기서 비롯된 말이 이기적 유전자입니다.

그러나 가끔은 이타적 행동이 유전과 상관없이 일어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요? 미국 동물학자 윌킨슨은 흡혈박쥐가 혈연과 관련 없이 이타행동을 하고 있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흡혈박쥐는 낮에 고목에 매달려 있다가 밤이 되면 짐승을 찾아가 몰래 살갗에 작은 상처를 내고 피를 빨아먹습니다. 그러나 마땅한 대상을 찾지 못하거나 찾았다 해도 상대에게 들켜서 피를 빨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자주 배를 곯는 불안정한 생활을 합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피를 먹은 박쥐가 피를 토해내 피를 먹지 못한 다른 박쥐에게 줍니다. 실험결과 이런 박쥐들은 서로 혈연이 전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서로 아는 친구에게만 피를 토해 준다는 것입니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녀석에게는 절대 피를 토해 나눠 주지 않습니다.

다른 박쥐에게 피를 제공했던 박쥐는 그 상대로부터 반드시 피를 보답 받습니다. 남에게 피를 주지 않는 박쥐는 다음에 피를 얻지 못합니다. 이것을 사회생물학에서는 호혜주의(reciprocity)라고 합니다.

인간사회에서도 이타주의와 호혜주의는 매우 일반적이며 본능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출발이 인선 파문으로 순조롭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선거 때 도와준 사람이나 친한 사람을 쓰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그것은 호혜주의의 결과입니다.

그런데, 요직이든 아니든 대통령이 친인척을 데려다 쓰면 어떻게 될까요? 혈연에 의한 이타주의는 공직자 인선에서 용납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인간사회에서는 이 두 가지 모두 능력 있는 인재를 기용하는 데 장애가 되는 결점이 될 수 있습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기자수첩 ]논산시 추락하는덴 날개가 있었다. 시장[市長]과 선량[選良]의 불화 끝내야 한다 . 제22대 총선이 끝났다, 원구성도  끝났다, 각 지역에서  선출된  국회의원들은  소속한 정당의  같고 다름과는 상관없이  지역구 안의  지방자치단체장들과  머리를 맞대고  출신지역구의 내년도  사업예산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건  로비전에  들어간지  오래다. 여늬  지역구  국...
  2. 임연만 사무국장 올해 충남 장애인 체전 중위권 진입에 전력투구 [全力投球]! 지난  6월 1일자로 논산시  장애인체육회 [회장  백성현 논산시장 ]  사무국장으로  전격 발탁된  임연만  [66]사무국장 ,  더  젊었던  시절부터  활발한  체육분야  활동을 통해  체육행정 및  현장 분위기를  익혀온  터여서  두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충남도&nbs...
  3. “논산시,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6.25 전쟁 기념 및 선양행사 눈길 “논산시,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6.25 전쟁 기념 및 선양행사 - 일상 속 살아있는 보훈, 미래세대와 참전유공자 교감의 장 마련 - 논산시(시장 백성현)는 25일 오후 논산대건고등학교 대강당(마리아홀)에서 6.25 전쟁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호국영령과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제74주년 6.25 전쟁 기념식과 선양행사...
  4. 논산시 7월 1일자 2024년 하반기 정기인사 – 전보 등) 논산시 인사발령 (2024년 하반기 정기인사 – 전보 등) 7月 1日자◇전보(4급)△농산경제국장 김영민(승진) △건설미래국장 김봉순(승진) △보건소장 김배현(승진) ◇전보(5급)△ 홍보협력실장 김병호 △자치행정과장 김영기 △안전총괄과장 김무중 △100세행복과장 성은미 △회계과장 엄해경 △민원과장 성경옥(승진) △농촌활력과장 허영...
  5. "참전 용사 용기·헌신에 감사"…전국서 6·25전쟁 기념행사 "참전 용사 용기·헌신에 감사"…전국서 6·25전쟁 기념행사지자체, 국가유공자 참석 기념식…숨은 전쟁 영웅들 소개(전국종합=연합뉴스) 6·25전쟁 74주년인 25일 전국 곳곳에서 참전 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기념행사에는 그동안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유공자들의 숨은 공적을 알리며 역사적 교훈...
  6. 논산시의회 서원 의장, 제9대 후반기 원구성 선거 결과에 강력 유감 표명,,김종욱 , 조용훈 , 민병춘 출당 요구 논산시의회 서원 의장, 제9대 후반기 원구성 선거 결과에 강력 유감 표명  논산시의회 서원 의장은 28일 제256회 제1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진행된 제9대 논산시의회 후반기 의장 및 부의장,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거 결과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서원 의장 및 서승필 의원, 조배식 의원, 윤금숙 의원은 “제9대 논산시의...
  7. '홈리스 월드컵 챌린지' 손흥민 "희망의 패스를 '홈리스 월드컵 챌린지' 손흥민 "희망의 패스를 (서울=연합뉴스) 축구 국가대표팀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홈리스 월드컵을 알리는 '패스포홈'(Pass for Home) 챌린지 주자로 나섰다. 서울 2024 홈리스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오는 9월 열리는 홈리스 월드컵에 앞서 대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패스포홈 챌린지를 시작한다고 28일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