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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주민들에게 ‘말러의 교향곡’이 필요한 이유
  • 뉴스관리자
  • 등록 2008-01-22 11: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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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는’ 태안 지원의 빈틈 메워주는 문화의 힘 “규정 고쳐서라도”…태안 상처 감싸는 ‘특별한’ 지원들
 
지난 20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서 열린 ‘태안주민을 위한 특별 음악회’에서 열정적인 모습으로 지휘를 마친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여느 공연과는 달리 지휘봉을 잠시 내려놓고 관객들을 향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오늘 이 자리는 남다르다. 한편으로는 매우 슬프고 일정도 빠듯했지만 태안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면서 태안 주민들을 향해 “파이팅”을 외쳤다.

관객들도 모두 일어나 환호하며, 특별히 기획된 공연에 대한 갈채와 더불어 태안 주민을 돕는 일에 작은 정성과 힘을 보탰다는 뿌듯한 마음에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들의 환호 속에는 태안반도 주민들이 하루 빨리 정신적ㆍ물질적 상실감을 극복하고 예전 모습 그대로 생활전선에서 활기차게 다시 서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했다.

검은 재앙의 상처를 보듬고 시름에 잠긴 충남 태안 주민들을 돕기 위해서는 방제활동이나 금전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문화를 매개로 마음을 위로해 주는 방법도 있다는 걸 보여준 자리였다.


태안주민을 위한 특별 음악회가 20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문화부가 후원하고 마이스트로 정명훈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연주로 진행된 이번 음악회에서는 모든 출연진이 무료로 무대에 서고 성금을 모아 자원봉사와는 또다른 감동을 이끌어내고, 문화를 통한 태안 주민 돕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서울시립교향악단이 한 시간 여에 걸쳐 연주한 곡은 말러의 교향곡 제1번 ‘거인’이었다. 정명훈은 태안 주민들이 하루 빨리 어려움을 극복하고 삶의 터전에서 생업에 종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활발한 생명력으로 새로운 시작을 제시하는 이 곡을 선택했다고 한다.

말러의 교향곡 ‘거인’은 마치 태안의 어제오늘을 음악으로 보여주는 듯 했다. 1악장에서 여유있고 느리게 끌듯이 시작하며 평화롭고 아름다운 태안의 모습을 연상시키던 곡은 3악장 ‘좌초’라는 표제처럼 기름오염사고를 당한 태안의 분위기를 반영하며 장엄하고 차분한 단계를 거쳐, 4악장에서 복구에 힘쓰면서 새로운 희망을 싹틔우듯이 격렬히 움직이며 끝을 맺었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시향 단원 전체가 무료로 출연했으며, 시민 5000여명이 응모, 평소보다 10배의 경쟁률을 보이며 추첨을 통해 900명이 무료로 초대됐다. 대신 콘서트홀 앞에는 성금함이 놓여져 각자 성의를 표시하도록 했다. 기획의도에 공감해 대부분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겸해 나온 시민들은 자녀들에게 직접 성금을 내게 하며 사랑과 봉사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음악회는 오염된 태안의 해안과 방제 활동 모습, 주민들의 시름에 찬 얼굴 영상을 상영하며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시작했지만, 자리에서 일어날 땐 모두의 마음속에서 뜨거운 감동과 보람을 느끼게 했다.


마에스트로 정명훈 “태안 주민 거인처럼 일어나길”

이번 음악회는 중소기업중앙회와 SBS,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예술의전당이 공동 주최했다. 문화관광부는 이번 특별 콘서트를 후원하고, 공연을 직접 제안한 정명훈씨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김종민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우리나라가 잘 사는 나라, 훌륭한 나라로 돼 가고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남을 많이 도와줘야 한다”면서 “이번 음악회를 통해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기회를 줘 감사한다”고 말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태안 주민을 돕기 위한 문화예술계의 또다른 행사로 이어지는 촉매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며 이번 행사에 의미를 부여하고 문화부의 역할을 다짐했다.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유출사고로 시름과 낙담에 빠진 태안 주민을 돕는 방법은 다양하다. 마이스트로 정명훈의 말처럼 방제나 재정지원 뿐만 아니라 음악이나 관광 등을 통한 ‘문화정책’으로도 가능하다.

이번 공연을 보면서 정부의 정책이 꼭 얼마얼마하는 재정적 지원이 아닌 문화적 사업을 통해서도 충분히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 태안을 돕는다면 자원봉사나 금전적인 면도 좋지만 ‘문화’라는 소통의 도구를 이용해 주민들의 아픈 마음을 위로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태안 주민을 위한 문화로 봉사하기

현재 문화부는 태안의 청정이미지를 회복하고 관광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태안지역 관광산업 복구지원단’을 지난해부터 운영해 오고 있다.

복구지원단은 현지에 파견되어 관광자원의 피해실태를 조사하고, 관광이미지 개선을 위해 홍보 마케팅을 지원하며 숙박시설과 세미나 행사유치를 당부하는 등 관광활성화를 돕고 있다.




또, ‘대한민국 구석구석 캠페인’과 연계하여 서해안 해산물 소비를 장려하고 훼손되지 않은 관광자원을 소개하며, 생태회복 관찰에도 참여하고 있다.

태안지역 관광이미지 개선을 위한 TV광고도 실시하고, 이를 위해 사회 유명인사가 참여하는 테마여행도 기획중이다. 관광개발을 위해 생태 체험장 복원사업과 보령 오토 캠피장 조성 사업도 지원을 검토중이며, TV인기 드라마도 태안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25~26일 서해안 살리기 ‘구석구석 봉사단’도 모집중이다. 지금까지는 방제작업을 위한 봉사단이었다면 구석구석 봉사단은 하루는 방제작업에 참여하고, 이튿날에는 서해안 비경과 안면도 자연휴양림을 돌아보는 자원봉사 여행 프로그램을 마련중이다. 오는 2월까지 자원봉사와 여행을 결합한 희망자 3000명을 모집해 태안을 방문할 예정이다.





미래를 위한 환경복원 정책도 수행중

미래를 위한 환경 복원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천연기념물 431호인 신두리 해안사구에 오염방지 둑을 설치해 문화재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환경부는 해양생태계 회복 추진팀(TFT)을 결성해 납작도외 5개소, 의항리와 모항 등 해안선의 퇴적물에 대한 유류오염을 조사하는 등 운영과 피해조사를 해오고 있다. 폐기물 처리현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며, 생태계 영향조사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암포와 연포 등 서해안 일대 어류의 표본 동정에 대해 분류작업 중이다.

이렇게 문화부는 문화정책으로, 환경부는 환경정책으로 정부 각 부처별로 역할과 기능에 맞게 태안을 돕고 있다. 이날 음악회에서 울려 퍼진 교향곡처럼 분야별 지원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다면 어민들의 상처는 더 빨리 치유될 것이다. 그리고, 오랜 세월 바다만 바라보고 의지하며 살아오다 한꺼번에 삶의 터전을 잃은 우리 어민들의 낙담과 고통을 더 많은 문화의 손길로 어루만져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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