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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박과 송 명근
  • 뉴스관리자
  • 등록 2007-12-14 15: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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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박과 송 명근

오랜만에 찾아온 감기가 낫질 않습니다. 하는 수 없이 종합감기약을 샀습니다. “Y양행”에서 나온 것입니다. 약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모르면서 “Y양행” 제품을 고집하는 건 그 회사를 창업해 키운 유 일한 박사 때문입니다. 일제치하 제약회사를 세워 고통 받는 국민을 돕고, 전 재산을 교육 사업과 공익 재단에 기부하고 돌아가시어 우리나라를 신선한 충격에 빠뜨리신 분이니까요.

감기약을 먹고 펼쳐 든 신문엔 건국대학교 병원 흉부외과의 송 명근 교수 얘기가 실렸습니다. 지난 2002년, 그는 자신과 아내가 사망하면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유언장을 써서 공증까지 받아두었는데, 그런 결심을 하게 된 건, 기업이 번 돈은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한 유 일한 박사의 정신에 크게 감동해서라고 했습니다.

송교수가 5년 전에 준비해둔 유언장을 공개한 건 자신을 믿을 수 없어서라고 합니다. 자신이 개발한 심장판막 보조 장치가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재산이 200억 원이 넘자 “욕심이 생겨 마음이 흔들릴까 봐” 공개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그는 자신의 재산을 심장병 연구와 소외된 사람들의 복지에 쓰도록 유언장에 명시하겠다고 합니다.

요즘 대학병원들은 모두 외과 전공의의 부족으로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병원협회 집계로는 흉부외과 전공의 76명 모집에 겨우 30명이 지원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건국대 병원 흉부외과만은 예외입니다. “송 명근 효과” 덕택에 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바람에 전공의를 한 사람 더 뽑는다고 합니다.

송교수 얘기가 실린 신문의 1면에 또 다른 부자 얘기가 있었습니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이 명박씨가 자신과 아내가 살아갈 “집 한 칸 이외 가진 재산 전부를 내어놓겠다”며 “대통령 당락에 관계 없이 반드시” 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답니다.

이후보는 자신의 재산이 얼마인지, 그 재산을 어디에 쓸 건지는 얘기하지 않고, “어려운 분들이 절망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하고 가난이 대물림 되지 않도록 하는데 쓰여졌으면 한다”며, 재산 기부의 방법과 절차는 “주위의 좋은 분들과 의논해서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신문 보도로는 11월 25일 이씨가 후보등록을 할 때 353억 8천 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고 합니다.

재미 있는 건 두 사람의 기부 소식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입니다. 송교수에 대해서는 이구동성으로 칭찬을 하면서 이후보에 대해서는 냉소적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 엇갈린 반응의 저변에는 세계적 심장 수술의 명인과 정치인을 보는 시각의 차이와, 심장판막 보조 장치를 개발하여 부자가 된 사람과 엄청난 부동산을 소유한 부자에 대한 존경심의 차이가 있을 겁니다.

이후보에 대해 제기하는 의문은 왜 하필 이 시점에서 기부 의사를 밝히는가 하는 것이고, 개중에는 “돈으로 표를 사겠다는 거냐?”고 폄하하는 사람들까지 있습니다. “당락에 관계 없이” 기부를 한다면 적당한 시기에 그냥 하면 되지 왜 굳이 지금 기부 의사를 밝히느냐는 겁니다. 더구나 이후보는 왼손이 하는 선행을 오른손이 모르게 해야 하는 독실한 기독교도이니 말입니다.

이후보는 지난 주 KBS선거방송 연설에서, 자신이 기부를 결심한 건 가난해도 바르게 살라고 하신 어머니와의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했고, 어쩌면 그 말이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만에 하나, 이후보가 기부의 방식을 잘 몰라 불필요한 오해를 사게 된 거라면 미국의 투자가 워렌 버핏에게서 한 수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버핏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더웨이사의 웹사이트에 보면 2006년 6월, 버핏이 미국의 기부 역사상 최고액이라는 370억불을 “빌과 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증하며 보낸 편지가 나와 있습니다. 그 편지를 보면, 기부 또한 재산 축적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이며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존경을 받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후보는 “집 한 칸 이외 가진 재산 전부를 내어놓겠다”고 했는데 기사화된 재산 내역에 나와 있는 집은 51억 2천만 원짜리 논현동 주택뿐입니다. 워렌 버핏의 집 일곱 채를 사고도 남을 비싼 집을 “한 칸”이라고 하는 건 300억 원이 넘는 재산을 “작은 성취”라고 하는 것처럼 부적절한 표현입니다.

지금 사상 최악의 원유 유출로 죽어가는 서해안, 어쩌면 바로 지금 그곳에 이후보의 기부가 필요할지 모릅니다. 검게 죽어가는 개펄과 생태계와 어민들을 살리는 데 300억 원을 쓰겠다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니, 선거전이 시작된 이래 줄곧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지켜온 이후보가 유세를 중단하고 지지자들과 태안의 기름 제거에 앞장서면 어떨까요? 네? 감기약 때문에 횡설수설한다고요? 아니요, 그럴 리 없습니다. “Y양행”에서 만든 감기약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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